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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4.13. 후쿠오카 급여행 - 안코쿠지 절, 코스메 키친 카페, 인큐브 본문
출발 이틀 전 비행기표를 끊고 후쿠오카 날씨를 조회하자, 토일월 삼일 연속 비소식이 있었다.(아이구야.) 그래도 기왕 가기로 한 거 어쩌겠는가. 그리고 마음 한켠엔 "여행할때만큼은 끝내주는 날씨운"에 대한 믿음도 조금 있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삼일 연속 비소식이 있는데, 설마 매일 맑을 수는 없겠지. 하루정도는 비 맞을 각오를 해야지.. 하고 있었는데 그 예감은 여행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가운데날에 당첨되어버렸다.
(호텔 창문에서 바라다보이는 풍경)
4월 13일 일요일 아침에 일어나 호텔창문을 열어보니, 봄비는 곱게, 그러나 아주 촘촘하게 온 세상을 다 적셔놓고 있었다.
후쿠오카에 갈때 보통 근교 여행지로 유후인이나 나가사키를 많이 택하는 편이지만, 일정이 짧고 준비할 시간도 없다보니 그 두곳은 포기하고, 대신 비교적 텐진에서 왕복소요시간이 적게 걸리는 "야나가와 - 다자이후"를 방문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야나가와는 뱃놀이가 주 목적인 동네이기 때문에, 이렇게 하루종일 비가 올때 가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 그리고 하룻밤 자고 났는데도 어제 헤매느라 고생한 다리는 여전히 너무 아프다.
어떻게 할까, 지금이라도 나가사키나 유후인 가는 법을 알아볼까,하고 그쪽 동네들의 날씨를 검색해봤더니 모두들 하루종일 비다. 아무래도 오늘은 규수 전체에 비가 오는 날인가부다(ㅠ.ㅠ) 그래서 이렇게 된 거 어쩔 수 없지 싶어 그냥 마음을 비우기로 했다. 어차피 기분 전환하고 쉬기 위해 온 여행이고, 소기의 목적(내추럴 키친 방문ㅎㅎ)은 어제 달성했으니 꼭 해야 하는 일도 없고, 야나가와 가는 건 이미 틀렸고.. 해서 그냥 여유있게 순간순간을 즐기기로 마음 먹었다.
후쿠오카에서 맞는 여유로운 일요일 아침, 활짝 열어놓은 호텔 창문을 통해 상쾌한 바람이 불어들어오고 아이폰에선 마침 Brecker Brothers의 African skies가 흘러나오는데 기분이 참 근사했다. 점점 더 혼자 잘 놀아서 큰일이다.
음악을 들으며 면세 쇼핑품과 전날 구입한 물건을 꺼내 사진도 찍고, 커피도 마셔가며 느긋이 뒹굴거리고있다가, 전날 마티나 라운지에서 갖고온 포춘쿠키가 생각나서 뜯어봤더니
요런 메시지가 똭! 뭔가 뜨끔해서,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고 길을 나섰다.
참고로 뒷면에 있던 메세지는 "맡은 일을 끝내고 한없는 행복감이 생겨요" ㅎㅎ
호텔 앞 풍경. 번화가에서 한블럭 들어간 위치라 조용하다.
호텔 뒷쪽에 커다란 일본식 건물이 내려다보이길래 궁금해서 가봤더니 1600년에 세워진 "안코쿠지 절"이라고 한다.
비에 촉촉히 젖은 절. 경내는 아주 조용했고
곳곳에 노숙인 몇분이 계셨다. 비가 오니 제법 쌀쌀한데, 괜찮은 걸까.
특별히 볼거리가 있는 절은 아니였지만 기분이 차분해졌다. 비가 오지만 의외로 기분은 상쾌하고 삼삼하다.
다시 큰길가로 나와 전날 지하철역에서 호텔로 오는 좁은 골목에서 발견한 Ando Coffee로 갔다. Since 1977이라 되어 있고 겉보기에도 오래된 느낌이 물씬 풍기는 곳으로, 아침을 먹기 위해 찾아갔으나 일요일은 영업을 하지 않는다ㅠ.ㅠ 안도 커피 주변엔 야요이켄도 있고, Tully's Coffee도 있었지만 어쩐지 둘다 내키지 않아, 결국 텐진 지하상가로 내려갔다.
배는 점점 고파오는데 딱히 이거다 싶은 곳이 없어 고민하다 들어간 곳은 코스메 키친 카페 Cosme Kitchen Cafe! 모닝세트는 빵 2종류 선택 + 샐러드 1종류 선택 + 커피 또는 홍차 선택 = 650엔이다. (소비세 포함 702엔)
샐러드는 총 네가지 였는데
병아리콩 샐러드, 한국식 나물(이건 그때 사실 뭔지 몰랐는데 아까 사진 편집하다 알았다ㅋ), 퀴노아 샐러드 등등.
양이 좀 작다 ㅎㅎ
그래도 빵도 맛있고, 병아리콩 샐러드도 맛있고, 커피도 맛있었다.
다시 한번 클로즈업. 저 빵 진짜 맛있었는데...ㅎㅎ
가게 내부는 아기자기하고 깔끔하다. 직원들도 친절했다.
코스메 키친 카페에서 아침을 먹고, 다자이후로 가기 위해 텐진 지하상가에서 연결되는 니시테츠 후쿠오카역으로 갔다. 이런 안내판을 볼때면 순간 여기가 한국인지 일본인지 헷갈린다ㅎㅎ 약 20분뒤에 다자이후로 출발하는 급행이 있어, 400엔을 내고 표를 끊었다. (*급행이 없을때는 후쓰카이치역에서 한번 갈아타고 가야한다)
잠시 남는 시간은 니시테츠 후쿠오카역에 연결되어 있는 쇼핑몰 인큐브Incube에서 보냈다.
쇼핑몰이라기보단 왠지 IT기업 같은 이름인데, 쇼핑몰로 가보니 여성취향의 예쁜 것들이 가득 가득 가득하다. 사진 우측 상단엔 또! 무민 상품들이 가득 있다. 무민 머그컵 안사온 건 많이 후회되지 않는데 무민 유리컵 안사온 건 후회 중. 한국 가격으로 7~8천원 정도였는데...ㅠ.ㅠ
잠깐이었지만 아기자기하게 구경할 것들이 많았다ㅎㅎ
다시 니시테츠 후쿠오카역으로 돌아가 기차를 타고, 기념으로 티켓 사진을 찍고, 이어폰을 꼽고, 다자이후를 향해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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