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nderlust
드레스덴, 얀 리시에츠키, 슈만 피아노협주곡 본문
7월 8일, 내일부터 10일까지 3일간 드레스덴 젬퍼오퍼에서 얀 리시에츠키의 슈만 피아노협주곡 연주회가 있다. 그리고 나는 지금 드레스덴에 가지 못해 슬퍼하고 있는 중.
업무 일정상 휴가 내는 게 불가능한 시기라 이미 포기했었던 공연인데, 지난 주말 얀 리시에츠키의 슈만 피협을 듣다가 다시 한번 열정이 화르륵 불타올라 비행기표 검색에 돌입했지만 아무래도 휴가 이후의 상황을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아 포기.
얀 리시에츠키의 최근 국내 공연은 빠짐없이 참석했고(그래봤자 두번^^;) 앞으로도 얀 리시에츠키의 공연은 국내외에서 자주 있을테지만 이번 드레스덴 공연이 유독 아쉬운 이유는,
1. 너무 마음에 들어 꼭 다시 갈거라고 다짐했던 도시 드레스덴에서 열리는 공연이고 (마침 공연장도 공연을 보고 싶었던 젬퍼 오퍼다)
2. 얀 리시에츠키가 연주한 곡 중 제일 좋아하는 슈만 피아노 협주곡이 연주되기 때문... (우리나라에선 언제쯤 들을 수 있을지ㅠ 내가 다른 나라 가서 감상하는 게 확실히 더 빠를 듯)
게다가 7월초 급여행인데도 출발일 며칠전에 검색해본 훌륭한 경유 일정의 루프트한자 비행기표가 백만원 남짓, 예전에 드레스덴 여행 갔을때 눈여겨둔 좋은 위치의 4-5성급 호텔들도 괜찮은 가격으로 전부 예약 가능한 상태고, 물론 당연한 얘기지만 콘서트 티켓도 3일 모두 남아 있었다. 차라리 티켓이 매진이라던가, 비행기표가 극악의 스케쥴만 남아 있었다거나 하면 모르겠는데, 회사 빼고는 모든 상황이 여행 가기에 딱이니 더욱더 아쉬웠다.
휴가를 길게 내기 곤란한거지 아예 낼 수 없는 상황은 아니라, 내가 체력걱정 돈걱정 없는 사람이라면 3일 정도 휴가를 써서 딱 3일치 공연만 듣고 서울로 돌아와 출근하는 방법도 있긴 했다. 하지만 유럽에 4-5일 체류하자고 비행기표값 들이는 건 아무리봐도 돈지랄이고, 그 4-5일 사이 장거리 비행을 두번 하는 건 체력적으로도 무리였다.
아무튼 지금 드레스덴에 있더라면 정말 좋았을텐데. 호텔에서 늦잠을 자고, 구시가지와 엘베강변을 천천히 산책하다 공연을 듣고. 이전엔 시간 관계상 대충 훑어만 봤던 미술관을 이번엔 천천히 하루종일 구경하고, 쇼핑도 하고, 카페에서 멍 때리고, 호텔 수영장에서 매일매일 수영도 하고. 근교도시는 마이센 정도만 다녀오는 것으로, 그렇게 늘 꿈꾸던 여유 넘치는 여행을 할 수 있었을텐데.
아무튼 정말 아쉽고도 안타깝다.
돈을 벌기 위해 사는 건 아닌데, 살다보면 돈벌이가 1순위가 되어버리는 현실이 슬프다.
*추석연휴 즈음 해서 2주 정도 여행을 갈 수 있긴 한데 예전처럼 "너무너무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도시가 없다ㅠㅠ 여행권태기인 요즘, 이번 드레스덴처럼 미친듯이 끌리는 여행은 정말 드문지라 더욱더 아쉬운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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