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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 모닝 - 나고야의 코메다 커피 본문

외국 돌아다니기/2018.12 Nagoya

나고야 모닝 - 나고야의 코메다 커피

mooncake 2019. 1. 15. 23:30






나고야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는 와중에

확실하게 알고 있었던 몇 안되는 것 중 하나가

"나고야 모닝"이었다.


아침시간의 나고야의 카페에선 커피 한잔을 주문하는 것 만으로도 

토스트, 계란 등의 간단한 아침식사가 딸려 나온다.


물론 이런 아침 서비스가 나고야에만 있는 건 아니지만,

나고야는 모닝세트 경쟁이 유독 치열했던 지역이라

"나고야 모닝구"라는 표현이 생길 정도로 나고야 카페들의 아침식사 서비스는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고.


워낙 일본의 오래된 카페들, "킷사텐"을 좋아하기도 하고

여행지에서 먹는 아침식사를 애정하는지라

나고야 모닝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래서 나고야에서 맞는 세번의 아침 모두

각각 다른 카페에 가서 나고야 모닝을 맛볼테야!!라고 생각했지만

극강의 게으름 내지는 저질체력으로 인해 실패ㅎㅎ

이틀 연속 코메다 커피에서 아침을 먹었다.

결과적으로는, 나고야 모닝이래봤자 딱히 대단한 건 없다.

토스트, 계란 포함 커피 한잔이 4200원이라면 엄청 싼 것 같지만

울 회사 근처의 개인 카페들도 아침 시간에 간단한 샌드위치나 빵+커피 세트를

비슷한 가격에 제공하는 곳이 꽤 되니까...

(...다만 내가 늘 촉박하게 회사에 도착하므로 이용한 적은 한번도 없다는 것이 함정...)


이렇게 써놓으면

코메다 커피에 실망했다는 얘기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고...

코메다 커피 같은 카페가 서울, 특히 울 집이라던가 회사 근처에 있으면 정말 좋을 것 같다^^



나고야에서 처음 맞는 아침

15분 가까이 걸어서 야바초역 주변의 코메다 커피에 갔다. 마쓰자카야 백화점 근처였다.

비에 촉촉히 젖은 한적한 토요일 아침 산책은 제법 운치가 있었으나

아침밥을 먹으러 가기엔 너무 먼 거리였다.

이튿날에서야 안 사실은 코메다 커피 지점이 호텔에서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 있더라...

눈은 어디에 달고 다니는지 흑흑



아무래도 시내 중심지이다보니 토요일 오전인데도 꽤 붐벼서,

내가 안내받은 자리는 흡연석과 매우 가까운, (무늬만) 금연석...

거기다 통로라 매우 번잡하기까지...



아침에 일어나면 무조건 카페인을 넣어줘야 정신을 차리는 스타일인데

아직 카페인 섭취도 못했지, 찬바람 맞으며 걸어왔더니 힘들지,

거기다 뒷쪽 흡연석에서 마구마구 뿜어나오는 담배연기에 숨을 쉬기 힘들었다.


내가 생각한 여행지에서의 나고야 모닝은 제법 느긋한 것이었고,

천천히 아침식사를 하면서 어디에 갈지 일정을 짜보려고 했는데ㅎㅎ

시끄러운 실내와

사람 잡는 담배 연기 때문에 정신이 혼미해져서

최대한 빨리 커피와 토스트를 흡입하고

이 담배연기소굴을 떠나자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흑흑


그러고보면

다른 건 몰라도 카페나 술집, 식당 흡연 문제에 있어서는 우리나라가 좋긴 좋다.

(*반대로 주변의 흡연러들은 한국이 최악이라고 울분을 토하지만...^^;;;;)

그나마 카페까진 좀 참겠는데

일본 식당 잘못 들어가면, 밥 먹는데 옆에서 담배 피는 사람들 때문에

정말 고역이라는...



첫날 나의 선택은

코메다 커피의 블렌디드 커피와

토스트+계란샐러드스프레드 세트 (총 420엔)

그리고 "오구라 앙"스프레드를 별도로 주문했다 (60엔)


먹고 싶은 건 계란 스프레드를 바른 토스트였지만

나고야에 왔으니 나고야에서만 먹는다는 팥을 올린 오구라 토스트도 먹고 싶어 고민했는데

오구라 스프레드만 별도로 주문할 수 있어 얼마나 좋던지 ㅎㅎ


코메다 커피의 블렌디드 커피는 진한 맛이 인상적이었다.

처음엔 일단 아무것도 넣지 않은 상태로 두모금 마시고,

메뉴판에 블렌디드 커피엔 크림과 설탕을 모두 넣어 마시는 걸 추천한다고 적혀 있길래



크림과 설탕 모두 탔더니

이런 색의 커피가 되었다.

