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17/10 (9)
wanderlust
혹시라도, 단 한분이라도 블로그 주인장이 왜 이리 조용한가 궁금해하실까봐 - 한달 넘게 알레르기성 비염, 중이염, 인후염, 후두염, 기관지염 등등등을 돌아가며 앓느라 체력이 초토화. (실은 여름 빼곤 일년 내내 끼고 사는 병들이지만 요즘 부쩍 힘들다.) 추워진 한국날씨와 여독 그리고 밀린 일들로 인한 야근도 물론 한몫하고 있다. 한동안 중이염 때문에 청력에 문제가 생겼다가 이제는 후두염 때문에 목소리가 안나온다. 심각하진 않지만, 삶의 질이 너무 낮다. 약한 면역력은 답이 없다. 여행 한번마다 이리 아파서야 앞으로 계속 여행 가겠나. 회사와 일도 마찬가지다. 답이 없다. 종합적으로 내 삶은 답이 없다. 아무리 생각해도 삶은 고행인 것이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다. 존재 자체가 고통이다. 이번 생은 ..
이제 니스를 온전히 즐길 수 있는 날이 하루밖에 남지 않았다. 내일은 2시 비행기니까 일어나서 짐싸고 공항으로 가면 끝. 이탈리아에서 프랑스로 넘어올때, 니스에서는 정말 여유롭게 지낼 줄 알았다. 휴양지이기도 하고, 밀라노보다 근교도시의 거리도 가깝고, 여행 중후반이니 그냥 설렁설렁 지내자고 생각했는데, 이상하게도 시간이 왜이리 빨리 지나가던지, 돌이켜보면 시간에 쫓긴 기억 밖에 없다. 그래서 오늘 하루는 그저 니스 안에서만 여유롭게 지낼지 아님 계획대로 또 다른 근교 동네에 다녀올지 조금 고민 중이다. 뭘 하든 만족스러운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는데, 니스에서의 시간들은 "좋은 곳에 갔되 나 자신은 그닥 즐겁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말 애석한 일이다. 천국 같은 경치를 두고도 왜 나는 한껏 즐기지 못..
전날 밀라노에서 당일치기로 다녀온 스위스... 헌데 문제가 생겼으니 기차표 환불을 위해(자세한 사정은 나중에 따로ㅠㅠ) 이튿날 이탈리아-스위스 국경도시 끼아쏘Chiasso로 향했다. 일단 환불을 해주긴했는데, 아직 카드 결제 취소 문자가 오지 않아 잘 처리된건진 모르겠다. 스위스 끼아쏘에서 환불을 받은 뒤 "도보로" 국경을 넘었다. 유럽여행이 처음도 아닌데 도보로 국경을 가로지른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게 웃기지만(ㅎㅎ) 분단된 반도국가에서 자란 탓인지 여전히 한발자국만 내밀면 다른 나라에 도착한다는 게 신기하다 . 참고로 위 사진의 Italia, Como라고 표지판이 쓰여진 곳 부터 이탈리아임. 이 환불 문제 때문에 예정에 없던 꼬모 호수(스위스 끼아쏘 바로 옆)에 가게 된 것인데, 그래서 급하..
힘들게 아이폰으로 쓴 글이 티스토리 앱 오류로 다 날아가버렸다. 아이고 기운 빠져. 다시 쓸 기력은 없고, 아무튼 "드디어" 가게 된 시르미오네, 정말 최고로 좋았다! 언젠가 또다시 갈 수 있는 날이 오길.
제목을 이렇게 써놓으니까 꼭 러시아여행을 온 것 같지만 사실 중간 경유지에 불과하다ㅎ 그래도 늘 상공을 날기만 하다가 러시아 지상으로 내려온 건 처음이라 "오오 처음 밟아보는 러시아땅"이라며 감탄할 뻔 하였지만, 러시아인들은 나에게 그런 감상에 젖을 여유를 주지 않았다. 내가 그동안 곱게 살긴 했는지 이렇게 거친 사람들은 처음이야... 아니 처음일리는 없지만 아무튼 오랜만임. 환승 심사대의 복잡함과 새치기는 꼭 이탈리아를 떠올리게 하고 (근데 또 이탈리아로 가는 중임. 젠장) 직원들의 살벌함은 "안그래도 출발 전부터 컨디션이 안좋았던데다가 장거리 비행에 지친" 나를 기함하게 하였으니... 결국 면세점 구경이고 뭐고 다 냅두고 환승심사 받자마자 몸과 마음의 안식을 위해 PP카드 라운지에 쳐박히게 되었다..
