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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derlust
유럽행 항공권을 출발 6일전에 샀다. 숨가쁘게 짐을 꾸려 여행 떠나는게 너무 싫은데도 또 급여행을 떠난다. 난 왜 이럴까. 남들처럼 6개월까진 아니더라도 2~3개월전부터는 준비하고 싶은데. 이탈리아는 2년만, 프랑스는 10년만이다. 내가 이탈리아를 다시 간다면, 풀리아주를 여행하기 위해 바리Bari로 가거나, 빌라 아드리아나를 한번 더 방문하기 위해 로마로 가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제작년에 너무 짧게 머물러 아쉬웠던 베니스에 갈 줄 알았는데, 어쩌다보니 밀라노에 5박 6일이나 머물게 되었다. 여행을 가기 전, 일정은 충분히 짜지 않더라도 현지 공연과 빈티지 그릇을 구입할 수 있는 벼룩시장은 꼭 알아보고 가는데, 이번엔 그럴 시간도 없다. 이번 주말, 대충 짐을 싸고, 다음주 목요일까지 폭풍 업무를 하..
2016년 8월 28일 월요일이준 열사 기념관에 가기 위하여 암스테르담에서 기차를 타고덴 하그 센트럴(헤이그 센트럴)역에 도착한 나는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벅차오르는 감정을 추스려야했다. 오래전부터 덴 하그(헤이그)의 이준 열사 기념관에 방문하고 싶었을 뿐더러지금으로부터 110년전, 중대한 사명을 띠고 2달의 긴 여정 끝에 헤이그역에 도착한 헤이그 특사들의 심정이 어떠했을지,나로써는 도저히 가늠조차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덴 하그 센트럴에서 트램을 타고 Spui역에서 내려 차이나타운을 통과하니,이준 열사 기념관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나는 이날 다리가 아파 조금이라도 덜 걷기 위해 트램을 탔는데, 기차역에서 그냥 걸어가는 것과 별 차이 없을 듯ㅎ) 이준 열사 기념관, 드디어 도착. 낯선 나라 한복판에..
2014년 6월 5일호텔 조식을 먹고 나와 바라본 풍경. 바탈랴 광장의 포르투갈 멍멍이.포르투갈에서 처음 만난 강아지라고 엄청나게 반가워하며 사진을 찍었으나, 개님은 나와 눈을 맞추려 하지 았았고, 엄마는 "ㅉㅉ"하는 반응을 보였다. 날이 밝은 후 처음 본 포르투는 날이 흐려서인가, 그리 매력적이진 않았다. 우중충하고 쇠락한 동네... 하지만 분명 그 만의 개성과 매력이 확실히 살아 있는 곳. 이 건물 사이 문은 건물의 문이 아니라, 길의 입구다!자세히 보면, 문 왼쪽에 길 이름이 쓰여진 초록색 표지판도 붙어 있다. 윗쪽의 길을 통과하면 이런 골목이 나옴. 포르투갈에 오기전 누군가가 "포르투에서는 지도가 필요없어요. 그냥 발길 닿는대로 다니면 돼요."라고 쓴 글을 봤는데, 와보니 그 말에 대공감. 정말로..
밤 11시 15분, 포르투의 바탈랴 광장에 위치한 포르투 퀄리티 인 호텔 앞에 도착.미리 픽업서비스를 신청해둔 덕에 편하게 도착했다. 난생 처음 포르투갈에서 포르투갈어를 사용해보는 역사적 순간이라,체크인하려구요~를 포르투갈어로 어찌 말할지 생각하며 호텔로 들어섰는데데스크에 있던 여자직원분이 나를 보자 환히 웃으며미스 00? 이라고 나의 이름 - 서양인이 발음하기 상당히 힘든 이름ㅋ - 을 열심히 발음하며 반겨주었다. 이 전에도 이 후에도, 호텔 데스크 직원이 먼저 내 이름을 부르며 반겨준 적은 없었다.물론 워낙 밤 늦게 호텔에 도착하여 당일 체크인 예정자가 나 하나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라 가능했겠지만,아직까지도 참 훈훈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 분이 워낙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는데다가 체크인하겠다는 말도..
