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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여행기(11)로마 -산탄젤로 성과 바티칸 시티 본문

외국 돌아다니기/2015.05 Italy & Belgium

이탈리아 여행기(11)로마 -산탄젤로 성과 바티칸 시티

mooncake 2015. 7. 29. 22:30



2015.05.17 (일)


전날 빌라 아드리아나에서 너무 무리한 탓인지, 저녁 7시 반부터 들어가 쉬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침부터 컨디션이 너무 안좋았다.

그래서 일단 오르비에또로 가는 기차표를 끊고 기차 안에서 쉬기로 결정!




로마 떼르미니 역 안의 자동발권기로 가서 오르비에또행 레죠날레 티켓을 끊었다. 가격은 7.7유로.


* 레죠날레 티켓을 구입할때 내 뒤에 흑인 청년 한명이 서성거리며 자꾸 나를 쳐다보길래

혹시 말로만 듣던 로마 떼르미니역의 소매치기인가?싶어서 기계에서 표가 나오자마자 잽싸게 자리를 떴는데 

자리를 뜨자마자 내 뒤에 있던 그 흑인 청년이 나를 다급하게 부르는 게 아닌가? 

뭔가 하고 뒤돌아봤더니 발권기를 가리키며 "모네따(Moneta), 모네따!"라고 외치고 있었다ㅋㅋ


알고보니, 나는 7.7유로를 딱 맞게 넣고 표를 뽑았는데(잔돈이 워낙 많아서;;;;), 

내가 표가 나오자마자 휙 가버리니깐 거스름돈 확인 안하고 간 줄 알고 걱정돼서 부른 거였다ㅎㅎ

역시 세상엔 좋은 사람이 더 많은 것 같다^^

(그래도 노파심에 덧붙이자면 역시 로마 파리 프라하 리스본 바르셀로나 이런 동네에선 조심 또 조심하는 게 맞습니다)





근데

트렌이탈리아 홈페이지와 발권기에서 분명히 오르비에또로 가는 8:50 차가 있다는 걸 확인하고 표를 끊었는데 

이상하게도 전광판에는 오르비에또행 레죠날레의 플랫폼이 표시되지 않는거다


플랫폼이 왜 안뜨는지를 확인해보기에는 기차 시간까지 남은 시간이 너무 촉박했고

오르비에또로 가는 레죠날레는 보통 1est와 2est 플랫폼에 정차한다길래 일단 1est 플랫폼 쪽으로 걸어가보기로 했다.

(*떼르미니역의 1번 플랫폼과 1est 플랫폼은 다르다. 1est 플랫폼은 1번 플랫폼 쪽에서 훨씬 더 안쪽으로 한참을 들어가야한다)



 


1est 플랫폼으로 가는 머나먼 길 도중 쿱 수퍼마켓(Coop)도 발견하고

(*Conad와 함께 떼르미니역에서 여행자들에게 제일 인기 많은 장소가 아닐지ㅎㅎ)





기차역 안에 주차되어 있는 차들이며(기차역 안 플랫폼 옆으로 차가 쑥 들어오는데 나만 신기한건가?!)

 이발소(Barbiere)도 보고...

근데 이렇게 우연히 발견하는 거면 몰라도 광활한 떼르미니역에서 이발소를 일부러 찾아가야 한다면 참 힘들 것 같다ㅋ





그렇게 한참을 걸어 1est 플랫폼에 도착했다.

근데 뭔가 썰렁...하다? 그리고 이쪽 전광판엔 아예 아무런 표시가 없다;;

나 말고도 기차를 기다리는 현지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두 명 더 있긴 했는데 이들도 뭔가 매우 혼란스러운 표정이라 물어보기도 좀 애매했다.


그리고 이 곳에서 나는, 설상가상으로 호텔에 중요한 뭔가를 두고 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ㅋ

호텔에 다녀오면 기차를 놓칠 것이 분명하고, 그걸 안가지고 오르비에또까지 다녀오기란 불안하고...

결국 원래 기차가 와야 하는 시간이 지났는데도 기차는 올 소식이 없길래ㅠㅠ 나는 기차를 포기하고 호텔에 다녀오기로 했다.


호텔에 갔더니 호텔 메이드 할머니는 내가 30분 정도 나갔다 온 사이에 벌써 내 방 청소를 말끔히 해놓으셨다.

