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외국 돌아다니기/2023.04 Tokyo (8)
wanderlust

작년 도쿄 여행 마지막날. 오후엔 비행기 타러 공항에 가야하니 아무래도 조금 빠듯한 느낌이 있었는데, 고토구 기요스미시라카와역에서 내려 기요스미 정원으로 향하다 또 길을 잃었다. 정원은 지하철역과 제법 가깝고, 역 앞의 이정표도 확인했는데 황당했다. 나중에 보니까 역 앞의 이정표는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였다. 아주 잠깐만 직진하다 길을 건넜어야 하는데 계속 직진한 탓이다. 구글맵에서 기요스미 정원 위치를 다시 확인하고 되돌아가려는데 내 눈 앞에 나타난 라멘집. Yuji Ramen Tokyo. 길 잃은 김에 (약간 이른) 점심이나 먹자며 유지라멘으로 들어갔다. 평소 “길을 잃었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길을 잃은 것이 아니다” 라는 말을 좋아하는 편이다ㅋ 유지 라멘 도쿄. 우연히 들어온 것 치고는 참치..

카페 바흐에 가게 된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다. 일본 커피 문화에 큰 영향을 미친 역사 깊은 카페라는 것도 방문한 이후에서야 알았다. 발단은, 아침에 시바 공원에 가기 위해서 호텔에서 나왔는데 순간 긴자선 입구만 보이고, 아사쿠사선 아사쿠사역 입구가 어디인지 생각이 나지 않았던 것이다. 이건 정말 말이 안되는데, 왜냐면 난 아사쿠사에 정말 많이 왔고, 마지막으로 도쿄에 왔을때도 아사쿠사에서 묵었고, 심지어 전날 공항 철도에서 내려서도 아사쿠사선 출구를 이용했기 때문이다. 아마 잠 설침 + 잠 덜깸 + 이른 아침부터 이미 아사쿠사를 점령한 인파에 혼이 나간 탓이었으리라... 그래서 흥칫뿡하고는 막 발걸음 닫는대로 걷다가 구글맵을 들여다보았더니, 내 위치에서 18분 정도 걸리는 '카페 바흐'라는 곳이 눈에 들..

몇년만의 해외여행이지만 역시나 별로 산 것 없는 쇼핑기. (왜 보잘 것 없는 쇼핑기를 굳이 쓰는지 궁금해하실 수 있는데, 순전히 기록 용이니 양해 부탁드립니다ㅎ) 먼저 국내면세점 부터- (1) 만사가 귀찮은 상태이므로, 다른 면세점은 보지 않고 신라면세점에서만 쇼핑을 했다. 출근용 가벼운 가방으로 분크 토크 토트 M 와인색과 아이띵소 천가방을 샀다. 면세점에 분크 종류가 다양하지 않아서 M 사이즈 중에 무난한 색으로 고른다고 골랐는데, 받아보니 이거 완전히 할머니 가방인데?!ㅋㅋㅋㅋ 흑흑... 아마 지금 계절에 안어울리는 색이라 더 그런 느낌일지도 모르겠다. 작년 11월엔 스카이블루색 가방을 사서 겨우내 못들고 다녔는데ㅋㅋㅋㅋ 난 왜 맨날 계절감 없이 가방을 사는 거지ㅠ.ㅠ (2) 휴대용 저울, 락토핏,..

도쿄 여행 마지막 날인 오늘, 스미다 호쿠사이 미술관에 다녀왔다. 상설전시A는 400엔, 상설전시A+B는 700엔, 기획전까지 보려면 1,000엔인데 400엔짜리를 택하자 직원분이 거기는 레플리카 위주의 전시라며 안타까워 했다. 시간이 많지 않아서요- 라고 답했는데, 진짜 시간이 없는 탓이기도 했지만 어차피 봐도 모릅니댜(…) 미술관에서 허접한 복제품을 걸어놓을리도 없고 말입니다. 많은 양의 전시를 한번에 보면 체력적으로 힘들어서, 전날 갔던 네즈 미술관이나, 스미다 호쿠사이 미술관 정도의 규모가 나에게 딱인 것 같다. 호쿠사이는 워낙 유명한 화가이지만 그의 작품을 진지하게 들여다 본 건 오늘이 처음이다. 이른 바 “왜색”, 일본 문화와 예술에 관심을 가지지 않으려고 했던 탓이 큰 것 같다. (너 맨날 ..

