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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바탈랴 수도원(Portugal Batalha Monastery) 본문
작년 포르투갈 여행 계획을 짤 때 꼭 가고 싶은 장소 중 하나가 바로 라이리아(또는 레이리아, Leiria) 지역에 위치한 바탈랴 수도원(Batalha Monastery, Mosteiros da Batalha)이었다.
바탈랴 수도원은 리스본에서 버스로 약 2시간 정도 걸리는데, 문제는 버스가 그리 자주 있지 않고, 또 바탈랴 수도원 근방엔 딱히 구경할 것이 없어서, 바탈랴 수도원 하나만 보는데 하루가 전부 소요된다는 점이었다. 리스본 6박 7일 중 하루를 온전히 바탈랴 수도원에 할애하기에는 가야할 곳이 너무 많았다. 사실 가장 좋은 것은 차를 렌트해서 라이리아 지방의 근교 관광지를 같이 둘러보는 것이지만 엄마는 타지에서의 내 운전 실력을 믿지 않으시기에(내 차를 7년 갖고 다녔는데도 그러심ㅋㅋ) 실행하기 어려운 방법이었다.
그래서 결국 내가 선택한 것은, 하루에 여러 장소를 같이 가는 현지투어 상품이었다. 결과적으로는... 투어 자체는 만족스러웠으나, 역시 바탈랴 수도원에서 주어진 시간은 매우 짧았기 때문에(미리 이메일로 물어봤더니 15분~20분 정도 머문다고 했다ㅠㅠ 실제로는 30분 정도 머물렀던 것 같다^^;;;) 아쉬움이 많이 남아 있다. 여행을 하면 할수록, 차를 렌트해서 다니는 것에 대한 열망이 커진다. 그러나... 음... 일단 나도 운전을 썩 좋아하는 편이 아니고... 혼자 다닐땐 비용 부담도 너무 크고... ㅠㅠ
암튼 그렇게 도착한 바탈랴 수도원!! 바탈랴 수도원의 크기는 사진 속의 사람 크기와 비교해보시기 바란다.
바탈랴 수도원의 Batalha는 "전쟁"을 뜻하는 단어로
1385년, 카스티야 왕국(Crown of Castile)과의 알주바로타 전쟁(Battle of Aljubarrota)에서의 승리를 축하하기 위해 지어진 수도원이다.
완공에만 100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근데, 나중에 나오겠지만 완공이라고 하기에도 뭐한게, 애초부터 미완성 상태인 공간도 있어서...^^;;;
"왜 미완성 상태인가"에 대해 가이드가 설명을 해줬던 것도 같은데 기억이 안난다. 후후후후훗
백팩을 멘 소녀와, 그 앞의 핫핑크 상의를 입은 분은 그 날의 현지투어 멤버로, 미국에서 온 필리핀계 모녀였다.
친화력이 어마어마한 분이라, 그 날 현지투어 분위기를 즐겁게 하는데 한 몫 했다.
특히 나랑 우리 엄마 사진 찍어주는데도 아주 열심이셨는데, 나나 엄마나 여행 중에 인물 사진 찍는데에 큰 관심이 없어서
몇번 사양도 했더니 "모녀 사이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야 한다"며 강력하게 주장하셔서
결국 포르투갈 여행 중 인물사진의 절반은 이 날 이 분이 찍어주신 듯 하다ㅎㅎㅎㅎ
바탈랴 수도원은 고딕와 마누엘린 건축양식의 대표적인 건물로써
종교적, 역사적, 건축학적 의미가 매우 큰 건물이라고 한다.
바탈랴 수도원에서 주어진 시간은 20분
(결국 30분 정도 머물러 있기는 했지만 전체를 제대로 음미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시간)
마음이 급해서 제대로 구경도 못하고 그저 사진 찍기에만 바빴다.
돌이켜볼수록 그냥 너무 아쉽다.
바탈랴 수도원의 회랑(Cloister)
나는 회랑이 참 좋더라.. 그러면 다음달 이탈리아 여행때 회랑의 도시 볼로냐에 가야하는 것인가?!
바탈랴 수도원이 특이했던 점은, 군인들이 수도원을 지키고 있다는 거였다.
엄청나게 귀중한 무언가가 있어서일까, 아니면 "전쟁" 수도원이기 때문에 특별히 군인을 배치한 걸까?
나중에 잊지 말고 찾아봐야지^^
시간만 많다면 나도 정원을 거닐어보고 싶은데 멀리서 보기만 해야 하는 것이 너무 아쉬웠다.
