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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돌아다니기/여행계획&잡담

여권 재발급 & 여행 권태기

mooncake 2018. 9. 5. 23:00

여권 유효기간이 딱 6개월이 남아서, 구청에 여권 재발급 신청을 하러 갔다. 나라마다 다르지만 "6개월 이상의 기간이 남은 여권"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아직 확정된 여행은 없지만 미리 갱신받아놓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24장과 48장 사이에서 고를 수 있길래, 현재의 여권을 들춰봤더니, 9년 6개월간 총 26장을 썼더라.

애매한 숫자였다. ​​이젠 우리나라 출입국 모두 도장을 찍지 않으니 출입국 모두 각각 도장을 찍던 시절에 비해 여권이 여러장 남을 것 같고, 또 내가 ​예전보다 여행을 더 많이 다닐 것 같지도 않아서 24장짜리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그래도 혹시 몰라 48장으로 신청했다. 발급비용은 각각 오만원, 오만삼천원으로 큰 차이는 안나는데, 24장짜리가 얇아서 마음에 들었다. 여행 중에는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짐을 줄이고 싶으니까.

1년전만 해도 고민의 여지없이 무조건 48장짜리로 발급을 받았을텐데, 예전보다 ​​​여행을 덜 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 약간 씁쓸했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여행생활자를 목표로 하고 있었는데, 그때의 나라면 48장도 부족해서 사증란을 추가할 기세였는데, 도대체 언제부터 이렇게 되었을까...


원래 기한이 6개월 남았던 기존 여권은 VOID 펀칭 처리가 되어 사용 불가. 다음주 월요일에 새 여권을 받기 전까지는 유효한 여권이 없는 상태다. 기껏 여권이 없을 뿐인데 무국적자가 된 느낌이 든다ㅎㅎ 오바쌈바육바하는 것 같지만 어쨌든 이번 주말에 예전처럼 "하루 전날 비행기표 끊어 급여행 떠나기"가 불가능한 것은 맞으니까.


24장 짜리로 발급할 것인지 다만 몇초간이라도 고민한 것이 참 헛된 고민이었다싶을 정도로 48장을 꽉꽉 채울 수 있게끔 이 여행 권태기가 빨리 지나가버렸으면 좋겠지만, 왠지 예전보다 여권이 썰렁해질 것 같은 불길한 예감. 

실제로 아직 이번 추석 연휴 비행기표를 끊지 못했다. 부서 내에선 2주간 여행에 대해 협의가 완료된 상태인데, 정작 나는 비행기표도 없는 상황이다. 이래저래 생각해 둔 일정은 있었는데 지난 주말 사이 티켓 가격이 35만원이나 올라버려서 아직 발권을 못했다. 결정장애자의 말로란... 갑자기 비행기표값이 오르거나 망설이다 괜찮은 비행기표를 놓치는 게 한두번 겪은 상황은 아니지만 이번엔 유독 여행 의욕이 꺽인다ㅠ 추석에 여행 못간다고 무슨 일 나는 건 아니니까 적당한 표를 못구하면 그냥 안가면 되는 거지만, 그래도 맨날 욕먹어가면서 어렵게 어렵게 가다가, 이번엔 나름 남들이 2주간 맘편히 다녀오라며 멍석도 깔아주는데 못가면 왠지 억울...

하... 어쩐다지.


내일 기적적으로 집나갔던 비행기표 가격이 돌아와서 꼭 발권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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