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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8.6. 윈저 - 윈저성 본문

외국 돌아다니기/2013.08 Dubai, England & Cardiff

2013.8.6. 윈저 - 윈저성

mooncake 2014. 5. 20. 22:07

 

전날의 우울함을 떨치기 위해 내가 선택한 곳은 런던에서 약 1시간 거리인 윈저.

말 그대로 즉홍적인 결정이라 서울에서 아무런 준비도 안해갔고, 내가 들고 간 가이드북에도 런던 근교 도시 중 윈저는 쏙 빠져 있네.... 그렇지만 "현지 관광 안내소 가서 지도 받으면 되지 뭐"하고 패기 넘치게 출발!

가기 전 숙소에서 검색한 내용은 윈저에 가려면 워털루역에 가야하고, 기차표를 끊을땐 윈저성 입장권이 포함된 왕복 티켓을 사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 전부였다. 



일단 기차 시각이 언제인지, 얼마나 자주 있는지도 모르니 (아이폰4의 화면은 작고, 임페리얼 컬리지의 와이파이는 자꾸 끊겨서 검색하기 썩 좋은 환경은 아니다ㅋ) 일단은 워털루역에 빨리 도착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에 그 좋아하는 임페리얼 컬리지의 아침식사도 거르고 워털루역으로 향했다. 워털루역에서 윈저성 입장권이 포함된 왕복 티켓을 달라고 하면, 이렇게 세 장을 준다. 윈저로 가는 기차표, 런던으로 돌아오는 기차표, 윈저성 입장티켓(*단, 바로 입장은 안되고 윈저성에 가서 다시 교환해야함) 작년 8월 기준, 왕복 기차표+윈저성 입장료는 25.75파운드였다.


참고로, 브라이튼에 갈땐 Southern Railway를 이용했고

윈저에 갈땐 South West Trains

그리고 카디프에 갈때는 Great Western Trains를 이용했다. 

별거 아닌데 남 - 남서 - 서 순서로 기차회사를 이용한 것과, 각각의 철도회사들이 조금씩 다른 특징을 갖고 있는 것이 재밌다고 생각했다.



윈저로 향하는 길.

쓸데없이 예민한 편이라 기차든 비행기든 호텔이든 버스든 잠을 잘 못자는 편인데 이상하게 영국 기차들하고는 상성이 잘 맞는지 기차만 타면 참 곤하게 잠을 잘 잤다. 윈저로 가는 짧은 구간에서도 2~30분 정도 숙면을 취했다. 그리고 이 잠들이 체력을 회복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영국 철도 만쉐이! 담번엔 런던-콘월 구간 야간열차를 이용해 볼 계획이다.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ㅎ



워털루역에서 9:28 차를 탔고, 윈저 & 이튼 리버사이드역에 도착한 건 10:25이었으니 약 1시간이 걸리는 셈.



기차에서 잠도 좀 잤겠다, 어제 구입한 색색가지의 M&M을 먹어 당분도 보충했겠다, 제법 가뿐해진 상태로 기차에서 내렸더니 왠지 기대감 넘치는 풍경이 펼쳐진다. 오오..



기차역 문도 느낌 좋아!



아담하고 고풍스러운 윈저 & 이튼 리버사이드역.

원래 관광 안내소에서 지도 챙겨갈 생각이었는데 기차에서 내린 사람들이 우루루 가길래 나도 우루루.. 따라가다가 지도 받는 걸 깜빡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지도 없이도 이 동네 돌아다니는 건 전혀 문제가 없었다. 여행 준비 안해간 길치에겐 최고의 동네다. 



왜냐면 역에서 사람들 걷는 방향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금방 윈저성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아, 이 동네 너무 예쁘다. 



