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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via : 일상의 조각들

불공평함

mooncake 2015. 10. 20. 12:16

#1.

한주 내내 야근을 하고 주말 내내 꼼짝없이 앓아누웠는데, 나랑 내내 같이 야근한 남자동기는 멀쩡하게 주말에 놀러다니는 모습을 볼 때마다, 난 정말 인생이 불공평하다고 느꼈다. 계속 반복되는 일이니 무던해질만도 한데, 아니 이미 무던해졌지만, 그래도 새삼 억울함이 치솟는 건 몸이 아파서 중요한 일정을 포기해야 한다든가, 주말 내내 앓아눕는 일이 몇주째 반복된다든가 하는 요즘같은 때다. "일하고 아프고 일하고 아프고" 이게 내 인생의 전부라 생각하면 좀 많이 우울하다.

몸이 약할거면 겉보기에도 연약해보이면 좋으련만, 얼핏 봤을땐 아주아주 튼튼해보이는 우람한 체격이기까지하니 억울함이 두배다. (아 진짜ㅋ)

그래도 내가 내 인생에 전부 나쁜 패만 뽑은 건 아니겠지, 나에게도 뭔가 축복받은 부분이 있겠지, 다만 너무 당연해서 축복인 줄 모를뿐... 이라고 애써 생각해본다. 불평하려면 한도끝도 없고, 원래 삶은 불공평한 것이니까. 

 

#2.

출근길에 대충 두르고 나온 스카프는, 터키 이스탄불에서 사온 녀석이다.

이스탄불에 여행갔을때 나는 길거리에서 싸구려 스카프 사모으는 일에 흠뻑 빠졌었다.

지나고보니 한국에도 길거리에 오천원짜리 중국산 스카프가 널렸는데 도대체 내가 왜 그렇게 싸구려 스카프를 사들였나싶다.

물론 잘 고르면 저렴한 가격에 예쁜 스카프를 득템할 수 있는 곳이 이스탄불이지만, 내가 산 건 안그렇다;

그래도 이렇게 간간히 추억을 회상할 수 있으니, 역시 사길 잘 했나?^^

 

#3.

아파서 며칠간 출근을 하지 못했다.

회사에 나와보니 일은 까마득하게 밀려있고 여기저기서 압박이 몰려온다.

죄다 던져버리고 도망가고 싶은 마음을 몇번이고 꾹꾹 눌러가며,

평소보다 몇배는 더 예민하고 까칠하고 어린아이같이 유치해지기까지한 마음을 달래가며,

묵묵히 일을 한다.

 

그래, 원래 아픈 사람이 죄인이지...ㅠㅠ

조직입장에서야 자주 아픈 사람이 민폐 맞는데 알면서도 왜 자꾸 서러워지는진 모르겠지만

그냥 아픈 내가 다 잘못이다. 가끔은 내 존재 자체가 잘못인 것 같다.

 

#4.

이번주에 공연 약속이 두개 잡혀 있었는데 목요일 약속은 취소했고(미안하우ㅠㅠ)

일요일 약속은 "꼭 볼 수 있길" 기도하고 있다.

 

#5.

내가 아파서 회사도 못가고 앓아누운 날이, 원래는 도쿄에 "트룰스 뫼르크" 첼로 공연 보러 가려고 생각했던 날이라는 게 생각할 수록 웃긴다ㅋ

체력과 여건도 안되면서 여행 설레발은 언제나 우주대마왕급!!!!

내가 확인한 시점에 공연이 매진이었던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그게 아니였음 블로그에 저번 오사카때랑 마찬가지로 항공료/호텔/공연 티켓 위약금 아깝다며 블로그에서 피를 토하고 있었을 듯.

진짜 한치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게 인생인 것 같다.

그니깐! 여력이 될때 최대한 놀아야합니다ㅋㅋㅋㅋ 노세노세 안아플때노세!

 

#6.

업무에서 보람을 찾고 성취감을 얻고 그런 거 하나도 안필요하니깐 그냥 돈만 많았으면 좋겠다.

정말 회사 다니기 힘들다...ㅠ 몸도 마음도 너무 힘들다.

 

#7.

근데 그래도 여행은 계속 다니고 싶다.

장거리 여행 한번 다녀올때마다 이렇게 힘든데도, 도대체 어째서인진 모르겠지만 말이다ㅎㅎ

 

아래 사진은 내가 요즘 꽃혀 있는 그리스 사모스섬 코카리 마을의 풍경.

올해 2월엔 그리스 미코노스섬에 꽃혀 있었구 8월엔 로도스섬에 꽃혀 있었는데 역시 난 계속 마음이 바뀐다.

이 정도면 위에서 언급한 섬 전부는 못가더라도 그리스 섬 여행 한번쯤은 꼭 해야 할 듯.

근데 내년 상반기까지는 회사 일정상 장거리 여행은 힘들 것 같아서 슬프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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