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nderlust
가로수길 르 쁘띠 베르 - 미드나잇 티 파티 그리고 아주 많은 찻잔들 본문
가로수길의 근사한 찻집 르 쁘띠 베르 Le petit verre
친구랑 간만에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냈던 이 곳♡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우리가 차를 마신 지하층은 굉장히 어두워서 사진이 잘 안나왔다는 점! 그래서 즈질사진 양해 부탁드립니다ㅎㅎ
하지만 그대신 분위기는 있었다.
우리가 차를 마신 시간이 자정은 아니였지만(대략 저녁 9시 경) 어두운 실내 덕에 왠지 한밤중에 티파티를 여는 듯한 그런 기분?
그래서 미드나잇 티 파티(Midnight tea party) 같다며 혼자 막 좋아했다ㅎㅎ
* 정말로 야외 정원에서 자정의 티 파티를 열어보고 싶다. 막 뭔가 신비로운 그런 느낌으로^^
여튼, 마음에 쏘옥 들어버린 르 쁘띠 베르 리뷰 시작!
르 쁘띠 베르는 3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정확히는 지하-중1층(메자닌)-1층의 구조라고 해야 할까?
지하층의 실제 조도는 위 사진 정도이고
참고용으로 실제보다 엄청나게 밝게 나온 사진들을 올려본다.
이곳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도 엄청나게 많은 찻주전자와 찻잔...!
요즘 출시되는 제품부터 빈티지와 앤틱 찻잔이 가득가득하다.
100년 넘은 이마리부터 헤렌드, 로얄 알버트, 쉘리, 로모소노프, 로얄 워스터, 노리다케, 웨지우드 등등 까지 정말 다양한 다구가 준비되어 있고
무엇보다도 훌륭한 점은, 원하는 찻주전자와 찻잔을 골라 마실 수 있다는 점이다.
자리를 안내받아 착석하고 나면, 메뉴판 겸 주문서 용으로 활용되는 아이패드와 차 샘플이 주어진다.
아이패드 메뉴판과 차 샘플을 이용해 차 종류를 고르고 나면
이제는 찻잔을 고를 단계다!
정말 다양한 찻잔이 있다.
고심 내가 고른 찻잔. 쉘리(Shelley, 셸리)
찻주전자와 찻잔은 정확히 셋트로 맞춰진 것이 더 많았지만,
앤틱이나 빈티지는 그 특성상 분위기가 유사한 제품으로 묶어놓은 것들도 있었는데
친구와 내가 고른 찻잔들은 공교롭게도 모두 찻잔과 찻주전자를 비슷한 제품으로 맞춰놓은 것들.
친구의 찻잔은 리모주Limoges (물론 어디까지나 내 생각. 리모주는 백스탬프 없는 제품이 많아서...)
그리고 찻주전자는 로얄 워스터Royal Worcester제품이었다.
내 친구는 앤틱&빈티지 찻잔에는 아직 큰 관심이 없지만 대신 앤틱 가구를 굉장히 좋아하는 아이인데
이날 매장에서도 오래된 리모주 찻잔을 고르는 걸 보고 "얘도 확실히 옛날 물건을 좋아하는구나"라고 느꼈다^^
나의 쉘리Shelley 찻잔과 파라곤Paragon 찻주전자
조명발 좀 받아볼까 해서 스탠드 가까이에 가져다 놓고 찍었으나 이번엔 초점이 안맞음ㅋㅋ
근사한 찻잔을 전시해놓은 찻집은 많지만, 이렇게 원없이 마음대로 골라 사용할 수 있는 가게는 처음이었던데다가 컬렉션도 정말 다양해서 정말 행복했다.
친구도 열심히 사진 찍는 중ㅋ 근데 어두워서 사진이 안습 ㅠ.ㅠ
친구의 리모주 찻잔.
친구는 루피시아의 알퐁소 망고를 마셨는데 향이 정말 정말 좋았다!
스트레이트 홍차의 가격은 만원인데, 조금 비싸다고 생각될 수도 있겠지만
아름다운 찻잔들을 맘껏 골라 마실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절대 비싼 가격이 아니다.
솔직히 나같으면 이런 귀한 그릇들을 매장에 내놓고 사용하지 못할 것 같다^^;;
나는 마리아주 프레르의 웨딩 임페리얼 밀크티를 마셨다. 가격은 만삼천원.
