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외국 돌아다니기/2017.10 Italy, Swiss & France (22)
wanderlust
스위스 루가노에서의 완벽했던 한 때. 하지만 나는 이 멋진 순간을 내 발로 걷어차고 고난의 여정을 시작했는데, 그건 루가노에서 로카르노로 이동하여 마돈나 델 사쏘Madonna del Sasso에 가는 거였다. 바로 이 곳, 마돈나 델 사쏘. 바위 언덕 위에 지어진 오래된 교회다. 이 풍경에 반해 모든 걸 내던지고 로카르노로 왔지만 생각만큼 좋지는 않았다. "미리 여행 일정을 확정짓지 않음 + 여행 준비를 거의 안함 + 생각이 많아 너무나 다양한 옵션을 검토함 + 즉홍적인 걸 좋아함"라는 환장의 콜라보로 인해 여행 내내 다음 일정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는 스타일인데, 대체로는 갈까 말까 고민될 땐 가는 편이 만족스러웠었다. 근데 여긴 처음으로 차라리 루가노에서 느긋한 오후를 지내거나 헤세의 집이 있는 몬타..
즉홍적으로 모나코에 갔다. 급여행 전문인데다가, 현지에서도 대부분 세부 계획 없이 발걸음 닿는대로 움직이다보니 늘 있는 일이었지만, 평소와 달랐던 점 하나가 있다면 모나코는 데이터로밍이 안된다는 거였다. 스마트폰만 믿고 모나코 역에 덜렁 내렸는데... 이게 무슨 일이죠 왜죠? ㅋㅋ 혹시나 하고 확인해봤는데 이 글을 쓰는 시점에도 모나코는 KT 로밍 대상국에서 빠져 있다. 건지섬, 카나리제도, 파로제도 같은 동네도 다 되면서 지리적으로 프랑스 안에 속해 있는 모나코는 안되는 이유가 대체 뭐임? 와이파이도시락 같은 타 업체에선 로밍이 되는 걸 보면 KT 쪽의 문제인데, 정말로 이유가 뭐지? 어디까지나 추측이지만 담당자 실수로 인한 단순 누락의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울 것 같다. 모나코에 대해 아는 것이라곤 ..
이번 프랑스 니스 노트르담 대성당 테러 사건을 접하고 마음이 참 심란해졌다. 2017년 니스 여행을 갔을 때도, 2016년의 테러 사건이 일어난지 1년이 훌쩍 넘었지만 여전히 도시 곳곳에 군 병력이 깔려 있어 분위기가 뒤숭숭했는데 또 이런 끔찍한 일이...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IS 테러 위협이 고조된 이후 유럽 여행을 가면 대성당 등지에 군인과 경찰이 배치되어 있는 건 흔한 풍경이었지만, 니스는 워낙 큰 테러가 있어서 그랬는지 작은 골목 안쪽까지도 군인들이 순찰을 돌고 있었다. 특히 벼룩시장에도 중무장한 군인분들이 많아서 살벌한 느낌이 들었다. 평소에 죄 짓고 살진 않는데도 이런 분들 보면 괜히 좀 긴장됨;; 살레야 마켓에서 바다는 아주 가깝다. 건물 두개 정도만 통과하면 바로 바닷가. 니스 바닷가..
스위스 루가노 역 앞 풍경.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펼쳐지는 이 풍경에 나는 마음이 녹아내렸다. 아직 루가노 여행은 시작도 안했는데 그냥 이 풍경만으로도 대 만족ㅎㅎ 진심 mind blowing 이었음 사실은 스위스 루가노/로카르노 여행기를 써야 하는데 사진 편집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 못쓰고 있다. (물론 다른 나라 여행기도 마찬가지.) 아파서 여행 못가니 밀린 여행기 써야지 짐 정리 때문에 여행 못가니 밀린 여행기 써야지 코로나 때문에 여행 못가니 밀린 여행기 써야지 맨날 기회만 생기면 이렇게 여행기 쓸 생각은 많이 하는데 실천이 안됨 ㅠ.ㅠ 여행기는 항상 마음의 짐처럼 남아 있어서, 이번 기회에 다 쓰고 한번 탁탁 털고 가면 참 좋을텐데. 그러다 방금 전 예전에 편집해놓은 사진을 몇장 발견해서 아쉬운대로..