드디어 시작하는 2014년 포르투갈 여행기.그 동안 포르투갈 이야기를 블로그에 많이 쓰긴 했지만 정식 여행기는 이제서야 쓴다. ○ 여행기간 : 2014.6.4~6.14. ○ 항공사 : 루프트한자 Porto in, Lisbon out 1인당 약 1,400,000원(당시, 포르투갈행 항공권은 프로모션이 없어서 비교적 일찍 예약했음에도 불구하고 비쌌다ㅠㅠ)○ 호텔 : 포르투 - 포르투 퀄리티 인 3박리스본 - 리스본 리빙 라운지 호스텔 1박, 리스본 숏 스테이 아파트먼트 5박 (총 6박)그 외 정보는 차차 업데이트 예정. 그럼 여행기 시작~! 엄마랑 같이 가는 여행이라 오빠랑 조카들이 배웅을 나왔다ㅎ이때 벌써, 예전만큼 여행이 신나고 즐겁지 않다-는 생각을 하던때라(어디까지나 어릴때와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공..
2017 마카오&홍콩 여행 쇼핑기. 허리디스크 때문에 짐 무게를 늘릴 수 없어 진짜로 산게 없다. 그래서 쇼핑기를 쓰기가 민망하지만; 그래도 올려봄ㅎㅎ면세 쇼핑 역시 최소한으로. 정관장 활기단, 차앤박 프로폴리스 앰플, 바닐라코CC크림, 록시땅 아몬드샤워오일, 디올 립글로우 등등 대부분이 생필품. 디올 립글로우는 01번과 04번을 주로 쓰다가 처음으로 라일락(05번)을 사봤는데 이거야말로 내 입술색이랑 똑같아서 유리아쥬같은 무색 입술보호제 바른 거랑 1도 차이가 없다. 허탈함ㅋ 공진향 후 궁중동안 립밥(이름 참;;;)은 엄마꺼. 탱글엔젤 브러쉬는 여행가방에 탱글티저 넣어가기 귀찮아 면세점 3시간전 샵에서 주문했는데 만족스러움.그리고 가방 두개와 인바이로삭스 장바구니 하나. 가방은 포장을 풀러 찍어야..
(사진은 마카오에서 만난, 길고 늘씬한 다리를 지닌 길고양이^^) 황금연휴 도쿄 여행을 취소하고 당분간 여행 생각은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그것은 거짓말, 나는 오늘도 습관적으로 비행기표를 검색 중이다. 5월말에 루마니아 여행을 갈까 생각 중인데, 루마니아는 항상 여행루트를 짜기가 쉽지 않다. 어딜 돌아다니던, 결국 끝에는 부쿠레슈티로 돌아와야 하는 점도 불만이다. (티미쇼아라, 시비우 같은 다른 도시에서 비행기를 탈 수 없는 건 아니지만 비행일정이 좋지 않고, 가격도 훨씬 비싸져, 결국은 부쿠레슈티 in, out으로 발권하는 게 제일 낫겠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나처럼 게으르고, 미리 일정 정하는 걸 좋아하지 않고, 짐 싸들고 도시 이동하는 걸 싫어하는 사람에겐 작년 여름 네덜란드 여행이 딱이었다...
도쿄 여행은 결국 취소. 몇가지 이유가 있긴 하지만 그건 표면적인 이유일 뿐이고, 내 속마음이 예전처럼 절실하게 여행을 가고 싶진 않기 때문일 것이다. 여행은 항상 나의 도피처, 내 마음의 마지막 보루, 절대적인 가치를 지닌 것, 그리고 나를 나 자신이게 하는 것이었는데 이런 변화가 너무 당황스럽다. 나에게서 여행을 빼면 뭐가 남는지. 무슨 재미로 살아야하는지. 주변 사람들은 "네가 진짜 가고 싶은 건 장거리 여행인데 건강 문제로 차선책인 단거리 여행만 계속 계획하다보니 마음이 안끌리는 거 아닐까?"라는 분석를 내놓기도 하지만, 글쎄다... 아무튼 이번 일로 또다시 11만원이라는 위약금을 날렸고(으. 속 쓰려. 그래도 3월에 산 삼성전자우선주가 요며칠 많이 올라 조금 위안이;;;) 호텔과 항공권을 조..