14세기, 그 옛날에 이걸 어떻게 다 만들었을까
사진 속의 사진 찍고 있는 부부 역시 현지투어의 멤버로, 리투아니아에서 온 분들이었다.
리투아니아 사람을 만난 건 난생 처음이라 괜히 혼자 신기해했다. 특히 여자분은 천상 여자다 싶을 정도로 상냥상냥 수줍수줍 조근조근하셔서 굉장히 호감이 갔다^^
각이 딱 잡힌 군인들도 멋있어서 도촬...호홋
그리고 회랑 한 구석의 분수.
이 분수를 멋지게 찍어놓은 사진이 엄청나게 많아서 나도 멋진 분수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실패했어요 ㅠㅠ
핑계를 대자면 시간이 너무 없었음... 정말임...
나 진짜 언젠가는 꼭 다시 포르투갈에 가서 하루종일 바탈랴 수도원에서 사진만 찍을테다. 진짜다!
바탈랴 수도원에는 이렇게 기념품 가게도 있었지만 당연히 전혀 둘러볼 시간이 없었음. 고개 들이밀고 사진 한장만 찍고 바로 이동.
흑흑흑.
바탈랴 수도원 안에 박물관도 있지만 역시 둘러볼 틈이 있었을리가 없음ㅋ
얼핏 보면 성 같은, 너무너무 멋진 바탈랴 수도원.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사진^^
근데 정신없이 바탈랴 수도원을 돌아다니다보니까 뭔가 매우 중요한 걸 못본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그게 뭔지, 또 어디로 어떻게 가야하는건지 알 수 없었다.
우리는 원래 다 각각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어느 시점에서 리투아니아에서 온 부부와, 미국에서 온 모녀 일행와, 그리고 나와 우리 엄마 일행 이렇게 세 팀이 만나게 되었고
"매우 중요한 무언가"를 찾아 세 팀이 같이 이동하게 되었다.
근데 문제는 이때가 이미 우리에게 주어진 20분이 경과한 시점...^^;;;;;;
그러나 세 팀이 뭉쳤다는 안도감 때문인지 우리는 차량으로 돌아가지 않고 "제일 중요한 무언가"를 향해 뛰다시피 했고
리투아니아에서 온 남자분의 지휘 아래 이 곳에 당도했다.
그렇게 해서 우리가 도착한 곳은 미완성 상태의 예배당(As Capelas Imperfeitas, The Unfinished Chapels)이었다.
내가 이동 중에 급박하게 찍어서 그렇기 정말 멋진 곳인데 하아.. 안타깝도다.
초반에 언급한 그 "처음부터 미완성 상태였던 공간"이 바로 이 곳이다.
보라, 회랑엔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 전부 여기 옹송옹송 모여있다.
바로 이 곳이 바탈랴 수도원의 백미!
참으로 다행인게, 그날 투어 멤버들이 전부 다 사진 찍는 걸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들이었고 (전부 다 나만큼 사진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사람들이었음)
리투아니아 아저씨 덕분에 이 곳을 스쳐지나가는 수준이나마 구경할 수 있었다는 것.
여길 못보고 한국에 돌아왔다면 정말 안타까웠을 뻔.
바탈랴 수도원 주변 풍경.
하얀색의 낮은 건물들이 쭉 펼쳐져 있었는데, 시간만 있다면 바탈랴 수도원 주변 동네도 얼마나 구경하고 싶던지...
기념품 가게도 하나하나 들여다보고, 동네 카페에서 에스프레소도 마시면서 그렇게 유유자적 시간을 보내고팠다.
투어 차량으로 돌아가는 길.
리투아니아 아저씨는 미련을 못버리고 동네 가게 주변도 쓰윽 둘러본 뒤 제일 늦게 차로 돌아왔다ㅎㅎ
출발이 좀 지연됐지만 그 심정 충분히 이해가 갔다. 이런 거야말로 위아더월드?^^
지금 사진 보니깐 주말엔 장터 같은 것도 열리나보다.
아, 언젠가는 꼭 다시 가서 이 아쉬움을 모조리 해소하고 말테야!!
그럼 이렇게
좋았지만, 아쉬운, 그렇지만 역시 좋았던, 바탈랴 수도원 방문기 끝!
아참참
내가 찍은 사진만 보고 "별로 멋있지도 않은데 뭘" 하실분들을 위한
남이 찍은 진짜 멋진 바탈랴 수도원 사진 몇장 첨부!
사진은 전부 핀터레스트에서 퍼왔음
진짜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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