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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시에나 카페 난니니(Cafe Nannini)의 피치 칭기알레 파스타
mooncake 2018. 12. 3. 23:00이탈리아,
토스카나,
시에나,
캄포 광장으로 가는 길
시에나의 캄포 광장에 도착한 나는,
광장 가운데에 위치한 카페 난니니(Cafe Nannini)에 밥을 먹으러 갔다.
늘 그렇듯 즉홍적으로 간 식당이지만,
뷰가 이렇게 근사한데
가격이 좀 비싼들 어떠하며
맛이 좀 없거나
직원이 좀 불친절한들 어떠하리
.
.
.
.
그런데, 가격이 비싸지도 않고
맛도 좋았으며
직원까지 친절했다! 캬...
먼저 음료를 고르고,
(음료이름은 플로리다 - 파인애플, 자몽, 오렌지, 딸기로 만든 주스였음)
시에나의 전통 생면 파스타인
피치Pici 파스타를 주문했다
시에나의 생면 파스타는 바로 이것! 두둥!
근데...
오늘에서야 무서운 사실을 알았다ㅎㅎ
면은 독특한 피치면이었지만
소스는 걍 평범한 라구소스인 줄 알았는데
사진을 편집하다보니까
영수증에 쓰여있는 파스타의 이름이 Pici Cinghiale (피치 칭기알레)
그리고 이 칭기알레는 바로 멧돼지
그냥 돼지도 아니고 멧돼지...
야생 멧돼지!!!!!!!!!!!!!!
무려, 멧돼지 고기가 들어간 파스타였다.
으앜...
멧돼지 고기를 먹어놓고도 4년간 그 사실을 모르고 지내다니 ㅠㅠㅠㅠ
진짜 대충격임ㅋㅋㅋㅋ
여행 중엔 가급적 그 동네의 음식을 먹어보자는 주의라
(물론 "주의"만 그렇고 실제로 못먹는 경우가 더 많지만;;;)
피치 파스타를 주문하는데만 정신이 팔려서
그게 멧돼지 고기로 만들어진 줄 몰랐고요.
네...
아니 멧돼지 좀 먹었기로니 뭐가 그리 충격이야?
하실 수도 있는데 제가 원래 고기를 좀 안좋아하...
고기 종류를 좀 많이 가리...
면 뭐하나 이렇게 모르고 먹게 되는데ㅋㅋㅋㅋ
진짜, 내가 생각해도 내 자신이 너무 너무 웃기다ㅎㅎㅎㅎ
역시 편식은 옳지 않다.
원래 라구소스를 그닥 안좋아하므로
소스 자체는 살짝 취향이 아니었지만
(게다가 심지어 그 고기가 멧돼지였어!ㅋㅋㅋㅋ 난 소고기인줄...)
피치Pici면이 워낙 통통하고 쫄깃하고 독특한 매력이 있어서
맛있게 먹었다.
우동면과 살짝 비슷한 느낌?
시에나에서 생면의 맛을 보고 난 다음
한동안 서울의 생면 파스타집을 열심히 찾아다니기도 했던 기억이...^^
그나저나
이탈리아 북부와 남부 모두 생면이 발달했는데
그 사유가 조금 슬프다.
북부는 잘 살아서, 미식을 하느라 생면이 발달했고
남부는 못 살아서 건면을 취급할 만한 인프라가 부족해 생면이 발달했고...
이것도 다 옛날 이야기지만.
아무튼 멧돼지면 뭐 어떻습니까
이런 멋진 풍경을 보며 밥을 먹었는데...^^
카페 난니니의 영수증
코페르토Coperto는 자릿세. 보통 빵이 제공된다.
파스타는 12.5유로, 음료는 7.5유로, 거기에 코페르토가 합쳐져
총 23유로를 지불했다.
관광지 + 식당 위치를 감안하면 나름 합리적인 가격인 듯.
잠시 화장실 가느라 들어간 카페 난니니의 실내.
(날씨가 좋은 동네의) 유럽 레스토랑들은 실내도 멋드러지게 꾸며놓고선
날씨 좋은 날 실내에 들어가 밥을 먹겠다고 하면
통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인다ㅎㅎ
시에나 캄포 광장에서는 조금 달랐지만
여행 중엔 하루종일 햇볕 쐬고 돌아다니니,
밥 먹을 때, 커피마시며 쉴 때라도
햇볕을 피하고싶은 마음이 생기는데
그래서 실내에서 밥을 먹겠다고 하면
유럽애들은 그런 나를 도통 이해를 못하고...
매번 몇번씩 되묻거나
심지어 슬픈 표정으로 "아니 이렇게 날씨가 좋은데 대체 왜???!!!"라고 반문하거나
"제발 테라스 좀 나가봐. 날씨가 너무 좋단 말이야"라고 애원하기까지 하니
음;;;
요즘은 웨이터들과 실갱이하기 싫어서
그냥 왠만해선 그들의 뜻에 따라주는 편이다ㅎㅎ
작년에 시르미오네에서 민물생선파스타 먹은 것도 꽤 독특한 경험이라 생각했는데
그보다 더 전에 나도 모르게 멧돼지파스타를 먹었었다니ㅋㅋㅋㅋ
역시 미식의 나라 이탈리아!
멧돼지 파스타를 먹은 충격을 가라앉히며
시에나에서 피치 파스타 먹은 이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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