마카오 반도 행복의 거리 Rua da felicidade 골목에 위치한 마카오 맛집 드래곤 포르투기즈 퀴진. 블로그에 꽤 많은 식당 후기를 썼지만 제목에 "맛집"이란 표현은 그리 자주 쓰지 않는데, 여기는 정말 맛난 곳이여서 맛집이라 하지 않을 수가 없다ㅋ 골목을 걷다 우연히 발견해서 기억해뒀다가 저녁 영업시간에 맞춰 다시 찾아갔다. 가게 분위기는 대략 이렇다. 꼭 어린 시절 보던 환상특급 속 미국 차이나타운의 중국음식점 분위기랄까... 테이블이 많지 않아, 예약하지 않은 우리가 바로 좌석에 앉을 수 있었던 건 운이 좋았다. 사진 속에 계신 분은 사장님 내지는 홀매니져인데, 정중하긴 했지만 뭔가 살짝 까다로운 느낌ㅋ 기본 셋팅. 조명이 어두워 음식 사진이 맛있게 찍히지 않아 아쉽다. 포르투갈에 ..
일단 요약 : 선약이 있어 어쩔 수 없이 안좋은 조건으로 비행기표를 구매했더니 사자마자 선약이 변경되어 허무함ㅋ 올해초부터 건강 문제로 인해 여행지를 쉽게 정하지 못하고 계속 망설이다가 결국 5월 황금연휴 여행은 포기했었지만, 4월 초 마카오를 다녀온 이후, 다시 짧게라도 황금연휴에 여행을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문제는 4월 29일 토요일에 선약이 있었다는 것. 보통때 같았으면 모임 날짜를 조정해보자고 쉽게 말을 꺼냈겠지만, 작년말부터 나의 건강 상태로 인해 모임 약속을 쉽게 잡지 못하고 있었던 바, 쉽게 날짜를 바꾸자는 말을 꺼낼 수 없었다. 그러다 조심스럽게 "혹시 4.22 토요일로 날짜를 바꿀 수 있냐"고 물어봤지만 멤버 중 한 명이 안된다길래 결국 4월 29일 토요일 정오 모임에..
길거리를 걷다가, 수줍게 길을 묻는 외국인 여행자들에게 길을 알려주거나, 또는 여행자들의 들뜨고 설레이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사드 사태로 중국인 관광객이 줄었다지만 그래도 꿋꿋이 자유여행을 오는 중국인들이 있는데, 그들을 볼때마다 That's the sprit!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물론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 주요 관광지를 장악해버린 중국인 관광객을 좋아한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현실의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여행을 떠나는 모습은 얼마나 멋진가. 이것이 바로 여행자 정신이지. 오늘 아침에도 지하철역에서 한 무리의 외국인 가족 관광객을 보았다. 특히 그 중 60대로 보이는 할머니의 약간 긴장되면서도 설레이는 표정을 보니 여행에 대한 그리움이 뭉클 피어올랐다. 사실 나는 요..
전날 하루종일 내린 비 덕분에, 4월 1일 토요일의 마카오 날씨는 완벽. 춥지도 덥지도 않고, 수시로 기분 좋은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 정말 행복했다. 호텔 체크아웃 후 마카오 반도로 넘어가, 세나두 광장 주변에서 잠시 인파에 치이다 탈출. 길 건너편에서 우유푸딩을 호로록 먹고 로버트 호 퉁 경의 도서관 정원에 앉아, 기분 좋은 바람과 새소리를 즐기며 한참을 앉아 있었다. 여행 취향이 비슷한 친구가 있어서 세상 행복^^ 마카오에서의 마지막 만찬은 푸짐하게! 행복의 거리Rua da felicidade에 위치한 드래곤 포르투기즈 퀴진에서 정어리샐러드와 바깔랴우볶음밥과 아프리칸치킨을 먹었는데, 아주아주 만족스러웠다. 몸이 평소보다 더 안좋은 상태에서 떠나, 쉬엄쉬엄 다니는데도 힘들어 집에 돌아오고 싶..
