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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브뤼셀에서 만난 생텍쥐페리의 남방우편기 Courrier sud
mooncake 2024. 12. 16. 00:10
앙투완 드 생텍쥐페리의 야간비행Vol de Nuit를 읽다가, 2017년에 쓰다 만 아래 글을 마무리지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 이제와 생각해보니 어린 시절 야간 비행에 로망을 품었던 게, 이 소설 제목이 50% 이상 기여하지 않았나 싶다ㅎㅎ 이제는 잠은 집에서 (혹은 호텔에서라도) 곱게 자고 싶은 나이가 되어버렸지만^^
* 10년 전, 여행을 더 많이 다니지 못해 불안하기 그지 없었는데, 시간이 지나보니 (다른 불안은 대부분 의미 없었으나) 이것만큼은 매우 의미있는 불안이었다. 코로나도 그렇고, 여러 개인 상황도 그렇고, 열정도 줄어, 점점 더 여행 다니기가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때 모든 걸 다 때려치고 여행생활자로 살았다면 지금 행복했을까?라고 묻는다면, 사실 그것도 잘 모르겠다.
2017년 10월 1일에 쓰던 글을
2024년 12월에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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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중 사고 싶은 물건을 많이 만나지만, 여행이 끝나고 집에 돌아와 시간이 지나면 대개는 사지 않아서 다행이다,라고 생각하게 된다. 일단 나는 이미 가진 물건이 너무 많고, 물건을 잘 관리하지 못하고, 또 잘 버리지도 못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2년전 벨기에 브뤼셀의 아름다운 헌책방에서 마주쳤던 생텍쥐페리의 남방우편기Courrier sud를 구입하지 않은 것은 지금까지도 좀 후회되는 일이다.
물론 책 자체로만 본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시내 서점에 가서 바로 구입할 수 있는 책이지만, 벨기에 브뤼셀에 도착하자마자 헌책방에서 만난 생텍쥐페리의 책이기 때문에 특별했다.
고등학교때 처음으로 읽은 프랑스어 소설이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였다. 그래서 프랑스어에 있어서는 나에게 매우 의미있는 작가다. 남방우편기와 성채, 그리고 어린왕자까지 전부 꺼내놓고 세 권 모두 살까말까 고민하다가, "어차피 사도 읽지도 않을거잖아"라며 관뒀는데, 아마 사왔더래도 내 예상처럼 분명히 안읽었을테지만, 그래도 책을 보는 것만으로도 뭔가 흐뭇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헌책방 근처에는 아름다운 미니어쳐와 빈티지 찻잔을 파는 가게도 있었다.
그리고 이 곳이 모두 호텔 근처였다는 것!
나에겐 너무나 그립고 아름다운 도시인데, 요즘 웹상에 벨기에 인종차별에 대한 이야기가 심심찮게 보인다. 심지어 동양인이 가면 폐기처분 직전인 감자튀김을 주는 가게도 있다는데 (그게 사실이라면 정말 겁나 치사하다!) 정말일까? 벨기에에서 먹은 감자튀김은 정말 역대급으로 맛있었기 때문에 괜히 더 슬퍼지는 얘기였다.
2024년에 덧붙임) 이 글을 끝내지 못한 건 막상 발행하자니 내용이 너무 소소했기 때문이다ㅎㅎ 내가 진짜 하고 싶었던 말은 브뤼셀 호텔 주변에 내 마음에 쏙 드는 것을이 많았다-였는데 부족한 글 실력 때문에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다. 지금도 여전히 별 내용 없는 글이지만 생텍쥐페리 야간비행 핑계를 대고 올려본다.
참, 오랜만에 다시 접한 니콜라 부비에의 “세상의 용도”도 참 좋았다.
예전에도 한번 아래 문장을 인용한 적이 있는데,
"여행은 동기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여행은 그 자체로서 충분하다는 것을 곧 증명해주리라. 여행자는 자기가 여행을 하고 있다고 믿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부터는 여행이 여행자를 만들고 여행자를 해체한다"
그때는 윗 문장이 가슴을 두드렸다면, 지금은 아래 문장이 마음에 박힌다. 나는 지금 해체 중인 여행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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