프랑스 남쪽 끝에 위치한, 이탈리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아름다운 도시 Menton (망통, 망똥, 멍똥)* *프랑스어는 한글로 표기하기가 정말, 어렵다. (다른 언어는 안그렇냐고 하실 수 있는데, 내가 배워본 언어 - 영어, 프랑스어, 라틴어, 포르투갈어, 독일어 - 중에서는 프랑스어가 제일 난감함) 망똥은 원래 이탈리아에 속한 지역이었던지라 프랑스보다는 이탈리아 느낌이 강하게 풍기는 동네다. 난 이 동네의 오렌지색 레몬색 핑크자몽색 건물들이 너무 좋아서 정신을 혼미해질 정도였다. 거대한 과일 안을 걸어다니고 있는 느낌이랄까. 여기저기서 과즙이 팡팡 터지는 기분ㅎㅎ 아름다운 바다와 상큼한 색상의 건물들과 장 콕토 뮤지엄이 있는 한적하고 예쁜 동네. 니스와 에즈빌리지, 칸느 같은 도시들은 과도한 상업화로..
프랑스 니스 여행을 갔을 때 내가 4박 5일 동안 묵은 숙소는 best western hotel so'co by happyculture 였는데, 객실에 프렌치 발코니가 있는 점이 마음에 들어 예약을 했지만 나에게 주어진 발코니 뷰는 바로 이거였음ㅎㅎ 길가로 발코니 달린 방도 많은데 왜 나를 이런 구석탱이에 몰아 넣나 싶어, 몹시 서운. 그래도 결론부터 말하자면, 밤에는 이 주택 뒷편 뷰가 꼭 나쁘지 않았다는 것. 호텔 홈페이지에서 퍼온 사진. 다른 사람들 눈엔 어떨지 모르겠는데, 밤에 이 테이블에 앉아 밥을 먹고 있노라니 의자나 테이블이나 책상 조명의 모양이 왠지 호텔이 아닌, 간소한 학생용 자취방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낮에는 심란하기만 했던 주변 주택가 뷰는, 발코니 창을 열고 있으니 희미하게 ..
니스 중앙역 바로 앞의 빵집 뽈 Paul 따로 설명이 필요치 않은, 글로벌 프랜차이즈 빵집. (우리나라에도 매장이 있었는데 한참전에 문을 닫았다.) 역 앞이라 아침엔 사람이 많아서 주문을 하기 위해 꽤 기다려야 했다. 아름다운 빵의 자태 : ) 많은 빵이 있었지만, 내 선택은 정해져 있었다. 지금 사진 보니깐 레몬 타르트(따르뜰레뜨 씨트롱)를 안먹은 게 후회가 된다. 그래서 내가 고른 게 뭐냐면, 베녜 오 쇼꼴라(beignet au chocolat) - 프랑스식 초콜렛 도넛이다. 예전에 글을 하나 쓴 적이 있었다. 오래전 파리에 갔을 때 에펠탑 위에서 먹은 초코빵이 엄청 맛있었는데 그게 무슨 빵인지 궁금하다는 것 : 에펠탑 공중피크닉 초코빵의 기억 저 글을 쓰고 난 후 열심히 프랑스 웹검색을 했는데, 초..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프랑스 니스로 가는 가장 편한 방법은 Thello 열차를 타는 것이다. 밀라노에서 니스까지는 약 4시간 50분이 걸린다. 2년전 가을 밀라노에서 니스로 향할때도 응당 Thello 열차를 타야 했으나, 기차를 예약하기 전 나는 심각한 고민에 빠졌으니, 그건 오전 Thello 열차 출발 시간이 7시, 11시 두개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밀라노 호텔에서 여유있게 짐을 싸고 나와 니스로 가기엔 11시가 딱 좋았다. 하지만 내가 니스로 향하는 날은 니스에서 일주일에 한번밖에 안열리는 살레야마켓 앤틱 벼룩시장이 있는 날! 11시 기차를 타고 니스에 도착하면 이미 벼룩시장은 끝난 뒤라, 무조건 7시 기차를 타야했다. 그러나 아무리 내가 묵는 숙소가 밀라노 중앙역 코앞에 있다고는 하나, 여행이 중반..