네번째 홍콩 방문. 무려 7년만인데, 홍콩은 하루종일 내리는 비로 화답해주었다. 이제 여행 날씨운 좋단 소리는 못할듯. 쳇!!! 비 때문에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그래도 간만에 들린 셩완과 센트럴과 빅토리아피크와 침사초이, 그립고 반갑고 좋았다. 오래된 꿈처럼 느껴지는 도시. 홍콩은 아주아주 오래전 나의 첫 해외여행지였으나, 그럼에도 각별하게 생각한다거나 큰 매력을 느낀 적은 없었는데, 이제서야 홍콩의 참 매력이 보이기 시작했다. 로마와 마찬가지로 홍콩 역시 나에겐 "오래 보아야 좋은 도시"였는지도^^ 참, 이번 여행엔 디카를 들고 오지 않았다. 몸이 안좋아 카메라조차도 부담스러웠기 때문인데, 확실히 아이폰만으로는 아쉬운 순간이 종종 있다. 그래도 카메라가 없으니 편하긴 한 듯ㅎㅎ
타이파 마을에 도착한 것은 해가 지고난 저녁 8시. 밤의 타이파 마을이 내심 궁금하기도 했지만, 타이파 마을이 처음인 친구는 "보이는 것도 없는데 여긴 왜ㅜㅜ!"라고 할까봐 살짝 걱정이었는데, 다행히도 마음에 들어했다 :) 타이파 주택 박물관 앞 벤치에 앉아, 습지와 저 건너편의 호텔들을 바라보며 잠시 쉬었다. 어제 마카오의 밤 기온은 21도. 높은 습도로 이국적인 열대기후의 느낌은 물씬 픙기면서도 기온은 높지 않아 돌아다니기 좋았고, 습지 앞 벤치에 앉아 있는 동안은 기분 좋은 바람이 살랑살랑 불기까지해서 행복한 기분이 들었다. 우리가 앉아 있던 주택박물관과 습지 사이 길거리의 이름은 Avenida da praia, "해안대로"다. 간척사업을 통해 타이파와 꼴로안이 하나의 섬이 되고, 땅이 아..
마카오 급여행. 윈팰리스의 핑꾸핑꾸한 스타벅스. 내가 그간 여행 다니며 본 제일 특이한 스벅^^ 장소만으로도 충분히 기분 좋은데, 서울에서도 몇년동안 당첨안됐던 스타벅스 설문조사 무료쿠폰이 당첨돼서 기분이 아주 좋다. 그저 음료 한잔이지만 외쿡에서 당첨되니 신기^^ 몸이 여기저기 아픈 상황에 괜히 왔나싶었는데 기분 업ㅎㅎ
구경다니느라 정신이 팔려 식사를 소홀히 한 일이 종종 있었던 내 평소 여행들과 달리 네덜란드 여행의 식생활은 전반적으로 매우 만족스러운 편이었다. 이건 정말 의외의 일인데 왜냐하면 미슐랭 스타 붙은 레스토랑에 간 것도 아니고, 네덜란드 특유의 그랑 카페나 브라운 카페에는 발도 못들여봤으며, 꼭 가고자 마음먹은 인도네시아&수리남 식당 역시 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대신 먹고 싶은 해산물, 특히 하링과 새우를 실컷 먹고 왔기 때문인지 네덜란드 여행을 떠올릴때마다 흡족한 기분이 들곤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정리해본 네덜란드에서 먹은 음식들 1편♡ (원랜 2016.9.15.에 쓴 글인데 까먹고 있다가, 블로그를 잘 못하고 있는 요즘 혹시 공개로 전환할 글이 없는지 뒤적이다가 이제서야 발행함;;;) 1. 8..
3.1 연휴에 38만원짜리 오키나와행 비행기표를 지를까말까 5월초 연휴에 230만원짜리 로마행 대한항공 비즈니스석을 지를까말까 아님 5월말부터 현충일까지 186만원짜리 바리Bari행 알리탈리아 비즈니스석을 지를까말까 계속 치료받고 운동하면 3월초쯤엔 단거리 여행은 갈 수 있을 것 같아서 + 몇달뒤엔 비즈니스석 타고 가면 장거리 여행도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에... 아니 정확히는 여행 계획이 없으니 사는 낙이 한개도 없어서 어떻게든 여행 계획을 만드려는 몸부림일지도ㅎㅎ 여튼 그래서 항공권을 알아보고 있는데 딱히 이거다 싶은 게 없다ㅜㅜ 일찍 예매하지 않았으면서 비싼 가격을 감당하기 싫은 심보가 가장 큰 문제지만... 여튼 남들 이십만원 주고 가는 오키나와 저가항공 노선을 두배 가격 내고 가기도 억..
