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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네스프레소 인피니망 프뤼테, 틴캔, 복층집, 북티슈, 재고귀인 본문

Trivia : 일상의 조각들

연말, 네스프레소 인피니망 프뤼테, 틴캔, 복층집, 북티슈, 재고귀인

mooncake 2022. 12. 23. 18:00

연말.
술은 거의 마시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주중 네번의 저녁 약속은 너무 힘든 일이다. 체력이 거의 초토화 되어 좀비같은 상태임. 그렇다고 모임에 안나갈 수는 없고... 약속 많다고 투덜거릴 수 없는 게 약속 없을 떄도 많기 떄문에ㅋㅋㅋㅋ 불러줄 때 나가자!!



https://m.blog.naver.com/professionaldog/222961803500

집에서 페페론치노 키우기

마트 던전에 가면 수입산 매운맛이 가득합니다. 특별히 원하는 아이가 있습니다. 페페론치노(페페로치노)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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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페퍼론치노 키우기.
이 분의 근성이 놀랍고 페퍼론치노를 예쁘게 키워내셔서 또 놀랍다. 대단한 분이다. 중간에 몇번씩 분갈이를 하시는 것도 대단하다. 동시에 나는 절대 못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모든 일들이 다 어렵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예전엔 이러지 않았는데, 일단 되던 말던 시도해 보던 것이 나였는데, 요즘은 뭘 봐도 어렵고 귀찮아보여서 안타깝다.




네스프레소 피에르 에르메 인피니망 프뤼테.
홀리데이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나온 라즈베리 가향 캡슐인데 맛있어서 이번 겨울에 즐겨 마셨다 :) 향이 굉장히 독특함!


투썸플레이스 상품권이 생겨서 뭘 살까 둘러보다가 투썸 슈톨렌이 눈에 들어왔다. 틴캔 모으는 걸 좋아해서 잠시 혹했지만 슈톨렌을 별로 안좋아해서 관뒀다. 하지만 다들 슈톨렌이 맛있다고 하니깐 혹시 하필이면 내가 그간 먹은 슈톨렌이 유난히 맛없는 것들이라 잘못된 선입견을 갖고 있나 싶기도 하다.



재작년 집을 지을 때, 오빠가 보일러는 꼭 와이파이 보일러여야 한다고 주장해서 보일러 컨트롤러를 재설치하는 등 좀 귀찮은 일이 있었다. 오빠 말로는 퇴근할 때 미리 보일러 돌려놓고 집에 오면 좋지 않냐는 거였다.

그런데 사실 굳이 보일러를 퇴근길에 미리 돌릴 필요는 없는 것이, 12월 초만 해도 23도 정도는 유지됐고, 한파가 온 지금도 난방 없이 21도 정도이기 때문에 굳이 미리 보일러를 돌리지 않고 집에 도착한 후 난방을 돌려도 충분하다. 하지만 와이파이 보일러는 의외의 면에서 도움이 됐는데
(1) 보일러 외출모드로 돌려놓지 않고 나왔을 때 제어 가능
(2) 여름에 에어컨 틀어놓고 외출했을 때 사태파악 가능 -> 에어컨은 원격으로 끌 수 없지만 부모님에게 부탁드리면 됨ㅋㅋ

집을 새로 짓기 전에는 내 방이 1층에 있어서 이런 부분들을 신경쓰지 않아도 부모님이 다 케어해주셨는데 (부엌과 현관이 1층에 있으니 부모님 방은 2층이어도 어차피 1층에 내려오셔야 함) 집을 새로 지은 후에는 내 방이 2층에 있어서 부모님이 2층에 잘 안올라오신다(...) 그러니까 하루종일 난방을 켜놓는다거나 하루종일 에어컨을 켜놓는다거나 하루종일 전등을 켜놓는다거나 하는 상황이 발생함. 단층과 복층은 행동 패턴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 집이 운동장만한 게 아닐바에야 집이 넓어도 단층이면 집의 끝과 끝을 오가는 것이 그리 힘든 일은 아닐텐데, 집이 작더라도 복층이면 층간 이동은 꼭 필요하지 않는 한 잘 하지 않게 된다. 생각해보면 나도 어린 시절을 제외하고는 2층에 자주 올라가지 않았다. 지금도 3층 다락에 거의 올라가지 않는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단층에서 사니까, 예전에 이층집 불편하지 않냐고 할때 아니 전혀?!라고 답했었는데 그건 어쩌면 내 방이 일층이었기 때문일수도 있다;;; 돌이켜보면 집을 새로 짓는 동안 살았던 임시집이 단층집이었는데 부모님과 같은 층에 있어서 불편하지 않았고, 오히려 자주 마주칠 수 있어서 더 좋았던 것 같다. 새 집으로 와서 이층에 혼자 있으니 괜히 쓸쓸한 기분이 들기까지 했다. 거기에 위에도 썼듯 부모님이 돌봐주시던 일상생활의 상당 부분이 내 몫으로 돌아온 것도 상당히 힘들었다. 근데 따지고보면 아주 오래전부터 진작 내 스스로 했어야 하는 일들이라 이걸로 투덜거릴 수는 없지.

어릴 때는 분명히 지하실, 옥상, 테라스, 마당이 딸린 이층 단독주택에서 사는 것이 즐거웠는데 나이가 들고 집 관리 책임과 집안일이 일부 내 몫으로 이관되고 보니 왜 다들 아파트를 선호하는지 알 것 같다. 별로 하는 게 많지도 않은데 할 게 많고 너무 피곤함...ㅠ.ㅠ 쓰다보니 얘기가 중구난방인데 아무튼.. 네.. (1) 여러 층으로 이루어진 집은 피곤하다. 다만 당신이 부지런하고 삶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이야기가 좀 달라질 수는 있다. (2) 스마트홈 원격제어 시스템이 갖추어진 집이 아닐 경우 와이파이 보일러는 상당히 유용하다 (3) 생활에서의 자립은 중요하다가 되겠습니다.



얼마전 누수가 생겼던 부분에 도배를 새로 했는데 잠시 내 방에 있다 나와보니까 도배사님들이 거실에 방치되어 있던 책들을 가져다가 받침대로 놓고 작업을 진행하고 계셨다. 계단 부분에 도배를 하다보니까 도배 할 때 쓰는 도배 우마 사다리에 받침이 필요했던 것... 나는 정말 식겁했는데 차마 그 앞에선 뭐라 말 못했고 그 책들은 먼지를 뒤집어쓴 상태로 다시 거실에 방치되어 있다. 일반 물티슈로는 책이 상할 것 같아서 도서관에서 봤던 북티슈를 사서 써야 하나 싶은데 배송비가 아깝다(...) 일반 물티슈랑 차이가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음. 일단 책을 아무렇게나 쌓아둔 내 잘못이기는 한데 그래도 물어보지 않고 냅다 사다리 받침으로 쓰신 그분들도 참... 아니 근데 이게 이쪽 일하시는 분들 공통이라는 ㅠ.ㅠ 집에 하자보수 할 때마다 늘어나는 바닥 패임과 도배 스크래치 망가지는 물건들... 흑흑



재벌집 막내아들에 "재고귀인"이라는 게 나왔다고 한다. 어 그거 제 사주에도 있던데요?라고 했더니 대단한 부자가 될 운명이라고 해서 잠시 설레였으나ㅋㅋ 아니 그런데 전 여기서 왜 이러고 있죠.......... 사주를 믿고 싶어도 믿을 수 없는 게, 이미 틀린 게 많음ㅋㅋㅋㅋ 그래도 아직 인생 다 산 건 아니니까 재고귀인은 맞았으면 좋겠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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