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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치료 후기) 이맥스 온레이 & 오버레이 본문

Trivia : 일상의 조각들

(치과치료 후기) 이맥스 온레이 & 오버레이

mooncake 2024. 6. 12. 19:00

4월 초, 오래전 금 인레이 치료를 받았던 어금니의 일부분이 떨어져 나갔다. 단단한 걸 즐겨먹어서 그럴 수도 있고, 나도 모르게 잘 때 이를 꽉 무는 습관 때문일 수도 있지만, 금 인레이 자체가 "쐐기효과"로 치아를 손상시킬 수 있다고 한다. (요즘은 그래서 골드 인레이를 잘 안쓴다고... 예전엔 제일 좋은 재료라더니 ㅠㅠ) 깜짝 놀라서 치과로 갔더니, 바로 옆에 있는 어금니도 치아가 일부 파절되었다고 한다. 치아 파절 어금니 총 2개. 어쩐지 어느 순간부터 어금니 한쪽 구석이 매우 날카롭더라니, 그게 작은 조각이 떨어져 나가서 그런 거였다. 이걸 둔하다고 해야 할지, 게으르다고 해야 할지... 

 

처음 간 동네 치과 A에서는 어금니 두개 모두 금 인레이 제거 후 크라운 치료를 해야 하고, 치아가 좀 더 많이 떨어져 나간 어금니는 치아 삭제 과정에서 신경 치료를 해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치아가 일부 파절되기는 했지만 충치는 없는 상태에서 신경 치료라니 납득하기 어려웠다. 신경치료는 말이 치료지 사실은 멀쩡한 신경을 죽이는 게 아닌가? 하지만 충치가 없더라도 크라운을 씌우려면 치아 삭제량이 많아서 신경 치료를 해야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었다. 

 

내 어금니는 멀쩡한 게 거의 없다.

20대 초반 집 근처 치과에서 과잉 진료를 당해서 대부분 골드 인레이 처리가 되어 있는 상태다. 성인의 초기 우식증은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치 않은 경우가 더 많은데, 돈을 벌기 위한 수법으로 악용된다는 걸 몰랐지 뭔가... 물론 그때 내 치아 상태를 나는 정확히 알 수 없으므로, 꼭 필요한 치료였는데 하필 과잉 진료하는 의사들의 수법과 결과가 일치했을 뿐일 수도 있지만, 그 가능성 쪽은 낮아보인다. 이미 치과에서 그런 꼴을 당했기 때문에, 나는 이제라도 내 자연치아는 최대한 보존하고 싶었다. 특히나 크라운을 씌우게 되면 그 다음 단계는 임플란트라고 하니, 가급적 임플란트로 가는 길을 늦추고 싶었다. 

 

그래서 동네치과 A를 나와 또다른 동네치과 B에 갔다. 다른 치과에선 크라운을 해야 하고, 신경치료도 필요할 수 있다던데, 전 크라운을 하기 싫어요. 방법이 없나요? 라고 솔직히 얘기했더니 B 치과에서는 그럼 세라믹 인레이를 다시 한번 해보죠, 그리고 만약 1년 안에 인레이에 문제가 생긴다면 크라운을 할인 가격으로 해드리겠습니다. 라고 얘기했다. 솔깃했다. 그렇지만 마음 한구석이 찜찜했다. 내가 크라운을 하기 싫다고 하니 "일단 인레이를 "해준다"고 한 게 아닐까 싶어서. 인레이를 하자면서 바로 크라운 할인 가격을 꺼낸 게 마음에 걸렸다. 

 

어쩔 수 없이, 폭풍 검색이 시작됐다. 

많이 사용되는 방법은 아니지만 치아 삭제량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레진 빌드업"이라는 기법이 보였다. 레진 인레이와는 다르다. 각종 치과재료와 레진을 한겹한겹 쌓아서 치아를 수복하는 방법인데, 상당히 어려운 기술이고 치과의사들 사이에서도 그 내구성에 대해 상당히 의견이 갈리는 치료법인 듯 했다. 기대를 품고 레진빌드업으로 유명한 치과 C에 찾아갔다. 의사분이 바쁘신지 바람처럼 나타났다가 혼잣말을 뱉고 사라졌다. (이건 당일 갑자기 진료를 잡은 터라 어쩔 수 없었던 것 같지만...) 치위생사분이 대신 상담실에서 설명을 해주시는데, 파절된 어금니 옆 사랑니 빼야함, 그리고 이번에 문제가 생긴 어금니 2개 외에 다른 어금니 2개도 치료를 해야 한다고 하셨다. 이게 내 입장에서는 막 파절된 어금니만으로도 골치가 아픈데, 사랑니도 발치해야 한다고 하니 꽤 당황스러웠다. 