게다가 얼마나 정겹구 친절하신지 피곤하고 지친 심신에 작지만 소중한 위로가 되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Fenicia 호텔은 그 어마어마한 소음만 아니라면 가격대비 참 좋은 호텔이다. 잠귀 어두운 분은 괜찮을 듯...?;;





떼르미니역 건너편의 내가 묵은 호텔이 있는 골목 풍경.

이곳(떼르미니역 1번 플랫폼 쪽 거리)은 치안이 나빠보이지 않았는데 

물론 이건 그냥 나 혼자만의 생각일수도 있다. 내가 이런 부분은 워낙 겁이 없는 편이라^^;;;





기차 한대를 놓치고 나니 내가 끊은 표로 오르비에또에 가는 그 다음 기차는 몇시간 뒤에나 있어서

(*시간이 정해져 있는 표가 아니라 언제든 쓸 수 있지만 동일 동급의 기차만 탑승 가능하다)

이 표를 환불을 받을지 아님 로마에 있다가 늦게라도 출발할지 고민하며 떼르미니역 앞 카페에 들어가 카푸치노를 주문했다. 





전날 뽄떼 맘몰로 역에서 마신 것만큼 맛나지는 않았던 카푸치노.

아마 주인 아저씨가 중국인이라 약간 김이 샌 탓도 있을 거다ㅋ

나는 가보지 않았지만 로마에서 티라미수 맛집으로 유명한 Pompi도 중국인이 인수했다고 하던데, 역시 요즘은 어딜가나 중국인 파워를 느끼게 된다ㅎ





카푸치노를 마시고 나와 500인 광장 버스 정류장으로 가서 적당해 보이는 버스를 골라탔다.

9시가 넘어서 그런지 버스엔 사람이 꽉꽉, 아주 꽉꽉 들어차 있었고

내 한몸 중심 잡을 곳에 발을 디디는 것조차 쉽지 않아, 새삼 로마 탈출에 성공하지 못한 것이 짜증났다 ㅠㅠ

여기는 5월에도 이렇게 사람이 많으니 7,8월엔 정말 장난 아니겠다...

한참 버스를 타고 가다가 역시 대충 적당해 보이는 곳에서 내렸다.





바로 요기.

나를 내려놓고 떠나가는 버스 꽁무늬





해는 쨍쨍 아주아주 쨍쨍한 덕에 햇볕 알러지가 도지는 것 같아 몹시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

나는 영국에서도 햇볕 알러지가 도졌던 사람입니다

큽...





일단 산탄젤로 성부터 가야지 라고 생각했으나





이건 좀 잘못된 결정이었다. 바티칸 시티 앞을 먼저 갔다 오는 게 동선 상으론 훨씬 효율적이었을텐데

그치만 뭐 나는 늘 이러니깐ㅋ

(체념하면 편해요 여러분)









역시나 또 플레이모빌을 꺼내보고^^

(*근데 내 카메라로는 어떻게 해도 플레이모빌과 배경 모두를 선명하게 찍을 수가 없어 안타까웠다)





자유로운 영혼!!

사람들이 나보고 자유로운 영혼이라고 종종 그러는데 난 사실 예민하구 어떤 부분에 대해서는 상당히 까다로운 성격이라 

자유로운 영혼이 되는데에는 태생적인 한계가 있다ㅠㅠ

예를 들면 저 남자아이처럼 아무데나 철퍼덕 앉는 것도 못한다. 털털한 성격이 되려고 노력하는데 참 쉽지 않다.





어딜가나 개랑 고양이만 보면 정신을 못차리고 사진을 찍어댄다ㅎ





드디어 산탄젤로 성 앞.

이곳 역시 전날 갔었던 빌라 아드리아나 만큼 하드리아누스 황제와 인연이 깊은 곳이다.

 








정말 끝내주게 날씨가 좋았다,





저 멀리 바티칸 시티가 보인다.