아래 호두까기인형 발레 글을 보면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보낸 것 같지만 사실 허리디스크가 도져서 계속 누워지냈다. 허리디스크 진단을 받은지 대략 12년. 하지만 평소에 크게 신경을 쓰진 않았는데 다른 지병들처럼 심각하진 않은데다 그럭저럭 관리가 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무거운 거 절대 안들고 허리 굽히는 일도 거의 없고 방바닥에 앉는 일도 피할 수 없는 식사자리 외엔 없음) 그래서 허리디스크는 그냥 조금 성가신 오랜 친구같은 존재. 그런데 얼마전부터 이유없이 허리디스크가 악화되는 바람에 연말 모임이나 약속 전부 줄줄이 불참과 캔슬, 회사도 아주 급한 일만 처리하고 계속 휴가. 원래 12/22에 출발하는 홍콩급여행을 가려다 결제 마지막 단계에서 미묘한 불안감에 취소한 상태였는데 여행 취소한 게 ..
지난번 여행기에서 언급했던, 피렌체를 걷다 우연히 만나게 된 리차드 지노리Richard Ginori 매장. (*Richard Ginori의 이탈리아어 발음은 리카르드 지노리에 가깝지만 리차드 지노리가 워낙 입에 붙어 있어서 리차드 지노리로 표기;;) 원래 리차드 지노리 찻잔을 좋아했으므로 "이탈리아 여행에서 해야 할 일 리스트"에 리차드 지노리 찻잔을 적어놨건만, 로마에 도착하자마자 맞닥뜨린 대중교통 파업과 정신없는 일정으로 인해 까맣게 잊어버린 차였다. 그러다 피렌체에 도착한지 삼십여분만에 우연히 리차드 지노리와 맞닥뜨리니, 얼마나 반갑고 기쁘던지. 게다가 또 매장은 왜 이리 넓고 아름다운 건지, 사진 속의 광활한 쇼룸을 보라! 임대료가 어마어마하게 비싼 피렌체 중심지에서 이렇게 넓은 공간을 마구마구 ..
필요한 자료가 있어서 아이폰 4로 찍은 옛 사진들을 뒤적거리다가 우연히 2013년 영국 브라이튼 여행 사진들을 보고선 브라이튼 하늘과 바다의 푸른 색들이 너무 좋아 또다시 올려보는 브라이튼 사진들. (영국 여행기를 다 끝마치지도 못했는데 이미 여행기를 쓴 브라이튼 이야기를 다시 쓰다니;;; 곤란하다;;;) 임페리얼 컬리지의 학생식당에서 배부르게 아침 식사를 먹고 길을 나섰다. 풀 잉글리쉬 브렉퍼스트가 제대로 나오던 곳. 아침마다 학생식당에서 어찌나 잘 먹고 다녔는지 그렇게 걸어다녔는데도 오히려 살이 쪄서 귀국했다...;;; 7박 중에서 2번은 일정상 아침을 못먹었는데도ㅎㅎ 지금 사진을 보니 다시 이 맛난 음식들을 먹고 싶다. 왜 영국 음식이 맛없다고 하는 거지...ㅠㅠ 그저 너무너무 좋았던 브라이튼. 그..
9월초 네덜란드 여행을 다녀온 이후 올해의 네 번째 여행을 가기 위해 지속적으로 비행기표를 검색했지만(사실상 취미활동이라고 할 수 있음ㅋㅋ) 갑작스러운 컨디션 악화로 휴가를 어이없게 써버리기도 했고, 또 딱히 마음에 드는 행선지가 나타나지도 않아 결국 네 번째 여행을 떠나지 않은 채 12월을 맞았다. 그러다가 어제오늘 갑자기 강렬한 리스본 여행 뽐뿌가 찾아왔다.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출발해서 12월 31일 한국에 돌아오는 일정. 적당한 비행 일정의 비즈니스 항공권은 이백오십만원 정도이고, 비행기를 두 번씩이나 갈아타고 가는 암울한 일정의 이코노미 항공권도 당연히 백만원이 넘는다. 왕복 각 1번만 경유하고 최소한의 인간적 존엄성을 확보할 수 있는 비행 스케쥴의 이코노미 항공권은 최소 백오..