건물들 참 고풍스럽다. 근데 자세히 보면 왼쪽 건물 1층은 맥도날드고 오른쪽 건물 1층은 스타벅스다ㅋㅋㅋ

관광지에 글로벌 프랜차이즈 식당만 가득한 건 물론 실망스러운 일이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걔네들이 그래도 조금씩은 있어줘야 여행자 마음이 편안해지는 법..^^;;; 



으흐흐흐흥 그래, 이거야, 난 이걸 원했어..하며 연신 사진을 찍어대며 윈저성으로 올라갔다. 이때 내적 갈등이 심했다. 왜냐면 11시에 근위병 교대식이 있다고 들어서 서둘러야 할 것 같은데 동네가 너무 이뻐서 사진을 안찍고는 못지나가겠어..;;;





윈저 성 근처의 상점가. 나중에 다시 포스팅하겠지만 식당도 많고 쇼핑할 것도 많다...! 참고로 윈저 근처 상점가엔 한국의 젊은 여성들이 좋아하는 왠만한 브랜드는 거의 다 있었다.(조 말론, 크랩트리&에블린, 캐스 키드슨, 판도라 등등등) 



이 동네가 얼마나 마음에 쏙 들었냐면, 근위병 교대식 보러 가야해서 바쁜 와중에도 앞만 찍는 게 아니라 아까 사진처럼 옆도 찍고, 심지어는 몸을 돌려서 지나온 길도 찍고...하느라 시간을 엄청 소비했을 정도.

*다만 나는 여행지에서 왠만한 사람들보다 사진 찍는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다...ㅎㅎㅎㅎ 남들 1장 찍을때 최소 5장은 찍는 듯...^^;;;



안그래도 이 동네 맘에 쏙 드는데 뫅뫅뫅! 이런 예쁜 옷 입은 언니들까지 서있다....! 아아~♡



요기는 윈저성 출구고, 여기 건너편에 입구가 있다. 



드디어 윈저성 입장!

가격 비교를 안해봐서 워털루역에서 기차표와 세트로 구입한 윈저성 입장료가 얼마나 저렴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가격이 저렴하지 않더라도 꼬옥꼬옥꼬옥 윈저성 입장티켓은 런던에서 미리 구매해 가길 권한다. 왜냐하면 윈저성에 가면 티켓을 구입하기 위한 줄이 엄청나게 길기 때문에, 티켓을 미리 사가면 시간을 많이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 그렇다 할지라도 미리 구매해간 티켓을 다시 교환하는데 시간이 제법 걸리고(*한국 직원이었다면 1분이면 끝낼 것 같은데, 윈저성의 영국인 직원들은 자기들끼리 농담까지 해가면서 세월아 네월아... 나를 포함 2~3팀의 티켓을 교환해주는데 10분 넘게 걸리더라...ㅠ.ㅠ) 보안수색까지 꼼꼼하게 하기 때문에 11시 근위병 교대식을 볼 계획이라면 적어도 10시 경에는 이튼역에 도착하는 것이 안전할 것 같다. 



윈저성으로 가는 길. 중세느낌 팍팍 난다.





거의 11시가 다되어 입장, 빨리 근위병 교대식 보러가야지!하고 있는데 문제는

어디로 가야할지 모름...ㅋㅋㅋㅋ



성당 앞에도 갔다가 이건 아닌 것 같아서



본 성 근처에도 갔는데 여기도 왠지 아닌 것 같구



우왕좌왕하는데 



이미 어디선가 교대식을 마친 그들이 내려오고 있다...ㅋ



나도 모르게 다른 여행객 몇몇과 함께 근위병 아저씨들을 빠른 걸음으로 끝까지 따라갔다ㅋㅋㅋㅋ

마치 초등학생처럼 괜히 막 신나서 쫓아갔다...-0- 이것만으로도 유쾌한 경험이라 교대식을 못본 게 크게 아쉽지는 않았다. 



와웅 근데 진짜 날씨 좋다.. 아.. 하늘 좀 봐.



일전에도 한번 포스팅한 적 있는, 뭔가 어수룩하고 귀여웠던 근위병ㅋ  



윈저 성 내부의 세인트 조지 성당.

왕실 예배당이니만큼 뭐, 정말 정말 멋지다. 사실 유럽여행 다니다보면 하루에도 수 회 들리는 곳이 성당이다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아무래도 감흥이 떨어지기 마련인데, 세인트 조지 성당에서 간만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특히 조지 6세가 잠들어 있던 채플이라던가, 또, 남의 묘지에서 이런 말 하기는 좀 미안하지만 엄청나게 압도적인 인테리어로 꾸며진 방이 하나 있었는데 지금은 그게 누구 묘였는지 기억이 안난다.



