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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derlust
4월에, 출발 전날 워싱턴/뉴욕 여행을 취소했더니 의아해하는 지인들이 많았다. 심지어 내가 여행 안가는 걸 진지하게 걱정하는 사람들까지 있어서, 나 역시 내가 뭔가 잘못된 걸까 싶어 바로 이틀 뒤 출발하는 비행기표를 끊어 도쿄 여행을 다녀왔다. 코로나 이후 첫 여행이었는데 덤덤했다. 전엔 여행 못가면 죽을 것 같았는데, 지금은 가고는 싶지만 피곤한 기분이 앞선다. 예전만큼 여행이 1순위는 아니지만 그래도 해오던 습관이 있으니 출발 전 워싱턴 마일리지 항공권 취소로 3천 마일리지를 날리고도 소멸 전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써보려는 노력은 계속되었는데, 어째 대한항공은 자꾸 출발 3-5일전에서야 유럽행 항공권 대기가 풀리는 것이냐. 아무리 내가 급여행 전문이래도 난 이미 업무 스케쥴이 다 잡혔는데… 마일리지 표..
카페 바흐에 가게 된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다. 일본 커피 문화에 큰 영향을 미친 역사 깊은 카페라는 것도 방문한 이후에서야 알았다. 발단은, 아침에 시바 공원에 가기 위해서 호텔에서 나왔는데 순간 긴자선 입구만 보이고, 아사쿠사선 아사쿠사역 입구가 어디인지 생각이 나지 않았던 것이다. 이건 정말 말이 안되는데, 왜냐면 난 아사쿠사에 정말 많이 왔고, 마지막으로 도쿄에 왔을때도 아사쿠사에서 묵었고, 심지어 전날 공항 철도에서 내려서도 아사쿠사선 출구를 이용했기 때문이다. 아마 잠 설침 + 잠 덜깸 + 이른 아침부터 이미 아사쿠사를 점령한 인파에 혼이 나간 탓이었으리라... 그래서 흥칫뿡하고는 막 발걸음 닫는대로 걷다가 구글맵을 들여다보았더니, 내 위치에서 18분 정도 걸리는 '카페 바흐'라는 곳이 눈에 들..
몇년만의 해외여행이지만 역시나 별로 산 것 없는 쇼핑기. (왜 보잘 것 없는 쇼핑기를 굳이 쓰는지 궁금해하실 수 있는데, 순전히 기록 용이니 양해 부탁드립니다ㅎ) 먼저 국내면세점 부터- (1) 만사가 귀찮은 상태이므로, 다른 면세점은 보지 않고 신라면세점에서만 쇼핑을 했다. 출근용 가벼운 가방으로 분크 토크 토트 M 와인색과 아이띵소 천가방을 샀다. 면세점에 분크 종류가 다양하지 않아서 M 사이즈 중에 무난한 색으로 고른다고 골랐는데, 받아보니 이거 완전히 할머니 가방인데?!ㅋㅋㅋㅋ 흑흑... 아마 지금 계절에 안어울리는 색이라 더 그런 느낌일지도 모르겠다. 작년 11월엔 스카이블루색 가방을 사서 겨우내 못들고 다녔는데ㅋㅋㅋㅋ 난 왜 맨날 계절감 없이 가방을 사는 거지ㅠ.ㅠ (2) 휴대용 저울, 락토핏,..
도쿄 여행 마지막 날인 오늘, 스미다 호쿠사이 미술관에 다녀왔다. 상설전시A는 400엔, 상설전시A+B는 700엔, 기획전까지 보려면 1,000엔인데 400엔짜리를 택하자 직원분이 거기는 레플리카 위주의 전시라며 안타까워 했다. 시간이 많지 않아서요- 라고 답했는데, 진짜 시간이 없는 탓이기도 했지만 어차피 봐도 모릅니댜(…) 미술관에서 허접한 복제품을 걸어놓을리도 없고 말입니다. 많은 양의 전시를 한번에 보면 체력적으로 힘들어서, 전날 갔던 네즈 미술관이나, 스미다 호쿠사이 미술관 정도의 규모가 나에게 딱인 것 같다. 호쿠사이는 워낙 유명한 화가이지만 그의 작품을 진지하게 들여다 본 건 오늘이 처음이다. 이른 바 “왜색”, 일본 문화와 예술에 관심을 가지지 않으려고 했던 탓이 큰 것 같다. (너 맨날 ..
