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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8.5. 런던 - 코톨드 갤러리 Courtauld Gallery 본문

외국 돌아다니기/2013.08 Dubai, England & Cardiff

2013.8.5. 런던 - 코톨드 갤러리 Courtauld Gallery

mooncake 2014. 5. 18. 19:06



V&A Museum of Childhood에서 나와 지하철을 타고 뱅크(Bank)역에서 내렸다. 

해리포터를 촬영했다는 레든홀 마켓을 구경하기 위해서였으나 몇 발자국 걷지 않았는데 갑자기 미친듯이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레든홀 마켓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간 것은 아니였다. 뱅크에서 내리면 대충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비가 거칠게 내려서 길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스타벅스에 들어가 와이파이를 연결해 검색해볼까 생각도 했지만, 거친 날씨 탓에 모든 의욕을 상실해서(...) 결국 레든홀 마켓은 포기하고, 코톨드 갤러리에 가기 위해 버스에 올라탔다.



버스 2층의 맨 앞자리, 진짜 좋다^^

관광객이라면 대개 오이스터 카드에 정기권을 탑업해서 사용할테니, 런던에선 다리가 아프거나 어디로 가야할지 잘 모를땐 무작정 버스를 잡아타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이 날은 작년 여름 런던 여행 중 가장 힘든 날이었다. 몸이 너무 피곤한데다가, 날씨는 우중충하고 나중엔 비까지 내려 그런지 견딜 수 없이 기분이 우울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냥 숙소에서 쉬어야 했는데, 짧은 여행 중에 차마 그럴 수가 있어야 말이지... 



코톨드 갤러리가 있는 소머셋 하우스 앞에서 내렸다. 



소머셋 하우스의 전경. 저녁에 공연이 있는지 무대 설치 작업 중. 



코톨드 갤러리 개장 시간 및 입장료 정보.

월요일은 50% 할인해서 3파운드!



코톨드 갤러리 카페. 너무 지치고 추워서 휴식과 따듯한 차가 절실했으나 미술관 개관이 한시간 반 정도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라 일단 전시를 보고 오기로 했다. 





제일 먼저 마주한 작품. 쇠라의 파우더를 바르는 여인. 

그런데 이 작품을 본 순간 바로 "아 아무래도 안되겠다. 그림을 다 못보는 한이 있더라도 나는 일단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바람에, 다시 카페로 내려갔다ㅋㅋㅋ

확실히 나이가 들긴 들었다. "절대적 체력"보다도 "정신력" 자체가 어릴때 같지 않다. 어릴때는 아무리 힘들어도 일단 그림부터 봤을텐데... 나이가 들수록 "인생 뭐 있어? 몸 편한게 최고지.."가 되는 듯. 



코톨드 갤러리 카페는 야외석과 실내석으로 나눠져 있는데, 실내보다는 야외가 훨씬 이쁘다!



비가 그쳤길래 야외석에 자리를 잡고 주문 받으러 오길 기다리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안온다. 실내로 들어가 주문 받아달라고 했더니, 비가 언제 다시 내릴지 모르니 그냥 안에 들어와서 먹으란다. 쳇......!



코톨드 갤러리 카페의 메뉴판. 참고하시라. 

점심을 부실하게 먹고(머랭 약간과 치즈 몇개) 비까지 맞은 뒤라 Hearty Soup가 너무너무 먹고 싶었으나, 시간이 지나 불가능. 런던 카페들은 애프터눈 티타임을 칼같이 지키더라... 시간이 안맞아서 단 한번도! 애프터눈 티를 못먹었다... 런던에 간 주요 목적이 애프터눈티였는데...ㅠ.ㅠ 



결국 홍차만 마셨다. 가격은 2.5파운드. 

런던의 살인적인 물가에 기함했지만 적어도 홍차만큼은 저렴한 가격에 마실 수 있어 좋았다. 일단은 스트레이트로 마시고, 그다음 잔은 우유와 설탕을 넣어 든든하게. 



코톨드 갤러리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스타일의 미술관이다. 

규모가 비교적 작아서 짧은 여행 중에도 큰 부담없이 모든 전시물들을 둘러볼 수 있고, 오래된 건축물의 내부도 같이 구경할 수 있어서 참 좋다. 월러스 컬렉션이나 파리의 마르모탕 미술관 역시 그런 이유로 좋아한다^^  



코톨드 갤러리는 작지만, 컬렉션은 정말 훌륭하다. 

