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nderlust
토끼정 롯데백화점 본점 (명동점) 본문
언젠가
친구가 갑자기 토끼정 크림카레우동이 너무 땡긴다고 해서
가장 가까운 토끼정을 찾아간 곳이,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의 토끼정
안쪽 테이블은 분위기가 나쁘지 않은데 자리가 몇 개 안되고
우리가 앉은 자리는
지나가는 행인과 계속 눈이 마주쳐서
참 별로였다.
남들이 계속 지나다니는 통로에서 밥 먹는 기분
그다지 상쾌하지 않아...
다른 쪽 자리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는 않고.
백화점 임대료도 비싸고 공간이 한정적이니 어쩔 수 없었겠지만
아쉬운 부분.
나는 함밤 스테-끼 밥을 골랐다
친구는 크림카레우동이 먹고 싶다더니
갑자기 마음을 바꿔 꼬꼬네 하이얀 우동을 주문함ㅎ
갑자기 딴 소리지만 치킨 스튜에 우동면을 넣을 생각은 누가 처음 했을까?
이상하다는 게 아니라 정말로 신기해서 +_+
맛은,
그냥저냥...
토끼정이 처음 유행하기 시작했을때와는 달리,
지점이 많아지면서 맛이 변한건지, 내 입맛이 변한건지
여전히 아기자기하게 사진 찍기엔 이쁘다만
맛에선 어떤 감흥을 느끼기가 어려웠다.
프랜차이즈 음식이 뭐 다 그렇겠지만,
음식에 영혼이 없는 느낌....?
이라고 쓰고보니 뭐 다른 음식엔 영혼이 있나 싶기도 하지만ㅎㅎ,
아무튼 이젠 누가 가고 싶다면 모를까
나 스스로 갈 일은 없을 것 같은 토끼정
특히 줄서서 먹을 일은 절대 없을 것 같은 토끼정
.
.
.
.
.
그리고
내가 이렇게 유독 토끼정에 까칠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사실
사실
사실
토끼정의 이름 때문이다.
토끼정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집에 나오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골 밥집 이름인데,
에세이 속에서 묘사된 토끼정이 어떤 곳이었는지를 생각하면
한국의 토끼정 프랜차이즈는 정말... 반성해야 한다!
나의 토끼정은 이렇지않아...ㅠㅠ
이름을 따왔다면, 조금이라도 이름값을 할 수 있도록
가게가 나아갈 길도 진지하게 고민해 봤으면...
(하지만 전국 프랜차이즈를 시작한 시점에서 이미 요단강을 건넌 듯 ㅋㅋ)
겉만 번지르르하고
토끼정보다 더 맛없는 밥집도 워낙 많다보니
친구는 내 반응이 과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지만,
내가 건넨 무라카미 하루키의 토끼정 글을 보고는
나의 분노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ㅎㅎㅎㅎ
이상 까칠한 후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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