(다시 한번 말하자면 저 쪽을 먼저 다녀왔다면 훨씬 좋았을텐데;;; 항상 생각없는 주인 만나 고생하는 불쌍한 나의 다리)





이곳에도 사랑의 자물쇠가...^^





괜히 정감가는 테베레 강





이 천사상, 아름답지만 손은 약간 무섭게 보이는 듯? ㅎㅎ





이 다리 위에서 어떤 동양 여자분이 본인 사진 찍어달라구 해서 찍어드리고 그 분이 내 사진도 찍어주셨는데

이번 여행 중 최고로 맘에 들게 나왔다^^

두번째로 맘에 드는 사진은 피렌체 베키오 다리에서 어떤 남자분이 찍어주신 사진. 그 분은 어쩐지 프로의 향기가 솔솔 풍기더니 사진도 멋지게 나왔다. 

그외 다른 사진들은 대략 안습이다ㅋㅋ


아... 발로 대충 찍어도 예쁘게 나오는 미모를 가진 사람들은 얼마나 좋을까... 진짜 살맛 날거야





바티칸 시티로 가는 길

관광객과 사진 찍어주는 알바 하는 로마 병사 오빠들. 근데 가까이서 보면 옷이 상당히 허접해서 별루였다.





바티칸 시국을 향해 가다가

얼마 걷지 않았는데 전날 무리한 탓에 다리도 너무 아프고 햇볕은 너무 따갑길래 나도 모르게 눈 앞에 보이는 성당에 쑥 들어갔다





바로 이 곳!

들어갔더니 미사 진행 중. 그리고 아름다운 오르간 소리가 막 울려퍼지는데 어찌나 행복하던지♡

시원하지, 아름답지, 종종 음악도 들려주지, 앉아서 쉴수도 있지... 유럽의 성당은 사랑입니다.





내가 들어갔던 성당은 바로 여기

피곤함에 지쳐 이름은 모릅니다.....(반성)









바티칸 시티를 향해 열심히 걸어가는 사람들. 나도 함께 열심히 걸었다.





이미 여러번 말했지만 이번 이탈리아 여행에서 나의 마음을 더 강하게 잡아끈 것은 유명한 유적지가 아닌, 이런 작은 골목 골목들.





저 너머까지 걸어가보고 싶었는데 힘들어서 관둠

역시 모든 일의 기본은 체력인 것 같다.





이탈리아 여행 내내 내 마음을 사로잡은 또다른 한가지는 딥오렌지색의 건물들

저 색감이 봐도 봐도 그냥 너무 좋았다.













드디어 바티칸 시티.





실제로는 사람이 엄청 많았는데도 블로그에 들려주시는 분들이 종종 내가 찍은 사진을 보고 "사람이 없어보이네요? 한적해 보이네요?" 라고 하시는데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ㅋㅋ

이 얘길 왜 하냐면 일요일 늦은 오전의 바티칸 시티 앞은 정말 사람들로 드글드글했는데 이 사진으로 보면 그렇게까지 붐벼보이지는 않아서이다.

물론 내가 가급적 사람들을 피해 사진을 찍기도 하긴 하지만서도...





암튼 사람이 참 많았다.





바티칸 시티 광장 앞에 울려펴지는 오르간 소리가 참 좋았다.





애초에 바티칸 시티에 입장할 생각이 없기도 했지만 인파에 밀려 아예 포기ㅋ





그리고 왠지 이 건물에 흥미가 생겨 앞으로 다가갔는데





젊은 신부님이 뭔가 굉장히 우울한 표정으로 앉아 계셔서 도대체 무슨 사연이 있는 건가 궁금했다...









젤라또 간판이 인상적이라 젤라또 하나 사먹구 갈까 하다가 패스


















봐도봐도 너무 좋았던 이 딥오렌지색의 건물

파란 하늘이랑 어쩜 그리 잘 어울리는지^^





그리고 원래 내가 가려던 방향은 이 쪽이 아니였는데

왠지 저 아치 밑을 지나가면 뭔가 근사한 곳이 나올 것 같아서 쭈욱 걸어갔다.





갔는데 나온 곳은

아까 내가 버스에서 내린 곳 근처ㅋㅋㅋㅋ

결국 아까 내린 버스 정류장에 잠시 서서 어디로 가야할까 고민하다가 너무 뜨거운 햇볕을 피해 다시 충동적으로 버스에 올라탔다.





한적하고 시원해서 좋던 버스 안

그런데 얼마 안있어 다시 충동적으로 어디선가 내리고 말았으니...ㅋ

(이래서 사람들이 나보고 자유로운 영혼이라고 하는건가;;;)



바티칸 시티 다음으로 어디에 갔었는지는 다음편에서 알려드리겠쑵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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