특히 인상파를 좋아하는 사람이면 무조건 가야한다. 

모네, 마네, 드가, 르누아르, 쇠라, 시냑, 세잔, 로트렉, 반 고흐, 고갱 등등 이루 다 열거할 수가 없다. 

자세한 정보는 공식사이트 참조 : http://www.courtauld.ac.uk/index.shtml



그림만 있는 게 아니라 코톨드 가문의 은식기 컬렉션, 유리 컬렉션 등등도 있어서 눈이 제대로 호강했다. 







그리고 가장 인상적이었던 그림을 꼽으라면, 바로 폴 시냑의 작품들. 

이게 코앞에서 실물을 보니까 그냥 프린트로 볼때와는 느낌이 완전! 다르다. 

너무너무 좋아서 작은 크기의 인상파 그림들이 걸려 있던 장소에서 제일 오랜 시간을 보냈다.



내가 방문했을때는 마침 고갱 특별전(Collecting Gauguin)도 열리고 있었다. 그 당시 한국에서도 고갱전시회가 있었지만 여행준비로 바빠 가지 못해 아쉬웠는데, 대신 코톨드 갤러리에서 고갱 특별전을 만나니 완전 씐났다ㅎㅎ





아까도 말했지만, 이런 갤러리들은 건물 구조와 내부 장식을 구경하는 맛도 아주 쏠쏠하다. 





폐관시간까지 꽉꽉 채워 그림을 감상한 뒤 코톨드 갤러리를 나왔다. 서머셋 하우스를 가로질러 처음에 입장한 곳의 반대편 바깥쪽으로 나와 주변을 둘러본 뒤, 다시 버스를 타고 리젠트 스트리트 근처 정류장에 내렸다. 


위타드 매장이 보여 시음차도 얻어마시고 열심히 구경했다. 역시나 예쁜 것들이 정말 많았다. 사고싶은 게 참 많았지만, 아직 좀 더 돌아다녀야 하니 구매는 나중에 하자..고 미뤘다가 결국 사지 못했다. 여행 다닐때 제일 큰 딜레마가 바로 이거다. 보였을때 안사면 다시는 사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그렇다고 그걸 또 다 사서 들고 다니자니 무거워서 돌아다니기 힘들고...



피카딜리 서커스 근처의 잇츠(itsu)에서 저녁을 먹었다. 샌드위치 집 쁘레따망제(Pret A Manger)나 EAT 그리고 초밥집 와사비 등과 마찬가지로 포장되어 있는 음식을 골라 계산하고 원하는 자리에 앉아 먹는 방식인데, 위의 세 곳보다는 매장이 좀 더 세련된 느낌이다. 그리고 역시 이 식당들의 가장 큰 장점은 와이파이...! (*예전에 런던에서 무료 와이파이 쓰기 힘들다고 투덜거리는 글을 봤는데, 그래도 유럽에서 런던 정도면 순위권이다. 다른 유럽 동네들이 전부 런던만큼만 무료 와이파이를 쓸 수 있어도 걱정이 없겠다^^;;)



아보카도롤과 연어초밥. 둘다 맛있다. 특히 연어초밥이 맛있었다. 캬오..

근데 여행기를 쓰다보니깐 좀 슬퍼지는 것이... 제대로 된 영국전통음식을 별로 먹지 못했다는 것ㅠ.ㅠ 하지만 뭐 어딜 여행하나 거의 그런 식이니까. 특히 혼자 다닐때는 더더욱...



아. 이 우울한 날씨. 피카딜리 서커스에서 관광객다운 사진 한장도 콱 박아주고.



우울한 기분으로 주변을 배회했다. 



근처의 도서관도 가고 싶고 햄리스도 가야하고 포트넘 앤 메이슨도 가야 하는데 몸이 피곤해서 그런지 방향감각과 판단력을 상실. 춥고 우울하고 뭘해야 할지 모르겠다. 



얼마나 우울했냐면, 뉴욕 타임스퀘어에서도 안갔던 M&M에 들어갔다. 



결국 맛은 다 똑같은데 왜 사람들은 색색가지의 엠앤엠에 열광하는 걸까.



그렇게 말하면서도 결국 본인도 구입함. 근데 비싸다. 저만큼이 2.73파운드나 한다. 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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