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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4.14. 후쿠오카 급여행 - 오호리코엔과 후쿠오카 성터의 꽃놀이 본문
후쿠오카 여행의 마지막 날. 어제 하루종일 비가 온 것과는 정반대로 쾌청한 날씨.
어쩐지 바다가 보고 싶어서, 사진 속 저 멀리에 보이는 하카타항이나, 아니면 모모치해변에 다녀오고 싶었으나, 두 곳 모두 버스를 타고 가야하고, 왠지 또 헤맬 것만 같아 자신이 없었다...(ㅠ.ㅠ)
그래서 호텔에서 지하철 2정거장 떨어져 있는 오호리코엔과 후쿠오카 성터에 가기로 결정!
짐을 꾸리며, 남아 있는 음식들로 대충 아침으로 먹었다. 커피젤리와 편의점커피와 포춘쿠키. 참고로 이 날의 포춘쿠키 메세지는 "흥미진진한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군요." 그래서 조금 기대했지만 그닥 흥미진진하진 않았다ㅋ 그래도 여행자에게 기운을 복돋아주는 메세지라서 좋았음^^
체크아웃 후 짐을 맡기고 오호리코엔을 향해 출발! 출근하는 회사원들을 보며, 나도 내일은 다시 회사로 가야한다는 생각에 잠시 마음이 무거워졌다. 아 맨날 놀면 얼마나 좋을까. 노는 게 제일 좋아. (근데 조건은 돈 많은 백수여야한다는 거. 돈 없이 노는 건 싫어요..)
결국은 한번도 이용하지 못한, 지하철역으로 가는 길목에 있었던 카페. 다음번엔 꼭.
지하철 1일권을 끊었다. 첫날 지하철 1일권 안끊은 게 후회돼서 그랬는데 결과적으로는, 텐진에 돌아올때는 오호리코엔역이 아닌 아카사카에서 지하철을 타게 되는 바람에 결국 오히려 손해였다...ㅋㅋ
이런 식으로 맹하게 손해보는 일이 가끔 있는 편인데 (그리고 대학교땐 돈을 참 잘 잃어버리기까지 했다. 한번에 150만원 잃어버린 적도 있었다;;;) 어릴땐 많이 속상해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냥 "그러려니"하기로 했다. 살아가는데 당연히 드는 비용의 일부인 것으로... 이것도 일종의 정신승리?ㅠ.ㅠ
벚꽃문양이 예쁜 오호리코엔역 도착.
지하철역에서 2~3분 정도만 걸으면 오호리코엔이 나타난다. 나같은 길치-게다가 아무 준비 없이 무작정 떠났을때-는 그저 이런 곳이 최곱니다...
날씨도 좋고 호수 빛깔도 참 고왔다. 월요일 오전의 평온한 공원을 천천히 산책하는 건 참 기분 좋은 일이다. 근데, 한편으로는 "힘들게 휴가내고 비싼 돈 들여 멀리까지 와서 고작 이런 공원이나 걸어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차선책으로 선택한 곳이라 더 그랬을지도.
괜히 정겨운 오리배.
공원 규모가 상당히 크다. 어느 쪽으로 가아햐나 고민하며 걷다보니 아래와 같은 안내판이 나타났다.
후쿠오카 성터까지 490m라고 적혀 있어, 먼저 후쿠오카 성터에 다녀오기로 결정. 이 표지판 바로 옆에 스타벅스가 있었는데, 이때만 해도 "다녀올" 줄 알았기 때문에 스타벅스는 돌아온 다음 가야지~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결국 오호리코엔 스타벅스는 못갔다. ...^^; 여행은 언제나 it's now or never.
후쿠오카 성터로 가는 길. 벚꽃나무가 가득. 벚꽃시즌에 왔으면 정말 장관이었겠구나.
아직도 바닥에 꽃잎이 많이 떨어져 있는 걸 보면, 벚꽃이 진 지 그리 오래되지는 않은 것 같아 더 아쉬웠다. 애초에 후쿠오카로 벚꽃놀이를 오고 싶었으나 도저히 업무 일정상 하루 휴가 낼 짬이 안나 4월 중순에서야 간신히 오게 된 것이라 괜히 더 원망스러운...ㅠㅠ
그런 내 마음을 달래주듯, 아직도 붙어 있는 이파리들이 간간히 보였다.
그리고 겹매화는 제법 여러 그루가 꽃을 활짝 피우고 있었다.
어찌나 탐스러운지!
벚꽃나무도 아직 한녀석 남아 있고.
그리고, 보이는가? 바람이 불어 꽃비가 흩날렸다!^^
꽃잎에 휩싸여 있는 황훌한 순간 동안, 이 곳으로 오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으하하하하.
공원 한쪽 구석에 있던 잘생긴 견공.
한국어와 일어로 열심히 말을 걸어보았으나 마치 "넌 누군데 나한테 친한척 하는거야"라고 표정으로, 끝까지 나와 눈을 맞추려 하지 않았다...ㅋㅋ
한참 걸었는데, 또 어느 순간부터 사람이 한명도 안보인다.
후쿠오카 와서 매일 한번씩 살벌하게 헤맸기 때문에 조금만 잘못 가고있는 것 같아도 급 불안해진다;;
체감상으로는 490m보다 훨씬 더 많이 걸은 것 같은 후에야 - 근데 그게 내가 사진을 찍느라 왔다갔다 해서 그런 거겠지만 - 후쿠오카 성터에 당도.
후쿠오카 성터는 말 그대로 "터"라서 남아 있는 건물이 거의 없고, 공원 느낌에 가깝다.
유일하게 남아 있다는 하얀색 망루 건물은 내가 뒷문으로 들어와서 그런지 보지 못했다.
후쿠오카 성터의 천수각 터로 올라가는 길.
천수각 터라고 했지만 이 위치에 천수각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여부는 아직 의견이 분분하다고 한다. 워낙 높은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굳이 천수각을 설치할 필요가 없었다는 설이 우세했다가, 이후에 반론이 제기된 듯.
후쿠오카 성터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
사진이 잘 안나왔는데 정말 분위기 좋았다. 나도 백화점 들렸다 공항으로 가야하는 일정이 아니였다면 나무 밑에 앉아 봄을 만끽하고 싶었음!
후쿠오카 성터 안 "고로칸" 전시관.
고로칸은 당나라 및 신라의 외교사절과 상인들이 머물던 숙소 유적으로, 유적지에서 출토된 당나라의 보물들이 전시된 박물관이라고 얼핏 잘못 알고 가는 바람에
입장 후 나타난 풍경에 잠시 당황했다..ㅋ 박물관이 아니라 "유적" 그 자체였음!
예전에는 이 고로칸 바로 앞까지 바다였는데, 그 바다를 메꿔서 현재의 도시 형태를 갖추게 된 것이라고 한다. 지금은 이곳이 완전 도심 한복판인데, 참 놀랍다.
사진속의 도자기들과 같은 전시물이 소량 있다.
앞서도 말했듯 화려하고 이국적인 당나라 도자기 같은 걸 볼 줄 알고 기대했기 갔기 때문에 쪼꼼 실망했지만, 돌아와서 사진을 보니 얘네라도 열심히 보고 올걸,이라는 생각이 든다.
전시관에 붙어 있던 "세라믹 로드". 다음에 시간나면 세라믹 로드에 대해서 찾아봐야겠다. 흥미진진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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