 

그래서 또다른 치과 D에 방문했다. 이 곳은 레진빌드업과 이맥스 온레이 기법을 주로 쓰는 치과였다. 원래 이렇게 의료 쇼핑을 하러 다니는 사람은 아닌데, 비가역적 치료와 치아 삭제량에 민감하다보니 어쩔 수 없었다. 치과 D에서는 내 치아의 케이스는 레진빌드업으로 치료하기에는 기존 금 인레이 치료를 하면서 삭제한 분량이 크기 때문에 내구성이 떨어진다, 예전에도 환자분이 우겨서 레진빌드업으로 치료를 했는데 오래 가지 않고 깨져버린 적이 있다. 안그래도 비싸고 힘든 치료인데 레진빌드업 치료 후 불안해하며 치아를 쓰느니 이맥스 온레이/오버레이로 확실하게 치료하는 게 낫다. 레진빌드업은 안된다. 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리고 마지막 치과 E에 방문했다. 여기도 집 근처인데, 이를 최대한 살린다-는 홍보 문구를 보고 갔건만 치과 A와 마찬가지로 어금니 둘다 크라운 치료를 해야 하고, 하나는 신경 치료 가능성이 높다는 답변을 줘서 실망스러웠다. 또 이 곳에서도 무조건 사랑니는 뽑고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혹시 인레이는 안되냐 물었더니 인레이로 치료를 해봤자 금방 망가진다는 답변을 받았다.

 

참고로 가격은 

A치과 : 크라운 - 개당 50만원. 

B치과 : 세라믹 인레이 - 개당 25만원, 크라운 - 개당 50만원

C치과 : 레진빌드업 - 개당 70만원 + 특수재료 사용 필요시 개당 15만원 추가, 최대 개당 85만원

D치과 : 이맥스 오버레이 - 개당 90만원 + 특수재료 사용 필요시 추가 비용 발생 가능

E치과 : 크라운 - 개당 45만원, 포스트 필요시 5만원 추가될 수 있음  

 

이었는데 그러니까 치과와 치료방법 선택에 따라 치료비용은 최소 50만원에서 최대 210만원까지 달라질 수 있었지만, 치료비용은 큰 고려 대상은 아니었다. 치아는 계속 사용하는거니까 비싸도 치아 삭제량이 제일 적고, 가장 좋은 방법으로 치료를 받고 싶었다. 하지만 전문가가 아닌 내가 무엇이 가장 좋은 방법인지 판단 내리기는 어려웠다.

일단 내가 가장 끌린 방법은 C치과의 "레진빌드업"이었다. 치아 삭제량이 제일 적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D치과에서 레진빌드업으로 치료하면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고 얘기한 게 마음에 걸렸다. 결국 레진빌드업이냐, 이맥스 오버레이냐 둘 사이에서 한참을 고민하다가 D치과에서 이맥스 오버레이 및 온레이로 치료를 받았다. (더 심한 쪽이 오버레이, 덜 심한 쪽이 온레이) 비용은 170만원 + 방문시 마다 발생한 건강보험 급여항목 진료비였고, 사실 크라운처럼 돌려깍기를 안한다 뿐이지 이맥스 오버레이도 치아 위쪽은 전부 날려버리는 방법이기 때문에 치아 삭제량은 꽤 많았다ㅠ.ㅠ 치료 만족감은 한달 밖에 안지나서 좀 더 두고봐야겠지만, 아직까지는 괜찮은 것 같다. 다만 앞으로, 과거에 골드 인레이 치료를 받은 어금니들의 재치료가 필요해진다면, 어떤 치료법이 제일 좋을지는 계속 고민이 될 듯.

 

곁다리로 이번에 치과 진료를 받으러 다니면서 "교정"에 대해서도 의사선생님들마다 의견이 달라서 또 고민이다. 쉬운 게 없구만. 여튼 치아 관리를 잘해야겠다. 특히 단단한 거 끈적한 거 질긴 거 먹지 말아야지ㅠㅠㅠㅠ (캐러멜 마니아는 더이상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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