우치코 마을에서 만난 마음에 쏙든 빈티지 샵 겸 카페, 살롱 드 요카이치.더위와 목마름에 지쳐 힘없이 우치코 마을을 터벅터벅 걷고 있을 때 사막의 오아시스와도 같이 반가운 존재를 만났다. 구태의연한 수식어지만 목이 마르고 지쳤던 나에게 이보다 더 딱인 표현이 있으랴ㅎㅎ 처음엔 바깥쪽에 놓여진 빈티지 접시를 보고 눈이 반짝했는데 매장 안을 들여다보니 내가 좋아하는 후지야 페코짱을 비롯한 빈티지 제품이 가득하고, 저 안쪽엔 근사한 카페까지 있었다. 혹시 가키고오리를 주문할 수 있냐고 여쭤봤더니 당연히 된다고 하셔서 살롱 드 요카이치의 바 좌석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이제와서야 드는 의문이지만 나는 왜 아이스커피 같은 메뉴가 아니라 평소에 딱히 좋아하지도 않는 가키고오리를 주문했을까? 잘 기억은 안나지만 아마..
직전 여행기, 오즈 가류산장 편에서 나는 하나라도 더 보고 싶은 욕심과 체력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우치코에 들리지 않고 마츠야마로 바로 돌아가기로 하였다고 적었으나,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우치코역에 내려있는 상태였다. 이런 일은 처음이 아니라, 작년 핀란드 여행을 갔을때도 헬싱키 음악당에서 다이어리 앱에 "또이보 꿀라의 곡을 연주하는 공연을 너무 보고 싶긴 하지만 오늘은 너무 무리했어. 체력을 보존하기 위해 들어가서 쉬어야 해" 라고 적었는데, 약 10초 뒤에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티켓을 구입하고 있었던 적도 있으니... 해서, 나는 우치코 마을을 아주 조금만, 코빼기만 보고 돌아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허나, 오즈나 우치코는 마츠야마에서 급행 열차로 금방 도착한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주요 볼..
제목을 네덜란드 여행의 필수품이라 적었지만사실 이 Trein Dagkaart(뜨렌 다흐카르트), 네덜란드 기차 1일권을 필수품이라고 하기엔매달 판매 일정과 사용 시기와 사용 조건이 제각각이라네덜란드를 짧은 일정으로 방문하는 사람에겐 그림의 떡이 될수도 있다. 내가 사용했던 사진 속의 기차 1일권의 경우알버트 헤인에서 8.22~9.4까지 판매했고, 8.22~11.6 중 하루를 선택하여 NS기차 2등석을 하루동안(당일 자정까지)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었으며가격은 16유로였다.(단, 평일은 오전 9시 이후 기차부터 탑승가능하다는 제약조건이 있긴 했지만, 어차피 내가 중앙역에 9시 이전에 간 적이 없...) 나의 경우 티켓 판매 시기와 여행 일정(8.25~9.3)이 찰떡같이 맞아주었기에이 기차 데이티켓을 유용..
밀린 여행기가 너무 많아차마 네덜란드 여행기를 정식으로 시작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ㅎㅎ드문드문 올려보는 네덜란드 여행의 작은 순간순간들 1. 암스테르담 레이크스 뮤지엄 도서관 암스테르담 국립박물관(레이크스 뮤지엄)에서 내가 가장 보고 싶었던 것은렘브란트의 야경도 아니고 페르메이르의 우유를 따르는 하녀도 아니고 호화로운 인형의 집도 아닌바로 이 도서관이었다. 도서관부터 찾는다고 서두르다가, 대개 관광객들이 들어와 사진을 찍고 가는 위쪽이 아닌 사진 속 1층 도서관으로 들어갔는데,"기왕 들어간김에 천연덕스럽게" 도서관에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아 책을 읽었던 순간이나는 너무나 좋았다.(단, 열람실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으니 참고하시라!!하지만 이렇게 위쪽에서 아래쪽을 찍는 건 가능하다...^^;) 내가..
홍콩은 지금까지 세 번 정도 갔었지만, 내 마음을 크게 사로잡은 적은 없었다.물론 좋긴 좋았지만, 다른 도시들처럼 자꾸만 또 가고 싶다거나 홍콩 앓이를 한 적은 없었다는 얘기다. 그런데 올해 10월 갑자기 오래전에 갔었던 홍콩여행들이 마구 그리워지기 시작했다.나의 몸은 회사에 앉아 야근을 하고 있지만마음은 홍콩의 거리 구석구석을 누비고 있었다고나 할까? 그래서 11월말쯤 홍콩여행을 갈까 막연히 생각 중이었는데 망했어요아 망했어요갑자기 많이 아파서 몇개 안남은 연차를 써버리고야 말았다.아 젠장왜 맨날 이래... 그래서 연말 여행은 물건너 갔고(아직 휴가가 몇개 남아 있긴 하지만 추운 계절엔 자주 아프므로 섣불리 쓰기가ㅠㅠ)밀린 여행기나 써보자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영화 화양연화를 보신 분들은,양조위와 장..