니스 근교의 예쁜 마을, Beaulieu sur mer의 Fourmis 해변 끝자락에 위치한 그리스 박물관 Villa Kerylos (사진 속 하얀 건물) (Beaulieu sur mer는 "바닷가 예쁜 장소"라는 뜻. 니스 주변이 전부 바닷가 옆의 예쁜 동네인데 유독 이 곳을 콕 찝어 "바닷가 옆 예쁜 동네"라고 부르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ㅎㅎ) 보리유쉬르메르는 니스와 모나코 사이에 위치하고 있는데, 니스, 모나코, 에즈 같은 유명한 관광지와는 다르게 인적이 드물고 조용해서 참 좋았다. 빌라 케릴로스는 니스 여행 중 꼭 가보고 싶은 박물관이었다. 건물 자체도 마음에 들었고 +_+ 니스와 미코노스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니스 여행을 택했기에, 그리스 박물관을 가면 미코노스에 못간 아쉬움이 조금은 달래질 것 같..
봉준호 감독의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소식을 듣고 반가운 마음에 올려보는칸 여행 사진 몇장. 프랑스 니스 근교엔 가고 싶은 곳이 너무나 많아서...4박 5일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짧았다. (심지어 니스에 있는 마티스 미술관도 못갔다) 그러니 칸느(칸, 꺈느)가 우선순위에서 밀린 것은 당연했다.하지만 여행이 끝나갈 무렵이 되니까. 그래도 니스에 언제 또 올지 모르는데칸느를 안보고 가는 건 좀 아쉬운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매년 5월이면 방송에서 칸국제영화제 이야기를 듣게 되다보니별로 볼 건 없다 해도 그 장소에 가보고 싶었다. 실제로 내가 칸느에 가서 한 건카페에서 늦은 아침을 먹고,올드타운과 바닷가를 산책한 것이 전부다.그마저도, 여행 준비를 안하고 무작정 갔기 때문에칸 국제영화제가 열리는 장소를 찾..
며칠 전, 이탈리아 시에나에서 먹은 멧돼지 파스타 이야기를 쓰고 났더니 이번엔 내 평생 제일 맛없었던 샌드위치 이야기를 쓰고 싶어졌다. 떄는 작년 10월 정말 끝내주게 날씨가 좋았던 스위스 루가노의 아름다운 토요일 오후 나는 불행하게도 내 인생 최악의 샌드위치를 만났다ㅎ 여행 준비를 하지 않고 무작정 기차표만 끊어 루가노에 갔지만, 루가노에서 가바니(Gabbani)씨 상점이 유명하다는 건 알고 있었다. 명성에 비해 상점은 작은 편이었지만 다양한 식재료를 구경하다보니 여기서 점심을 먹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골랐다, 지중해 샌드위치. 당시 가바니씨의 상점엔 3종류의 샌드위치가 있었는데 햄을 별로 안좋아하고 치즈를 엄청 좋아하는 나는 고민없이 지중해 샌드위치를 골랐다 (사진 왼편, mediterra..
북이탈리아 남프랑스 여행 셋째날. 호텔 아다에서 차려준 간단하지만 정겨운 아침식사로 배를 든든히 채우고, 호텔에서 3~4분 거리인 밀라노 중앙역으로 걸음을 재촉했다. 오늘은 이번 여행의 핵심 일정 중 하나인, 밀라노 근교의 시르미오네Sirmione에 가는 날! 밀라노 중앙역에서 데센자노 델 가르다-시르미오네 역까지는 레죠날레 기차를 타기 때문에, 예약은 필요하지 않고 기계에서 티켓을 구입하면 된다. 편도 티켓의 가격은 9.2유로이고 1시간 20분 정도가 걸린다. (드물게 고속열차인 프레치오로사Frecciarossa가 다니는 시간대도 있긴 한데, 가격이 25유로로 훌쩍 오르고 시간은 30분 정도만 절약되기 때문에 시간이 촉박한 것이 아니라면 가까운 구간에선 그다지...) 근교 도시로 떠나는 길은 언제나 설..
전날, 밤늦게 밀라노에 도착해 공항 호텔 목시에서 하룻밤을 잤다.워낙 피곤하고 상태가 안좋았던지라 푹 자고 싶었지만 비행기 이륙 소음 때문에 새벽부터 잠을 설쳤다.그래도 창밖으로 비행기가 보이는 점은 좋았다며 애써 합리화ㅎㅎ 느지막히 호텔 1층 카페에 아침식사를 먹을까 해서 내려왔는데,입맛이 없어서 카푸치노 한잔만 마셨다. 그래도 뭔가 요기는 해야겠기에 방에 돌아와 전날 러시아항공에서 준 빵을 먹고... (파란색 포장) 서두를 필요 없잖아,라는 생각이 들어딱히 볼 것 없는 말펜사 공항 2터미널 주변을 괜히 한바퀴 훑어본 다음,공항 리무진 버스 티켓을 사갖고 호텔로 돌아와체크아웃 후 공항 버스를 타러갔는데 간발의 차이로 리무진 버스를 놓침...;;리무진 버스 타는데가 호텔 바로 앞인데 그걸 놓치다니나는 정..