크림, 설탕 모두 탄 버젼도 맛있었음.

뭐랄까, 정말 "옛날 느낌의 커피" 그 자체?ㅎㅎ

요즘 한국에선 커피에 액상 크림을 넣어 먹는 일이 정말 드무니까...

또, 두툼한 커피잔이 따듯하게 데워져 나온 것도 인상적이었다.

미리 따듯하게 데운 잔에 내온 커피를 마시는 게 얼마만의 일인지...^^


코메다 커피의 토스트 역시 정말 맛있었다.

겉은 바삭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토스트,

거기에 고소하고 진한 맛의 에그샐러드스프레드의 조합은 최고!


그리고 궁금해서 시켜본 오구라 안(팥 스프레드)는

그냥 달달한 팥 맛이었음ㅎㅎ

아침 당분 섭취용으로 좋을 듯!



이튿날, 원래는 사카에역 근처의 다른 카페에 가서 나고야 모닝을 먹어보려고 했는데

호텔 근처에 코메다 커피가 있는 걸 보고는

나도 모르게 몸이 코메다 커피로 쏙 들어가버렸다;;;;


참... 이렇게 지척에 코메다 커피가 있는 걸 모르고 전날 야바초역까지 걸어가다니...ㅠㅠ

매장 자체도 이쪽 코메다 커피가 훨씬 쾌적하다.


전날은 담배연기 때문에 정신이 혼미해 메뉴판 찍을 정신도 없었는데

매장도 쾌적하겠다, 어차피 헐렁한 여행이라 서두를 일도 없겠다,

코메다 커피의 메뉴판을 정독했다.

다양한 커피와 음료가 있고 팬케이크도 있다.



내가 첫날 마셨던 코메다의 블렌디드 커피.



두번째날은 카페오레를 마실까, 아니면

위 사진속의 골든 아이스 커피를 마실까 또 한참을 고민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쌀쌀한 날씨 탓에 차가운 커피는 무리라는 결론을 내리고

카페오레를 주문했다.

그러고보면 카페오레 Cafe au lait도 프랑스가 아닌 곳에선

정말 보기 힘들어진 추억의 커피 메뉴.

요즘은 다 카페라떼를 마시니까.


잠깐 딴 얘기지만

Cafe au lait나 Caffe latte나

프랑스어/이탈리아어의 차이일 뿐이지 같은 음료라고 생각했는데(커피+우유)

카페오레는 드립커피 베이스+(일반적으로는) 거품 안낸 우유

카페라떼는 에스프레소 베이스+거품 낸 우유 라는 차이가 있다고.

그 얘기 듣고 생각해보니

확실히 드립커피에 우유를 넣은거랑 에스프레소에 우유를 넣은건 맛이 다르다는 생각이.

요즘 그런 거 안따지고 우유를 넣으면 죄다 라떼를 붙이긴 하지만.



코메다 커피의 모닝세트 메뉴판

매일 아침 11시까지는, 어떤 음료를 시키더라도

위 A, B, C 중 하나를 무료로 먹을 수 있다.


추가요금을 내고 미니샐러드나 토스트, 달걀 등을 더 추가하면

그야말로 푸짐한 아침식사...^^



오래된 킷사텐 답게

커피 외에 간단한 식사 메뉴도 다양하게 갖추고 있는 코메다 커피.



전날 갔던 야바초역 지점과 달리 한적하고, 매장도 훨씬 깔끔했다.



저런 벽지는 어디서 구했을까 싶을 정도로,

정말 옛날 느낌 물씬 나는 벽지 : )

이런 것도 괜히 다 정겹다.



시원한 물과 따듯한 오시보리(물수건)가 놓여지고



오늘의 선택은 카페오레와 계란 스프레드 토스트.



마가린이 고소하게 녹아내리는 먹음직스러운 토스트.

코메다 커피의 토스트는 정말 맛있다.

에그 샐러드 스프레드도 맛있음.

향긋한 커피가 더해지니 간단하면서도 행복한 아침식사.



카페오레는 전날의 블렌디드 커피보단 조금 별로였지만

- 다음에 또 가면, 블렌디는 커피를 시켜 절반은 그냥 마신뒤, 나머지 절반엔 크림과 설탕을 타먹어야지^^ -

토스트와 함께 맛있게 먹었다 :)



정말 다양한 연령대와 다양한 구성의 사람들이

아침 시간을 즐기고 있었던 코메다 커피.


평범하지만 즐거웠던 기억 : )


참고 : 이 글 쓰다 발견한 페이지인데

혹시 나고야 모닝에 관심이 생겼다면 들어가보시길^^

http://ko.seeing-japan.com/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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