JR 이요오즈 역에서 한참을 걸어 도착한 오즈 가류산성. 역 이름이 이요오즈인 이유는 오즈, 우치코, 마츠야마 등이 위치한 "에히메현"의 옛 이름이 "이요"였기 때문이다. 설레이는 발걸음으로 돌 계단을 오르자, 가류산장의 직원분이 반갑게 맞이해주셨다. 가류산장에 대해서 많은 것을 설명해주고 싶어하였으나 나의 일본어가 짧은 관계로, 가류산장에 대한 긴 설명을 전부 이해하는 것은 무리였다. 직원분께서 본인이 일본어 밖에 못하는 것이 너무 미안하다고 몇번이나 말씀하셨다. 가류산장은 크게 세 채의 건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중 가장 큰 건물인 본채는 내부 사진 촬영이 불가하여, 본채 복도에서 바깥 쪽 사진을 한장 찍었다. 복도 바깥쪽 작은 정원엔 아주 작은 연못 - 지금은 물이 마른 - 도 있었는데 그 연못 안의..
드디어 에히메현 오즈시의 가류산장 방문기!!^-^ 직전 여행기에서 쓴대로, 나는 JR 마츠야마역에 도착해놓고도 오즈에 다녀올지 아님 마츠야마 시내에서 하루를 보낼지 확실히 결정하지 못한 상태였다. 마음같아선 저 근사한 가류산장의 풍경을 보러 가고 싶지만, 오즈역과 가류산장의 거리는 도보로 대략 30분이 소요되기 때문에 길치 겸 저질체력인 나에겐 상당히 부담스러운 느낌이 들었고, 또 오즈에 가기 위해 우치코 오즈 1일 산책패스를 끊으면 분명히 욕심히 생겨 어딘가 한군데 이상 더 들리려고 무리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객실과 도고온천역 주변에서 여유를 부리느라 오즈행 특급열차 운행 시간에 아슬아슬하게 도착하기도 한 터였다. 그래서 나는 오즈는 포기하고 이 사진 속의 "Aunt Stella's" 라는 ..
2016년 6월 6일 월요일 - 마츠야마 여행 두번째날 밤새 잠을 설치다가 일찍 잠이 깨버렸는데, 계속 누워 있어도 더 잘 수 있을 것 같지 않아 7시 반쯤 아침식사를 먹으러 내려갔다. 분명 호텔엔 사람이 별로 안많아 보였는데 조식식당은 굉장히 붐벼서, 대략 10분 정도 기다린 후 자리로 안내받을 수 있었다. 반대로 다음날 8시 반쯤 갔을땐 식당이 굉장히 널럴했는데, 아무래도 평균 연령대가 높은 온천 호텔의 특성상 아침 일찍 식사하러 오시는 분들이 많으셔서 그런게 아닌가 싶었다. 첫번째 접시는 밥과 미소시루, 약간의 반찬, 그리고 물론 커피. 음식은 하나하나 다 맛이 좋았으며, 일식과 양식이 다양하게 갖춰져 있고, 즉석 코너도 나름 세 종류나 있어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사진 속의 와플 코너와 오니기리 코..
내가 암스테르담에서 8박 9일 동안 머무른 아마디 파노라마 호텔은 암스테르담의 동쪽, Ijburg라는 신도시에 위치하고 있다. 암스테르담 중앙역에서 트램으로 약 15분이 걸린다. 얼핏 가까운 거리같지만, 트램이 대략 10분마다 한 대씩 다니니, 트램을 코 앞에서 놓치고, 출퇴근 시간 정체와 겹치면 30분 가량 소요되는 일도 종종 생긴다. 암스테르담 시내를 구경하든, 암스테르담 근교 도시를 가든 반드시 암스테르담 중앙역을 거쳐야 했으니 중앙역 근처 호텔에 묵는 것과 비교하면 매일 아침 저녁으로 40분~1시간 가까이 되는 시간을 추가적으로 소요한 셈이다. 또한, 암스테르담 시내에 8박이나 머물면 암스테르담의 오래된 건물들과 운하는 지겨울 정도로 잔뜩 보리라 생각했지만, 그건 나의 매우 큰 착각이었다. 암스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