2017년 10월 4일 "추석날", 컨디션이 안좋은 상태로 유럽으로 출발.연휴가 시작된지 5일째 날이었다. 왜 이렇게 늦게 출발하게 되었는가. 추석 비행기표를 닥쳐서 구하다보니 표가 없기도 했지만, 좀 쉬면서 여유있게 여행 준비하고 좋은 컨디션으로 떠나자-는 것이 목표이기도 했다. 하지만 내 몸은 그렇게 마음대로 호락호락 움직여주지 않았다. 약 때문에 졸려서 정신이 한개도 없었다. 사실은 너무 졸려서 유럽이고 뭐고 그냥 집에서 자고 싶었으나 차마 여행을 포기할 수는 없었기에 억지로 꾸역꾸역 공항에 나갔다. 연휴 5일차, 이미 출국할 사람들은 다 출국했기 때문에 공항이 붐비는 편은 아니었지만, 러시아 항공 체크인카운터에 길게 늘어선 줄을 보자 한숨이 나왔는데 다행히 프리미엄 이코노미는 비즈니스 클래스 카운..
제목은 거창한데, 얼마전 올린 도쿄여행 쇼핑기보다 기간 대비 더 산 게 없다.이건 전적으로 몸이 안좋았기 때문... (도대체 언제 몸이 좋냐는 질문은 사절합니다ㅠㅠ)허리디스크의 공포와 중이염의 통증으로 여행 내내 고통 받았기 때문에, 사고 싶어도 뭘 살 수가 없었다. 이 사진들은 진작에 편집해뒀는데, 남들에게 보이기엔 너무 소소한 물건들이라 왠지 부끄러워서 글 올리는 것을 망설이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쇼핑샷을 올리는 이유는 남들한테 자랑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보이다시피 자랑할 게 없다;;) 나 자신을 위한 기록이니까, 그냥 올리기로 마음 먹었다. 이렇게 정리해놓지 않으면 몇 년이 지난 다음, 이 물건을 어디서 산건지 헷갈릴때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은 왠만하면 현지에서 그날그날 산 물건들의 ..
첫번째. 이탈리아 시르미오네에서 가르다 호수와 알프스 풍경을 바라보며 먹은 "가르다 호수에서 잡은 민물생선 탈리올리니" 무난한 메뉴 대신 민물생선 파스타를 먹게 된 것은 순전히 친오래비 탓이다. 가르다 호수의 아름다운 풍경이 담긴 사진을 카톡으로 보냈더니, 다른 단톡방의 사람들은 전부 멋지다는 얘기를 하는데 유독 친오래비만 "그 호수에서 맛난 물고기도 잡힌다니????"라고 답하는 게 아닌가. 그렇다. 우리 오빠로 말하자면 "먹기 위해 여행하는 사람". 평소엔 먹는 걸 엄청 좋아하지만 여행 중엔 먹는 것이 우선순위에서 한참 뒤로 밀리는 나와는 정반대 타입이다. 그리하여, 처음엔 해물리조또나 먹을까 싶어 들어간 레스토랑 메뉴판 밑바닥에서 "이 호수에서 잡힌 생선을 넣은 파스타"를 발견한 순간, 큰 고민..
밀라노에서 4박을 묵었던 밀라노 중앙역 옆의 작은 호텔 "호텔 아다"에선 매일매일 간단한 아침식사를 주었다. 여행 예약 사이트에는 조식 불포함이라 되어 있었지만, 예약을 마친 후 호텔에서 직접 보내온 긴 이메일에는 small breakfast를 제공한다고 적혀 있었다. 첫날밤을 자고 아침에 호텔 로비로 나가보니, 할머니 직원분이 반갑게 맞아주며, 잘 잤니? 아침 먹을거지? 커피 마실래 차 마실래? 주스는? 요거트도 줄까? 라고 물었다. 첫날이다보니 약간 얼떨떨한 채로 계속 끄덕끄덕 했더니 카푸치노와 주스와 요거트와 크로와상과 비스켓이 가득 담긴 아침상을 가져다주셨다. 어떤 사람들에겐 굉장히 실망스러운 아침식사였을수도 있다. 비닐봉지에 담긴 빵이며 과자며, 따듯한 음식이라곤 커피 뿐이니- 그러나 나에겐..
