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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야마 여행기(9) 살롱 드 요카이치 – 우치코 마을에서 만난 빈티지 샵 & 카페 본문

외국 돌아다니기/2016.06 Matsuyama

마츠야마 여행기(9) 살롱 드 요카이치 – 우치코 마을에서 만난 빈티지 샵 & 카페

mooncake 2016. 12. 6. 22:00


 


우치코 마을에서 만난 마음에 쏙든 빈티지 샵 겸 카페, 살롱 드 요카이치.

더위와 목마름에 지쳐 힘없이 우치코 마을을 터벅터벅 걷고 있을 때 사막의 오아시스와도 같이 반가운 존재를 만났다. 구태의연한 수식어지만 목이 마르고 지쳤던 나에게 이보다 더 딱인 표현이 있으랴ㅎㅎ



 처음엔 바깥쪽에 놓여진 빈티지 접시를 보고 눈이 반짝했는데 매장 안을 들여다보니 내가 좋아하는 후지야 페코짱을 비롯한 빈티지 제품이 가득하고, 저 안쪽엔 근사한 카페까지 있었다.







혹시 가키고오리를 주문할 수 있냐고 여쭤봤더니 당연히 된다고 하셔서 살롱 드 요카이치의 바 좌석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이제와서야 드는 의문이지만 나는 왜 아이스커피 같은 메뉴가 아니라 평소에 딱히 좋아하지도 않는 가키고오리를 주문했을까잘 기억은 안나지만 아마도 살롱 드 요카이치 바깥에 가키고오리 그림이 붙어 있었나보다.





내 앞엔 시원한 물과 물수건이 놓여 졌고, 레몬, 딸기 등등의 여러 가지 맛 중에서 어떤 걸 줄까하고 물어보셔서 레몬맛을 골랐다. 시원한 물을 마시며 지친 몸을 쉬고 있자니 레몬시럽과 아이스크림을 한 스쿱 얹은 레몬 가키고오리를 내어주셨다. 가키고오리야 그냥 평범한 가키고오리였지만 은근한 더위와 갈증에 지친 나에겐 딱...! 



지친 상태로 대충 찍어서 사진이 별로인데 실제로는 훨씬 더 분위기 있는 (그러면서도 정감가는) 공간이었다. 



분위기 근사한 카페와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으로 가득 빈티지샵, 또 우아하게 나이든 친절한 주인 아주머니, 마치 내 로망 속의 카페를 만난 것 같았다.

(이런 빈티지 샵 & 카페를 나도 운영하고 싶지만 과연 장사가 잘 될지... 으으으음;;;)

 

주인 아주머니도 내가 신기했던지 이것저것 질문을 하셨다. 어디서 왔냐, 학생이냐(!!!!!!), 혼자 여행 온거냐, 숙소는 어디냐, 어디어디 가봤냐... 내가 한국에서 왔다는 사실을 알자 한국 드라마와 한국 음식을 좋아한다며, 본인이 재밌게 본 한국 드라마 얘기를 하셨다. 베토벤 바이러스라던가... 김삼순 이야기도 하셨던 것 같고. 안타까운 점이라면 내가 TV를 잘 안봐서 한국 드라마 얘기에 제대로 맞장구를 쳐드릴 수 없었다는 것. 또 본인이 간장게장을 굉장히 좋아한다고 하시면서 혹시 집에서도 직접 만들어먹냐고 물어보셨는데 아니요라고 했더니 만드는 법이 많이 어려운거냐고 물어보셨다. 이 순간, 아 왜 우리 엄마는 간장게장을 안만드는 거냐며 또다시 안타까운 기분이 들었다ㅋㅋ 집에서 간장게장을 자주 만들어먹는다면 요리 비결 같은 알려 걸 드릴 수도 있을텐데. 주인 아주머니는 선물이라며 낫또 과자를 주셨고, 우치코 마을에 대해 여러 가지를 설명해주시는 와중에도 목이 말랐던 내가 물 한잔을 다 비우자, 바로 또 다시 물잔을 가득 채워주셨다.

 


살롱 드 요카이치에서 잠시 숨을 고른뒤, 작은 페코짱 피규어 세 개를 구입하고, 아주머니에게 감사 인사를 드린 뒤 다시 길을 나섰다. 살롱 드 요카이치처럼 마음에 쏙 든 카페를 만난 것만으로도 우치코 방문 대만족! 500엔짜리 가키고오리 하나 먹는 손님에게도 마음을 다해 친절히 대해주신 주인 아주머니에게 매우 감사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지난달이었나, 오사카 스시집에서 한국인 관광객에게 지속적으로 와사비 테러를 했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 나는 정말 슬픈 기분이 들었다. 역사적으로 앙금이 없을 수 없는 일본이지만 그래도 숱한 일본 여행 중 만났던 일본인들과의 기억은 대다수가 참 즐겁고 훈훈하게 남아 있는데, 그런 아름다운 추억들에 제대로 찬물을 끼얹는 기분이었달까.



살롱 드 요카이치에서 레몬 가키고오리를 먹고 나와 다시 우치코 마을을 걸었다. 우치코는 일본 시코쿠 에히메현의 난요 지방에 속하는 도시로, 오래전 종이와 목랍 생산으로 번성하여, 작은 산촌 마을이지만 가부키 전용 극장까지 세웠을 정도로 부유했던 동네다. 그 당시 지어진 목조가옥들이 이 긴 전통거리를 구성하고 있다.






살롱 드 요카이치에 들어갔다 나온 사이, 거리에는 제법 관광객이 늘어나 있었다. 



우치코 거리를 산책하다 만난 시바이누.



귀엽다 ㅠㅠㅠㅠ



봐도봐도 넘나 귀여운 시바견.



집과 집 사이로 졸졸졸 흐르는 시냇물


대략 이 지점까지 왔을때 마츠야마행 오후 4시 56분 차를 타려면 기차역으로 서둘러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쯤에서 어설픈 우치코 탐방을 마치기로 했다.






급하다면서, 지나가다 열려 있는 또 다른 가옥 내부 사진도 찍고...



빗자루 같은 것을 판매하는 가게 사진도 찍고... (사진 오른편)



아까 들렸던 살롱 드 요카이치를 지나치며 마음 속으로 작별인사를 한번 더. 



그렇게 촉박하지만 사진 찍을 거 다 찍어가며;;; JR 우치코역을 향해 급히 걸어갔다. 



자동차 색깔이 이뻐서 몰래 또 사진 한장 찍고;;;



다행히 늦지 않게 JR 우치코역에 도착! 

원래 시간 맞추는 걸 참 못하는 편인데, 지난 6월 마츠야마 여행땐 아주 운좋게 기차 시간을 딱딱 맞췄다. 마츠야마에서 오즈에 갈때도, 오즈에서 우치코로 올때도, 우치코에서 다시 마츠야마로 돌아올때도^-^



마츠야마로 돌아오는 짧은 기차 시간 동안 너무너무 졸려서 "할일이 많이 남았는데 어쩌냐"며 안타까워했다. 하기야 워낙 짧은 여행인데 마츠야마 근교 도시 두곳에 들렸으니...



마츠야마 시내에서도 완수해야 할 과업-전망차 타기;;;-이 있었기에 JR 마츠야마 역사 2층의 다이소에 들려 생수와 라무네 캔디만 후다닥 사고 내려와



쿠루린이 있는 다카시마야 백화점에 가기 위해 JR 마츠야마역을 뒤로 하고 트램을 타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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