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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쿨렐레 한달 본문

Trivia : 일상의 조각들

우쿨렐레 한달

mooncake 2019. 4. 3. 23:33

우쿨렐레 한달

아직까지는 정말 쉽고 재밌다. (물론 잘한다는 소리는 아님... 두개는 별개 사안입니다. 머리와 손이 따로 놀아요.)

선생님이 손 안아프냐 그래서, 아니 악기 하는데 이정도야 뭐...라고 속으로 생각하며 안아픈데요 라고 대답 했는데 나중에 보니까 왼손 손가락은 허물이 벗겨지고 오른손 검지는 물집이 잡힘(...) 그래도 첼로 처음 할때보단 정말 안아프다.

우클렐레는 정말 가볍고 작아서 마음에 부담이 하나도 없다. 내가 첼로 대신 우쿨렐레를 했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밝은 성격으로 살고 있었을 것 같다. (물론 오해는 마시길, 첼로 소리를 좋아해서 내 의지로 첼로를 배웠고 지금도 정말 사랑하는 악기다)

매우 대중적인 악기임에도 불구하고, 우쿨렐레에 대해 적잖이 편견이 있었다는 걸 우쿨렐레를 배우며 알게 됐다. 생각보다 훨씬 더 다양한 음악을 연주할 수 있다는 것을. 생각보다 소리가 훨씬 더 아름답다는 것을.
그래서 벌써 내 악기의 음색이 마음에 안든다. 원래 뭘 시작했다 금방 관두길 잘하고 어떤 악기가 좋은지도 몰라서 일단 저가형으로 샀는데 역시 소리가 아쉽다. 그래도 적어도 육개월은 꾸준히 배웠을 때 악기를 교체해야지...
꽤 괜찮은 사양으로 악기를 바꾸더라도 첼로에 비하면 가격이 매우 저렴하다!!! 우쿨렐레는 제법 좋은 걸 사도 연습용 첼로보다 저렴하니, 이 얼마나 사랑스러운 악기인가.

나는 첼로에 댐핏(습도조절용 도구) 꽂는 걸 게을리하곤 했었다. 지금 내 우쿨렐레도 그렇고 주변 우쿨렐레 하는 지인들에게도 댐핏 쓴다는 말은 못들어봐서 우쿨렐레 선생님한테 “우쿨렐레는 댐핏 안써도 돼서 편해요”라고 했더니 그건 내 우쿨렐레가 저가형 합판이라 안써도 되는 거고, 우쿨렐레도 좋은 원목 쓴 건 댐핏 써서 잘 관리해야한다고. 역시 현악기는 다 거기서 거기군ㅋ

첼로를 안한지 정말로 긴 시간이 흘렀다. 피아노는 가끔씩 쳐도, 첼로는 많이 아프던 시절 관둔 후로는 다시는 손이 가지 않았다...... 늘 마음 한구석을 아릿하게 하던 악기였다. 우쿨렐레를 시작하면서 첼로는 완전히 떠나보내기로 마음 먹었는데, 우쿨렐레 선생님이 우쿨렐레 합주를 하게 되면 혹시 첼로로 베이스 연주를 해줄 수 있냐고 물어 오셔서 몹시 당황했다. 분명 악기 상태도 최악일거고, 안돼요-라고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었는데, 선생님의 그 질문이 오랫동안 잠들어 있던 내 마음에 도화선을 당겨서,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까짓거, 가벼운 마음으로 다시 첼로를 해보는 건 어떨까...라는 생각이 슬그머니 드는 중이다. 이정우 현악기스튜디오에 가져가면 어떻게든 고쳐 주시지 않을까...

우쿨렐레 지판을 짚다가 첼로를 연주하듯 비브라토를 넣고 싶은 충동이 들때마다 내 인생에서 다시 한번 첼로를 만날때가 온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여러 사정상 지금 바로 당장은 불가능하지만 가능성은 마음에 담아두는 것으로.

시작은 분명 우쿨렐레였는데 마무리는 첼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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