숱하게 유럽여행을 다니면서도 딱히 인종차별이랄 것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 기분 나쁜 상황이 없는 건 아니었는데, 나한테 까칠하거나 싸가지 없게 군 직원을 지켜보면 그 사람은 대개 현지인에게도 마찬가지더라. 한국에서 만나는 사람이 다 친절하고 예의바른 건 아니니 외국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오히려 여행 중엔 친절한 사람을 훨씬 더 많이 만났다. 포르투갈이나 네덜란드는 말할 것도 없고, 요즘 인종차별로 말이 많은 벨기에에서조차 친절한 사람들이 가득해서 "안더레흐트의 친절한 사람들"이런 글까지 썼을 정도인데, 그런데, 그런데, 그런데, 이번의 밀라노/니스 여행에서는 미묘하게 기분 나쁜 순간이 자주 있었다. 딱히 인종차별이라고 꼽을만한 사건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불친절하고 퉁명스러운 사람이 많았고 표정이나..
이제 니스를 온전히 즐길 수 있는 날이 하루밖에 남지 않았다. 내일은 2시 비행기니까 일어나서 짐싸고 공항으로 가면 끝. 이탈리아에서 프랑스로 넘어올때, 니스에서는 정말 여유롭게 지낼 줄 알았다. 휴양지이기도 하고, 밀라노보다 근교도시의 거리도 가깝고, 여행 중후반이니 그냥 설렁설렁 지내자고 생각했는데, 이상하게도 시간이 왜이리 빨리 지나가던지, 돌이켜보면 시간에 쫓긴 기억 밖에 없다. 그래서 오늘 하루는 그저 니스 안에서만 여유롭게 지낼지 아님 계획대로 또 다른 근교 동네에 다녀올지 조금 고민 중이다. 뭘 하든 만족스러운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는데, 니스에서의 시간들은 "좋은 곳에 갔되 나 자신은 그닥 즐겁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말 애석한 일이다. 천국 같은 경치를 두고도 왜 나는 한껏 즐기지 못..
전날 밀라노에서 당일치기로 다녀온 스위스... 헌데 문제가 생겼으니 기차표 환불을 위해(자세한 사정은 나중에 따로ㅠㅠ) 이튿날 이탈리아-스위스 국경도시 끼아쏘Chiasso로 향했다. 일단 환불을 해주긴했는데, 아직 카드 결제 취소 문자가 오지 않아 잘 처리된건진 모르겠다. 스위스 끼아쏘에서 환불을 받은 뒤 "도보로" 국경을 넘었다. 유럽여행이 처음도 아닌데 도보로 국경을 가로지른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게 웃기지만(ㅎㅎ) 분단된 반도국가에서 자란 탓인지 여전히 한발자국만 내밀면 다른 나라에 도착한다는 게 신기하다 . 참고로 위 사진의 Italia, Como라고 표지판이 쓰여진 곳 부터 이탈리아임. 이 환불 문제 때문에 예정에 없던 꼬모 호수(스위스 끼아쏘 바로 옆)에 가게 된 것인데, 그래서 급하..
힘들게 아이폰으로 쓴 글이 티스토리 앱 오류로 다 날아가버렸다. 아이고 기운 빠져. 다시 쓸 기력은 없고, 아무튼 "드디어" 가게 된 시르미오네, 정말 최고로 좋았다! 언젠가 또다시 갈 수 있는 날이 오길.
제목을 이렇게 써놓으니까 꼭 러시아여행을 온 것 같지만 사실 중간 경유지에 불과하다ㅎ 그래도 늘 상공을 날기만 하다가 러시아 지상으로 내려온 건 처음이라 "오오 처음 밟아보는 러시아땅"이라며 감탄할 뻔 하였지만, 러시아인들은 나에게 그런 감상에 젖을 여유를 주지 않았다. 내가 그동안 곱게 살긴 했는지 이렇게 거친 사람들은 처음이야... 아니 처음일리는 없지만 아무튼 오랜만임. 환승 심사대의 복잡함과 새치기는 꼭 이탈리아를 떠올리게 하고 (근데 또 이탈리아로 가는 중임. 젠장) 직원들의 살벌함은 "안그래도 출발 전부터 컨디션이 안좋았던데다가 장거리 비행에 지친" 나를 기함하게 하였으니... 결국 면세점 구경이고 뭐고 다 냅두고 환승심사 받자마자 몸과 마음의 안식을 위해 PP카드 라운지에 쳐박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