밀크티는 어떻게 내줄까 궁금했는데 - 보통 밀크티는 티팟 없이 그냥 찻잔에 내준다거나, 아니면 찻주전자+우유+설탕을 같이 내서 취향에 맞게 먹게 한다던가 -
여기는 밀크티를 티팟에 담아서 내준다!!!!!
그래서 아름다운 티팟도 사용하고, 또 아주 맛있게 만들어진 밀크티를 맛보는 두가지 이득을 동시에 누릴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ㅋ
마리아주 프레르 웨딩 임페리얼 밀크티는 정말정말 맛있었다!
나같은 사람에게는 바로 이런 게 엄청난 호사^^
친구랑 차 마시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데 둘다 진짜 얼마나 행복해 했는지 모른다ㅋ
그리고 원래는 저녁을 먹고 온 직후라서 차만 마시려고 했는데, 차를 다 골라놓고 아이패드 메뉴판을 넘기다가
친구가 갑자기 디저트도 먹자!고 해서 주문한 타르트 타탱Tart Tatin
이 타르트 타탱이 또 얼마나 맛나던지
친구랑 또다시 흐뭇흐뭇 행복행복 모드로 돌입ㅋㅋ
예쁜 찻잔들과 맛난 차와 맛난 디저트 그리고 친절한 직원분들로 인해 엄청나게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조용~하던 매장이 갑자기 테이블이 전부 차는 바람에 엄청 시끄러워진 것만 빼면 말이다.
내 친구가 "분위기는 우아한데 들리는 소음은 독일 맥주집 같다"고 ㅋㅋㅋㅋ
지하1층 - 중 1층 - 1층의 분위기는 굉장히 다른데, 특히 1층은 밝은 편이어서
대개는 지하층을 제일 선호하는 듯 하지만
나는 다음엔 꼭 1층에서 차를 마시며 사진을 맘껏 찍어야겠다고 생각했다ㅋ
1층의 찻잔들(중 일부)
헤렌드
로얄 크라운 더비 이마리 & 로모소노프
노리다케가 한자리에 있다니...
내가 보는 진열장마다 브랜드와 모델명와 연식을 줄줄 읊으니 내 친구가 "참 많이도 안다..."
ㅋㅋ
담번에 여기 오면 헤렌드에 먹어야 할지 로모소노프에 먹어야 할지 정말 이런게 행복한 고민이라는 걸테다ㅋㅋㅋㅋ
나랑 친구는 가게가 문 닫을때까지 - 밤 10시까지 - 앉아 있었고 그래서 손님들이 거의 다 나갔을때 다시 매장 사진을 찍어봤다.
Royal Collection Trust에서 판매하는 Queen Victoria Teacup & Saucer
2년전 영국 갔을때 윈저성, 타워 오브 런던 등의 기념품점에서 봤던 퀸 빅토리아 찻잔을 여기서 보니 반가웠음 +0+
쉘리 티 트리오
몇년전부터 계속 눈독 들이고 있던 후첸로이터 에스텔
계속 탐내고 있던 찻잔이다보니 여기에다 차를 마실까 고민도 좀 했는데,
사실 이건 요즘 생산되고 있는 거니 돈만 들이면 언제든 살 수 있는 거니까
당연히 만나기 힘든 앤틱 & 빈티지 찻잔(실제 거래가격은 더 낮더라도)에 마시는게 더 낫다고 생각했다.
헤렌드...!
파라곤, 트리 오브 카슈미르
Paragon, Tree of Kashmir
웨지우드 퀸즈웨어
이건 최소 100년 넘은 듯!
내가 고른 쉘리 보라색 찻잔과, 후첸로이터 에스텔과, 이 찻잔 사이에서 엄청 고민하다 일단 쉘리를 택했는데
돌아가며 다 마셔볼 작정이다ㅋ
내가 여기 올린 찻잔 사진들은 정말 빙산의 일각이다.
그나마 좀 안흔들리고 나온 것만 추려서 올린 것으로, 이 곳의 방대한 컬렉션은 직접 가봐야만 알 수 있다.
홍차 깡통들을 이렇게 모아놓으니 참 아름답구나!
곧 이곳의 애프터눈티도 먹으러 가 볼 계획이다.
올해 초 이 근방의 모 찻집에서 애프터눈티를 먹고 너무 실망해서 한동안 우리나라 찻집의 애프터눈티를 회의적인 눈길로 바라보고 있었는데
이 곳은 찻잔 컬렉션이나 밀크티와 타르트 타탱의 맛,
그리고 사장님의 이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볼때 절대 실망시키지 않을 것 같다는 확신이 생겼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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