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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4.13. 후쿠오카 급여행 - 다자이후 상점가, 텐만구, 고묘젠지의 가레산스이 정원 본문
2014.4.13. 후쿠오카 급여행 - 다자이후 상점가, 텐만구, 고묘젠지의 가레산스이 정원
mooncake 2014. 4. 22. 00:2025분 정도 달려 다자이후역에 도착했다. 매화가 그려진 역 표지판이 예쁘다. 그리고 빗줄기가 예사롭지 않다.
그렇다. 후쿠오카에서는 촘촘하되 곱게 내려서 크게 지장을 주지 않았던 빗줄기가, 이곳 다자이후에 오니 빗줄도 굵어지고 30도 각도로 들이치고 있었다. 게다가 후쿠오카에서 그닥 멀지도 않은데 도대체 여긴 왜 이렇게 추운거야. 빗방울을 뚫고 나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잠시 역앞 특산물 코너에서 "그냥 특산물만 사갖고 다시 후쿠오카로 돌아갈까?"고민했을 정도;;;
에이, 그래도 한낱 비 따위에 굴복할 수는 없지. 텐만구로 가는 길의 상점가로 발걸음을 옮겼다.
헬로키티샵. 헬로키티를 별로 안좋아해서 다행이다ㅎㅎ
일본의 유적지 상점가 풍경은 어딜가나 다 비슷비슷하긴 하다. 그렇지만 그래도 흥미롭다.
100년된 가옥을 개조해서 만든 커피집 가자미도리.
다자이후를 방문한 사람은 반드시, 누구나, 꼭 사진을 찍는다는 다자이후 텐만구의 스타벅스.
다자이후 텐만구 앞 상점가에는 이곳의 특산품인 우메가에모치(매화떡) 가게가 많다. 그리고 한국인이 정말 많다. 전날은 한국인이 의외로 잘 안보이길래 그 많던 한국인들은 다 어디 간거지? 했는데 다자이후에 전부 와 있었다ㅎㅎ
저 멀리 보이는 도리이 같은 일본의 특징적 사물이 아니라면 한국 관광지로 착각할 만큼 한국 사람이 많았다ㅎㅎ
특히 패키지 관광객이 많았는데...호..혹시 무료입장치고 꽤 볼만한데다가, 학문의 신을 모시는 사원이라 한국 학부모들이 좋아해서 그런거려나?
*텐만구에 도착하면 학문의 신한테 "포르투갈어 좀 잘하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하려고 했는데 까먹었다.
텐만구로 올라가는 입구. 비가 막 들이치는 바람에 이날 찍은 사진은 대부분 빗물 자국이 있다.
비가 와서 싱그럽기는 했지만 그래도 빗물이 들이치고 바람 불고 날은 춥고 옷은 젖고 조금 힘들었다.
또다시 도리이를 지나
경내로 들어섰다.
건물 사이의 나무. 신기하다. 아저씨들도 신기한지 계속 만져보고 쳐다보고ㅎ
간절한 소원들. 나쁜 소원만 아니라면 다들 이뤄지기를.
텐만구 내의 한 건물에서는 전통 혼례가 진행 중이었는데, 다들 전통 복장을 하고 경견히 예식을 치루면서도 쉴틈없이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ㅎ
제를 올리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다자이후 텐만구 뒷쪽으로는 오래된 전통 찻집이 여러곳 있는데, 텐만구 앞쪽이 바글바글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뒷쪽은 지나치게 고요했다. 비수기라 그런건지, 아님 비가 와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마음 내키는 대로 발걸음을 옮겨 한적한 동네 골목을 거닐었다. 일본 여행의 진짜 매력은, 이런 소박한 작은 골목이 아닐까.
꽃만 봐도 이렇게 밝아지는 것이 사람 마음인 것을, 나는 왜 작은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늘 많은 욕심을 부리는 걸까.
다시 경내로 들어왔더니 전통 무녀복장을 한 직원이 지나가길래 잽싸게 사진을 찍었다^^
다자이후 텐만구를 빠져나와, 상점가에 가서 차라도 마실까~하며 나왔는데, 왼쪽 옆으로 한무리의 사람들이 우루루 지나가길래 뭔가 있나 싶어 나도 따라갔다.
그런데 한무리의 사람들은 어디로 간건지 어느 순간 보이지 않고, 고즈넉한 건물이 나타났다.
뭘까~하며 들어서니 심상치 않은 가레산스이 정원이 나타난다.
바로 이곳이 고묘젠지.
돌길을 따라 쭉 걸어가니 이런 입구가 나오는데, 분명 조금전 관광객으로 보이는 어떤 청년이 이 안으로 들어갔는데, 문에는 CLOSE라고 쓰여 있다. 그래서인지 이게 오늘은 문을 닫았다는 것인지, 아니면 들어올때 문을 닫고 들어오라는 건지 조금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누군가 출입하는 모습을 못봤거나, 또는 "Closed"라고만 써있었어도 내가 안헷갈렸을텐데ㅠ.ㅠ
일단 다리가 너무 아파 입구 마루에 앉아 쉬었다.
그렇게 시간을 잠시 보내다 용기를 내어 안으로 들어갔더니, 어떤 여자분이 웃으며 맞아주신다. 난 그래서 당연히 개관 중인 줄 알고 사진에 보이는 배관료 함에다 200엔도 넣었는데, 갑자기 어떤 스님이 나오시더니 "오늘은 문을 닫았다. 밖에 닫았다고 써놓지 않았느냐"고 한다. 그래서 "이미 200엔을 넣었는데요 ㅠ.ㅠ"라고 했더니 잠깐 기다리라고 하신다.
환불해 줄 돈을 가지러 가셨나? 이것 참 본의아니게 번거롭게 했군... 이라고 생각하며 기다리고 있었더니, 스님이 한 아주머니를 데리고 나와 "오늘은 원래 관람이 안되지만 이미 돈을 냈다고 하니, 잠깐만 구경하라"고 하셨다.
그래서 그 아주머니의 인도로 보게 된 고묘젠지 내부의 가레산스이 정원은, 바로 이러했다. 정말 멋있었는데 사진으로는 그 압도적인 느낌이 살지 않아 아쉬울 뿐.
가레산스이 정원은 많이 봤지만.... 그 중에서도 이곳은 정말 최고였다.
아주머니가 이렇게 옆에서 기다리고 계시니, 차마 오래 구경할 수는 없었다. 머무른 시간은 아마 기껏해야 2,3분 정도였을까... 가능하다면 저 마루에 앉아 한참이고 정원을 감상하고 싶었는데 너무 아쉬웠다.
너무나 짧았지만 눈과 마음이 제대로 호강했던 고묘젠지에서의 한 순간ㅎㅎ
다음에 다시 가게 된다면 그때는 오래오래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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