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nderlust
서해 하나개 바닷가 본문
5월 황금연휴, 일몰 사진을 찍기 위해 용유 앞바다로 갔다.
도착하자마자 용유 바닷가 앞 식당가에서 상합 칼국수를 먹었다. 2인분에 2만원. 맛은, 그냥 평범.
용유 앞바다 일몰이 예쁘다더라..는 것만 알고 갔는데, 해가 지기까지 꽤 여유 시간이 있어 배를 타고 무의도에 다녀오기로 결정하고, 선착장이 있는 잠진도까지 천천히 걸었다.
잠진도로 걸어가는 다리. 보기와는 달리, 인도가 없고, 바닥과의 높이가 꽤 있고, 추락을 방지하는 안전장치가 없기 때문에 앞이나 뒤에서 차가 오면 상당히 무서웠다.
저 멀리 보이는 배가 우리가 무의도로 타고 들어갈 배.
승선시간은 굉장히 짧다. 5분이나 될까? 그마저도 갈매기떼를 구경하다보면 체감시간은 1,2분에 불과해서, 방금 전에 출발한 것 같은데 "내리세요. 아, 빨리 내려오라니까요?"라고 소리지르는 직원의 목소리를 듣고 퍼뜩 놀라게 된다.
무의도 선착장에 내려, 다시 산길을 구불구불 차를 타고 들어가면 드디어 하나개 바닷가가 나온다. 무의도에서 제일 큰 갯벌이라는 뜻이란다.
무의도에 가기 전까지는 이름도 들어본 적이 없던 바닷가였는데, 놀랍게도 외국인이 굉장히 많아서 신기했다. 대략 1/3 정도가 외국인이었다!!!!!!!!!! 사용하는 언어를 보니 국적도 다양함. 아니 다들 도대체 여길 어떻게 알고 왔을까. 론리 플래닛에 실려있기라도 한걸까. 외국여행 중에 간간히 접했던 "아니 여긴 대체 어떻게 알고 왔수?" 라던가 "어제 어딜 다녀왔다고? 아니 그런데도 있었어? 여기서 10년 산 나도 몰랐는데..." 등등의 현지인 반응들이 새삼 이해가 가는 순간이었다^^;;
5월 황금연휴라, 어딜 가든 사람이 많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한적하다.
쓸쓸하지도 않고, 붐비지도 않는, 딱 좋은 상태.
하나개바닷가에는 기암괴석도 있다. 그런데, 사진 중간 쯤, 바위 위에 사람들이 앉아 있는 것이 보이는지?
다른 각도에서 찍은 그분들. 도촬 죄송합니다. 근데 정말 재밌게 노는 것 같아 부러웠다.
대체 저길 어떻게 올라간걸까ㅋㅋㅋㅋ
바다 위에 예쁘게 앉아있던 갈매기
근데.. 좋은데.. 참 좋은데.. 문제는..
일몰이 두시간여 남았는데, 춥다. 너무 춥다.
나름 단단히 옷을 입고 왔는데도 5월초의 바닷바람은 아직 차다.
결국 일몰 사진은 포기하는 것으로.
뭔가 아는 듯한 표정의 갈매기..ㅋㅋㅋㅋ
귀여워라...^^
해가 서서히 지는데 바닷가를 떠나려니 좀 아쉽긴 하다.
하나개 바닷가에 있는 드라마 셋트장. 그런데 관리를 안해서 볼 건 없다. 카페로 운영해도 좋을텐데, 입장료를 내고 들어와야 하는 바닷가이다보니 수지타산이 안맞으려나.
배를 타고 다시 잠진도에 도착.
그리고 커피를 마시기 위해 인천공항으로 갔다.
사실 일몰을 포기한 이유는... 날이 춥기도 했지만, 카페인 금단증상이 심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었다;;; 커피가게가 없는 동네에 오래 있으면 어쩐지 마음이 안정되지 않는다;;;;;;;;;
커피숍 대신 창가 벤치에 앉아 수다를 떨면서 노을이 지는 하늘을 바라다보았다.
그리고,
사진 속 비행기의 퍼스트/비즈니스 클래스 탑승통로와 이코노미 클래스 탑승통로를 내려다 보면서 이런 말도 했다.
"가급적이면 욕심 안부리고 살고 싶다. 특히 돈 욕심 없이. 그런데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이렇게 여기서 비행기 탑승통로를 바라보고 있자니 퍼스트/비즈니스 클래스만 타고다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내가 참 아이러니하다. 사람이 어째 이럴까. 하하..." 뭐 이런 식의...
정말... 쓸데없는 욕심 없이 소박하고 단순하게 사는 것이 최고라고 생각하면서도 그게 마음처럼 안되니. 내안에 내가 너무 많은 것 같다.
유리창을 통해 바라본 일몰. 사진은 잘 안나왔지만, 정말 아름다웠다. 비록 소기의 목적은 달성하지 못했으나, 나름 알차게 잘 놀아 흐뭇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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