이번 여행에서 먹은 화과자 세 가지 (1) 츠루야 요시노부 - 장인이 눈 앞에서 바로 만들어줌!!!(2) 네즈 미술관 우시베야 짧은 다도 체험을 겸함. 좋긴 좋은데, 한국인 갬성으로는 약간 "아니 뭐 이렇게까지” 라는 마음이 들기도 함ㅋㅋㅋ 자세한 얘기는 나중에. (3) 야마타네 미술관 카페 츠바키 구글 지도에서 동백꽃(=츠바키) 화과자를 보고 갔는데 현재는 특별전 진행 중이라 해당 전시회를 주제로 한 화과자들만 있어 조금 아쉬웠다. 오전에 말차랑 화과자를 같이 먹어서, 오후엔 홍차를 택했는데 홍차랑 화과자도 은근히 잘 어울렸다. 내일은 드디어 마지막 날. 저녁 비행기라 3시까지는 시간이 있는데 뭘 하러 갈지 못 정했다. 특별히 하고 싶은 게 없다. 오늘도 멀리 가긴 귀찮아 시내에 있었는데 뭔가 좀 시시..

아사쿠사 재즈클럽, Hub Asakusa에 다녀왔다. 원래는 아사쿠사역과 호텔 사이 Jazoo라는 재즈바가 보여 가려고 했더니 일,월 휴무. 그래서 대신, 매일 영업하는 허브 아사쿠사에 갔다. 공연비는 매번 달라지는 것 같은데, 오늘은 2,750엔이었고, 피자 하프사이즈+칵테일 두잔해서 총 5,010엔이 들었다. 우리나라 재즈클럽과 다르게 공연비도 카드 결제가 되어 편했음. 이른 저녁을 먹고 갔지만 다들 술+안주를 먹고 있길래 눈치껏 주문한 마르게리타 피자 하프 사이즈. 근데 결국 다 먹어치운 거 실화냐ㅋ 카시스 오렌지는 무난한 맛이었다. (호텔 바에서 내가 크렘 드 카시스를 콜라에 타 먹는 게 더 맛있..) 드디어 공연이 시작됐다. 오늘의 밴드는 Swingin’ Guitar Quartet 와 진짜 너무..

토요일은 계속 비, 일요일인 오늘은 소나기와 뇌우. 토요일은 어차피 피곤한 김에 비도 오니 그냥 놔버리고 호텔 근처에서 차 마시고 밥 먹은 게 전부고, 일요일인 오늘은… 날씨가 너무 오락가락해서 하려던 일들이 계속 지연되었다. 여러번 온 도쿄, 특별히 생각해둔 일정이 있는 것도 아니니 그러려니 했지 처음 간 도시, 기대가 큰 도시였다면 딥빡쳤을 것이다. 물론 아예 안빡친 건 아니다ㅋㅋㅋㅋㅋ 옷도 다 젖고 가방도 젖고 ㅠㅠ 하.. *한 후배가 며칠전에 나보고 전혀 안예민한 성격이라 좋다고 했는데 정말 나를 몰라도 이렇게 모르나 싶었다ㅋㅋ 정말 예민 그 자체인데, 특히나 이런 날씨나 신체적 불편함에 관해서는 최상위권일 듯ㅋㅋ 뭐, 그 후배는 나의 상대적으로 안예민한 분야를 중점적으로 봤을 수도 있겠지만. 이..

비에 잔뜩 젖어, 피곤과 짜증이 가득한 채로 찾아든 아사쿠사 후나와. 구석 자리로 안내해서 잠시 시무룩했으나 예쁜 창가자리인데다가 직원분도 친절해서 좋았다. 먹고 싶은 게 너무 많아 메뉴판을 한참 정독했다. 고민 끝에 디저트 5종 중 2종과 커피/홍차를 선택할 수 있는 세트를 골랐다. 내 선택은 마메칸과 크림안미츠, 따듯한 커피. 내 입맛에 마메칸은 솔직히 말해서 그냥 콩과 우뭇가사리..지만 소스가 맛있다. 풍미가 아주 좋다. 간식거리가 다양하지 않았던 옛날엔 별미였겠다 싶다. 크림안미츠는 무난했고, 의외로 커피가 아주 맛있었다. 고풍스러운 잔도 예쁘고, 반은 그냥 마시다가 나중에 크림과 설탕을 넣어 스푼으로 휘저었는데 아.. 이건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순간이다. 어른들은 잔 받침이 있는 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