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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콘서트홀/ 히사이시 조 영화음악 콘서트

mooncake 2023. 12. 4. 14:00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히사이시 조 영화음악 콘서트에 다녀왔습니다. 원래 저라면 "굳이" 고르지는 않았을 공연인데요.. 친한 선배가 보여주신다 하여 덥썩.
아직 후기 안썼지만 11월에 다녀온 세종문화회관 뉴탱고트라이앵글 공연도 역시 저였다면 굳이 갈 생각을 하지는 못했을 공연이나, 후배가 가자고 해서 다녀왔어요. 왜냐하면 (1)우선순위에서 밀린다 뿐이지 싫어하는 음악인 건 아니고 (2)너무 내 틀에만 갇히는 것도 좋지는 않겠다 싶었어요. (제 취향으로는 오케스트라 공연이라면 크로스오버보다는 정통 클래식 공연이 더 좋기는 합니다ㅎㅎ)



 

 

일찍 자리 잡고 앉아서 찍은 사진이라 사진 속에선 객석이 드문드문한데, 거의 전석이 꽉 차서 공연이 진행되었습니다. 제가 그간 본 롯데콘서트홀 공연 중에 이렇게 사람 많은 공연은 처음이었던지라, 공연장이 있는 8층에서 1층으로 내려갈 때 시간이 어마어마하게 소요되었습니다. 엘베 없이 출구로 나갈 수 있는 예술의 전당이나 세종문화회관이 이런 면에선 훨씬 낫네요. 음향면에서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이 롯데콘서트홀을 절대 따라올 수 없지만 말입니다(흠흠) 여튼 몇년째 진행되는 공연인데도 인기가 굉장히 많은가봐요.



 

공짜로 얻어 즐거웠던 프로그램북.
로비에서 위클래식 카톡 친구를 맺으면 그냥 주시더라구요👍



 

 

히사이시 조 음악 자체를 엄청나게 좋아하진 않아요. 제 기준에선 종종 너무 감성적이거나 신파적일 때가 있어서요. 지브리 음악 중에선 히사이시 조가 참여하지 않은 "귀를 기울이면" OST를 제일 좋아하고요, 또 히사이시 조의 영화음악 중에서 평소에 좋아하는 건 마녀 배달부 키키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정도인데, 어제 공연에서 제일 좋았던 건 의외로 이웃집 토토로의 “바람이 지나가는 길”과 붉은 돼지의 “madness”과 굿바이의 “departures”와 앵콜곡으로 연주된 모노노케 히메의 “아시타카와 산”이었습니다.
바람이 지나가는 길과 madness는 편곡이 마음에 들었구요 (오케스트라의 장점을 아주 잘 살린 편곡이었다고 생각합니다) departures는 첼로가 돋보이는 곡이라서 좋았고, (첼로빠는 어쩔 수 없음ㅎㅎ) 아시타카와 산은 도입부 피아노 연주가 아주 좋았어요.

11월 뉴탱고트라이앵글 공연 때 피아니스트 박종훈이 “앵콜곡 연주를 할까 말까 고민된다. 공연이 끝나고 다들 앵콜곡 얘기만 하면, 그 전의 연주들은 뭐였나 싶어서”라고 이야기한지라 앵콜곡 이야기를 하기가 약간 망설여지긴 하는데, 아니 진짜.. 앵콜곡이 너무 좋았어요. 그리고 이건 정말 사소한 건데, 앵콜곡 연주할때 지휘자 겸 피아니스트인 김재원이 너무 오래 뜸 안들이고 다시 무대로 나온 것도 좋았습니다 ㅋㅋㅋㅋ 오케스트라도 굳이 퇴장하지 않아서 번잡하지 않았고요. 어차피 한국 공연은 앵콜 공연을 꼭 하잖아요;;;; 어차피 할 거 너무 오래 밀당은 안했으면 좋겠어요;;;;  이러면 누가 저보고 너 T야? 라고 하려나? 그러나 저는 F입니다ㅋㅋ (예전에 네덜란드 여행 갔을때 공연을 4개 정도 봤는데 단 한번도 앵콜곡 연주가 없어서 정말 문화가 다르구나 싶었다는)

앵콜 연주를 요청하는 박수 때 지휘자 김재원이 대기실 안쪽으로 깊게 들어가지 않고 문가에 서서 나올까말까 하는 귀여운 장면을 연출했는데 이것도 지브리 음악이랑 잘 어울렸어요ㅋㅋㅋ 약간 마쿠로쿠로스케 같았달까. 젊은 지휘자 특유의 귀여움과 발랄함, 그런 게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자리는 팀파니랑 가까운 사이드 RP 구역이었는데요, 선배는 예산의 한계로 좋은 좌석 예매를 못했다며 미안해했지만..
팀파니 소리가 너무 커서 귀가 좀 아팠던 거 말고는 이 자리 재밌었어요ㅋㅋ (귀 아팠던 것도 제가 청각과민증이 좀 있어서 그런거지 선배는 괜찮다고 했고..)



 

 

어제 공연 본 자리가 왜 좋았냐...면,

이 자리에서는 정면 자리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타악기 연주자들의 움직임을 매우 잘 볼 수 있거든요. 아무래도 공연을 보러 가면 저는 제가 배웠던 악기들에 주로 눈이 가는데 (피아노와 첼로!!!!) 작년에 마림바도 배우게 되니깐 타악기 연주자들의 모습이 새롭게 눈에 들어오면서, 그들이 연주하는 모습이 잘 보이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이번 공연에선 더더욱 마림바와 비브라폰, 팀파니 등의 사용이 더욱더 돋보이기도 했구요 ^^ 
또 정면 자리에 비해서 지휘자의 퍼포먼스 역시 잘 보이는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아쉬운 건 자리의 특성 상 첼로나 바이얼린 솔로이스트 소리가 오케스트라 소리에 묻혀 좀 작게 들렸다는 것 정도인데, 그래도 즐거운 공연이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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