이번 여행에서 먹은 화과자 세 가지 (1) 츠루야 요시노부 - 장인이 눈 앞에서 바로 만들어줌!!!(2) 네즈 미술관 우시베야 짧은 다도 체험을 겸함. 좋긴 좋은데, 한국인 갬성으로는 약간 "아니 뭐 이렇게까지” 라는 마음이 들기도 함ㅋㅋㅋ 자세한 얘기는 나중에. (3) 야마타네 미술관 카페 츠바키 구글 지도에서 동백꽃(=츠바키) 화과자를 보고 갔는데 현재는 특별전 진행 중이라 해당 전시회를 주제로 한 화과자들만 있어 조금 아쉬웠다. 오전에 말차랑 화과자를 같이 먹어서, 오후엔 홍차를 택했는데 홍차랑 화과자도 은근히 잘 어울렸다. 내일은 드디어 마지막 날. 저녁 비행기라 3시까지는 시간이 있는데 뭘 하러 갈지 못 정했다. 특별히 하고 싶은 게 없다. 오늘도 멀리 가긴 귀찮아 시내에 있었는데 뭔가 좀 시시..
아사쿠사 재즈클럽, Hub Asakusa에 다녀왔다. 원래는 아사쿠사역과 호텔 사이 Jazoo라는 재즈바가 보여 가려고 했더니 일,월 휴무. 그래서 대신, 매일 영업하는 허브 아사쿠사에 갔다. 공연비는 매번 달라지는 것 같은데, 오늘은 2,750엔이었고, 피자 하프사이즈+칵테일 두잔해서 총 5,010엔이 들었다. 우리나라 재즈클럽과 다르게 공연비도 카드 결제가 되어 편했음. 이른 저녁을 먹고 갔지만 다들 술+안주를 먹고 있길래 눈치껏 주문한 마르게리타 피자 하프 사이즈. 근데 결국 다 먹어치운 거 실화냐ㅋ 카시스 오렌지는 무난한 맛이었다. (호텔 바에서 내가 크렘 드 카시스를 콜라에 타 먹는 게 더 맛있..) 드디어 공연이 시작됐다. 오늘의 밴드는 Swingin’ Guitar Quartet 와 진짜 너무..
토요일은 계속 비, 일요일인 오늘은 소나기와 뇌우. 토요일은 어차피 피곤한 김에 비도 오니 그냥 놔버리고 호텔 근처에서 차 마시고 밥 먹은 게 전부고, 일요일인 오늘은… 날씨가 너무 오락가락해서 하려던 일들이 계속 지연되었다. 여러번 온 도쿄, 특별히 생각해둔 일정이 있는 것도 아니니 그러려니 했지 처음 간 도시, 기대가 큰 도시였다면 딥빡쳤을 것이다. 물론 아예 안빡친 건 아니다ㅋㅋㅋㅋㅋ 옷도 다 젖고 가방도 젖고 ㅠㅠ 하.. *한 후배가 며칠전에 나보고 전혀 안예민한 성격이라 좋다고 했는데 정말 나를 몰라도 이렇게 모르나 싶었다ㅋㅋ 정말 예민 그 자체인데, 특히나 이런 날씨나 신체적 불편함에 관해서는 최상위권일 듯ㅋㅋ 뭐, 그 후배는 나의 상대적으로 안예민한 분야를 중점적으로 봤을 수도 있겠지만. 이..
비에 잔뜩 젖어, 피곤과 짜증이 가득한 채로 찾아든 아사쿠사 후나와. 구석 자리로 안내해서 잠시 시무룩했으나 예쁜 창가자리인데다가 직원분도 친절해서 좋았다. 먹고 싶은 게 너무 많아 메뉴판을 한참 정독했다. 고민 끝에 디저트 5종 중 2종과 커피/홍차를 선택할 수 있는 세트를 골랐다. 내 선택은 마메칸과 크림안미츠, 따듯한 커피. 내 입맛에 마메칸은 솔직히 말해서 그냥 콩과 우뭇가사리..지만 소스가 맛있다. 풍미가 아주 좋다. 간식거리가 다양하지 않았던 옛날엔 별미였겠다 싶다. 크림안미츠는 무난했고, 의외로 커피가 아주 맛있었다. 고풍스러운 잔도 예쁘고, 반은 그냥 마시다가 나중에 크림과 설탕을 넣어 스푼으로 휘저었는데 아.. 이건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순간이다. 어른들은 잔 받침이 있는 커..