세인트 조지 성당 내부에서 촬영한 외부 풍경.



세인트 조지 성당을 포함, 윈저성 전역에서 내부 사진 촬영은 금지다. (당연하다, 여왕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그래서인지 전체적인 인상만 기억이 날뿐, 10개월이 지난 현재 시점에서는 세부 내용은 거의 기억이 안난다. 아, 참으로 불완전하고 빈약의 인간의 기억력이여...


이러니 가끔은 사진촬영이 여행에 누가 되는 것 같아도, 촬영을 멈출 수가 없다. 촬영하지 않으면 기억을 되살릴 촉매제 조차 없기에.(그대신 기억이 촬영된 사진 위주로 재구성된다는 단점도 있긴 하다...) 



윈저성 곳곳에는 기념품 가게가 설치되어 있어 관광객을 유혹한다. 

갖고 싶은 게 진짜 많다!!!!!!!!!!!!!!



바람막이도 윈저성 마크가 붙어 있으니 괜히 있어보여서 살까말까 고민 꽤 많이 했고 



예쁜 그릇은 뭐, 정말 엄청나게 많았다.







친절하게 국제 배송 서비스도 가능하다고 곳곳에 써있었지만... 그게 대체 얼마야...ㅠ.ㅠ





로열 베이비 탄생 기념 제품도 많았다. 



예쁜 양철캔에 들어 있는 각종 과자며, 홍차며...

사진엔 없지만 윈저성 마크 똭 박아놓은 고급스러운 수건이며, 각종 목욕용품들



웰시코기 인형들과 각종 책들까지...  

(*쟤네들 한마리 데려오려고 했는데 까먹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세인트조지 성당에서 파이프 오르간 연주 씨디 사오려고 했는데 그것 역시 까먹었다...ㅠ.ㅠ)


결국 윈저성에서 산 것은 친구들에게 주기 위한 립밤과 아빠 선물용 쇼트브레드가 전부. 

사고 싶은 건 많았지만 비싸고, 하루종일 돌아다녀야 하는데 무거울까봐 부담되고... 그래도 멋진 물건들이 참 많아서 괴로우면서도 즐거웠다.



드디어 본성으로 가는 길!





런던 시내보다 공항과 더 가깝다보니 이렇게 날라가는 비행기가 크게 보인다. 물론 소음도 크지만. 

새삼스럽지만 사람들 사진 찍는 게 거의 다 비슷한가보다. 사진을 잘 보면 상당수가 다 저 비행기를 찍고 있음ㅋㅋㅋ



근데... 성을 관람하기 위한 줄이 이렇게 길다ㅠ.ㅠ

본 성 관람은 크게 두 파트로 나눠지는데, 퀸 메리의 돌 하우스와 왕실 가족들의 그림 작품을 보고 본 성을 관람하는 것과, 퀸 메리 돌하우스 및 왕실 가족들의 작품은 패스하고 본 성만 관람하는 것. 

그리고 대부분 윈저성의 하이라이트인 퀸 메리의 돌 하우스를 보기 위해 줄을 서 있었다. 

여기서 정말 하염없이 기다린 것 같다. 


게다가 돌 하우스 보러 가서도 (아는 사람은 다 아는, 그 대단한 퀸 메리의 돌 하우스 말이다!!!!!!!!!) 사람이 워낙 많으니, 멈춰 서서 보지 못하고 그냥 걸으면서 스쳐지나가듯 봐야했다ㅠㅠㅠㅠㅠㅠ 이건 본 게 아니야. 지나치기만 한거지...ㅠㅠㅠㅠ 그 다음 전시물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그녀의 동생 마가렛 공주가 어린 시절 프랑스에서 선물받은 인형 세트는 그나마 조금 찬찬히 훑어볼 수 있었고, 이후 왕실 가족들의 그림전시관에 가서야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엘리자베스2세 여왕이 프랑스에서 받았다는 선물인형은 방대한 양의 의상과 각각 그 의상에 걸맞는 악세사리들을 지니고 있었는데, 보존된 모습을 보아하니 정작 어린이 엘리자베스와 마가렛은 그 인형을 제대로 갖고 놀지는 못했겠다 싶다(...ㅠㅠ) 왕실 가족들의 그림 컬렉션도 의외로 볼만했고 - 특히 찰스 왕세자의 그림 실력이 놀라웠다 - 그 다음은 왕실 식기 컬렉션으로 넘어갔는데 나 진짜 여기서 기절하는 줄 알았다ㅋㅋㅋㅋ 남들은 한번 휘~ 둘러보고 다들 위로 올라가는데 나 혼자 거기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냈는지...^^;;;