Enkhuizen에 다녀오던 길, 잠시 바다 구경을 하기 위해 Zandvoort aan zee역에 내렸다.잔트보트 안 제 역에서 잔드보트 바닷가까지는 걸어서 5분 정도로, 꽤 가까웠다. 바다로 향하던 길 내 발길을 붙잡은 것은 각종 해산물 요리를 가득 팔던 커다란 트럭이었다.튀긴 대구 한접시를 주문해서 받아들고 트럭 옆 간이 테이블에 앉으려고 했더니, 내가 음식을 받아드는 사이 이미 다른 직원이 간이 테이블을 치워버렸다...............ㅠ그리고 나는 손에 커다란 튀김 대구 접시를 들고 바닷가를 헤매는 한심한 신세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앉을데가 전혀 없는 잔드보트 바닷가...그 흔한 벤치가 하나도 없는 잔드보트 바닷가...해지는 바닷가에서 혼자 커다란 해산물 접시를 들고 방황하는 나... 엉엉....
(사진은 작년 여름 네덜란드 엥크하위젠) 다음번엔 정말로 꼭, 급여행을 떠나지 말아야지. 미리미리 준비해서 여유있게 떠나야지. 그래도 이번 여행은 급여행이라고 해도 다른 때와는 달리 출발전 4일의 연휴기간이 있어 여유있게 준비할 줄 알았는데, 자꾸만 이런저런 장애물들이 튀어나오는데다가 컨디션 난조까지 겹쳐, 연휴 초반의 즐거움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 연휴가 시작된 주말 내내 스트레스와 압박감에 시달리다가 이건 정말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다. 즐거우려고 여행을 가는 건데, 정작 지금의 나는 전혀 즐겁지 않으니까. 그래서 다시 한번 마음을 내려놓기로 했다. 준비가 좀 덜 되면 어때가서 좀 헤매면 어때미리 예약 안해서 돈 좀 더 내면 어때순간 순간 즐겁고 여유롭고 마음 편한게 최고, 게다가, 컨디션도 안좋..
핀란드 헬싱키 음악당 카페의 커피와 시나몬롤 내가 헬싱키 음악당의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게 된 것은, 근교 도시를 다녀와 심히 지쳤음에도 불구하고, 또이보 꿀라Toivo Kuula의 곡을 연주하는 공연 티켓을 구입해버렸기 때문이었다. 서울에서부터 "가고싶다"고 생각한 공연이었지만, 뽀르보Porvoo에서 비를 맞아 컨디션이 안좋았으므로 헬싱키 음악당에 딸린 음반 가게에서 시벨리우스의 CD만 사고는 호텔에 일찍 들어가 쉴 생각이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이미 티켓을 손에 쥐고 있었다... 오락가락하는 감기기운을 막는데 도움이 될까해서, 따듯한 커피와 시나몬롤을 구입하고, 공연이 시작될때까지 두 잔의 커피를 마셨다. 원래 나는 시나몬롤을 좋아하지 않는데도, 핀란드에서 먹은 시나몬롤은 전부 다 맛있었다. 헬싱..
얼마전 선물받은 고베 프란츠의 딸기 트뤼플.상자가 너무너무 예쁘다! 프란츠의 딸기 트뤼플은 일단 제품 패키지에서 80%는 먹고 들어가는 느낌ㅎㅎ 상자를 열면, 제품 브로셔가 보이고, 딸기 트뤼플은 종이로 한번 감싸져 있다. 종이마져 벗겨내고 나면, 쨘~ 트뤼플 봉지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냄^^ 동결건조 딸기 트뤼플의 자태. 동글동글 귀엽다. 원랜 그냥 와작, 먹어버리지만 블로그에 올릴 생각에 트뤼플을 반으로 잘라봤다. 참, 트뤼플을 담은 접시도 일부러 딸기 무늬가 그려진 것으로 골랐다. (비록 찻잔받침이지만ㅎㅎㅎㅎ) 맛은? 맛있다! 화이트초콜렛은 달콤하고 부드럽고, 속의 동결건조 딸기는 새콤하고 파사삭 부스러지고. 그런데 무지(무인양품)의 제품에 비해 엄청 맛있는지까지는 잘 모르겠다. 내 둔한 입맛엔 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