식기 컬렉션을 보고 이미 정신이 혼미해진 다음이라 정작 이후 구경한 성의 다른 부분 - 그곳들이 메인인데!! - 은 기억이 잘 안난다. 그저 엄청 높고 크고 규모가 대단했다는 것 외에는...;;;

 


다시 성 밖으로 나왔다.

근데...내가 아까 줄 섰을때가 제일 피크타임이었나보다. 구경 다 하고 나오니깐, 줄이 없다. 그냥 바로바로 입장 가능...ㅎㅎ 돌하우스 다시 제대로 보고 나올까? 생각도 들었지만 다리가 너무 아파 쉬어야 할 것 같았다. 



윈저성 안에서 판매하는 음식은 물과 딸기아이스크림, 초코아이스크림이 전부다. 그러니 성에서 오래 머무를 예정이거나 점심시간과 겹칠때는 도시락을 싸오는 것도 좋은 방법! 실제로 상당수의 영국인들은 도시락을 싸와 성 곳곳에서 피크닉을 즐기고 있었다. 배는 고픈데 아직 성에서 좀 더 구경할 게 남아서, 어쩔 수 없이 유일한 음식인 아이스크림을 사먹었다. 가격은 3파운드. 케이스가 커보이지만 크지 않아요. 보통 많이 먹는, 나뚜루나 하겐다즈 미니컵사이즈 정도? 생수도 정확한 금액은 기억 안나지만 바깥 시세보다 훨 비쌌다. 생수도 비싸고 아이스크림도 비싸서 울컥!하려다가 영국여왕도 나름 고충이 많다는 단단님의 이야기가 얼핏 생각나서 마음을 다스렸다^^;; 하긴 뭐 내가 여왕이라면 내가 사는 집을 - 맨날 기거하는 집은 아니지만 그래도 자주 오는 곳을 - 일반 대중에게 공개하고 싶지 않을 것 같다. "유지비용이 오죽 많이 들면" 여즉도 기거하고 있는 성을 공개하게 되었을까. 


* 아이스크림이 썩 맛있지는 않았다. 다만 건강엔 좋을 것 - 좋진 않더라도 최소한 나쁘지는 않을 것 - 같은 맛이었음ㅎ 아니면 혹은 초코아이스크림이 훨씬 맛있는지도 모른다. 아이스크림 사러갔을때 점원이 굉장히 미안한 표정으로 초코는 다 떨어졌어요, 하길래 괜찮아요 어차피 전 딸기로 먹으려고 했어요,라고 대답했는데 이 글을 쓰다보니 왜 직원이 그렇게까지 미안해했는지 갑자기 의심이...ㅋㅋㅋㅋ(물론 농담)



다리가 아파서 꽤 오래 벤치에 앉아 쉬었다. 





이 날, 정말 날씨가 너무 좋았다. 



멋진 구름만 보고 있어도 그저 행복! 전 날의 우울은 더이상 남아 있지 않았다.



일반인은 접근이 금지된 정원.

내 평생 여기를 거닐어 볼 일은 없겠지.

뭔가 되게 안타깝다...^^;;;



엘리자베스 2세는 어릴때 여기서 막 뛰어놀기도 했겠지

부럽...ㅠ



성에서 한참 놀다보니 2시가 훌쩍 넘었다. 다시 입구쪽으로 가서 사진 한방 찍어주고 



아쉽지만 성 밖으로 나왔다. 

윈저성 근처 상점가와, 이튼 스쿨 앞 동네 얘기는 다음 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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