모든 시작은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긴급히 쓰기 위한 것이었고, 그래서 내 기준 제일 무난하고 편한 도시 중 하나인 암스테르담에서 일주일 정도 느긋하게 시간을 보낼 생각이었다. 하지만 예전 네덜란드 여행 때 잘 썼던 기차 할인권이 코로나 기간 동안 사라진 점에 1차 당황하고, 또 마일리지 티켓 발권이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라서, 대한항공이 허하시는 대로(…) 여행지를 정하다보니 미국 동부에 가게 됐다. 그래도 중간에 비엔나 in 프라하 out이 한번 풀리긴 했는데, 프라하 자체는 꼭 다시 가고 싶은 도시는 아니여도 간 김에 드레스덴에 다시 다녀오는 건 매우 좋았을 것 같지만, 워싱턴 퍼스트클래스에 마음을 빼앗긴 사이 그만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요 며칠 넷플릭스에서 “리디아 포에트의 법”을 재밌게 봤는데..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제법 갖고 있는 사람들은 코로나 기간 내내 숙제가 밀린 기분이었을 거다. 원래도 마일리지로 프레스티지/퍼스트 클래스 티켓을 발권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였는데, 코로나 이후로는 더더욱 힘든 일이 되어버렸다. 나는 총 25만 정도의 마일리지를 보유 중인데 이 중 올해 6월에 소멸예정인 마일리지도 있고, 4월부터는 대한항공 마일리지 개편도 예정되어 있어서 마음이 급했다. 그래서 미주와 유럽, 온갖 곳에 대기 예약표를 걸어 두었는데… (1) 처음 대기가 풀린 건 5월 인천-암스테르담 프레스티지석. 하지만 서울로 돌아오는 비행 편이 풀리지 않아 망설이는 사이 구매 기간이 지나버렸다. 만약 이걸 발권했으면 돌아오는 편은 사우디아 항공의 프랑크푸르트-인천 편을 편도로 끊었을 것 같다. 사우디 아라..
https://www.bbc.com/travel/columns/places-that-dont-belong Places That Don't Belong We delve into the playful side of geography, taking you through the history and identity of geo-political anomalies and places along the way. www.bbc.com 우크라이나 정세가 궁금해서 BBC에 접속했다가 늘 그렇듯이 메인 기사는 안보고 한쪽 구석에 놓인 여행 기사를 봄. 근데 이 칼럼 시리즈 엄청 재밌음ㅋㅋ 가장 최근 기사는 오스트리아 땅이지만 사방이 독일 땅에 둘러쌓인, 작은 스키타운 융홀츠Junghloz라는 곳. 오스트리아 사람들도 근처..
스위스 루가노에서의 완벽했던 한 때. 하지만 나는 이 멋진 순간을 내 발로 걷어차고 고난의 여정을 시작했는데, 그건 루가노에서 로카르노로 이동하여 마돈나 델 사쏘Madonna del Sasso에 가는 거였다. 바로 이 곳, 마돈나 델 사쏘. 바위 언덕 위에 지어진 오래된 교회다. 이 풍경에 반해 모든 걸 내던지고 로카르노로 왔지만 생각만큼 좋지는 않았다. "미리 여행 일정을 확정짓지 않음 + 여행 준비를 거의 안함 + 생각이 많아 너무나 다양한 옵션을 검토함 + 즉홍적인 걸 좋아함"라는 환장의 콜라보로 인해 여행 내내 다음 일정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는 스타일인데, 대체로는 갈까 말까 고민될 땐 가는 편이 만족스러웠었다. 근데 여긴 처음으로 차라리 루가노에서 느긋한 오후를 지내거나 헤세의 집이 있는 몬타..
즉홍적으로 모나코에 갔다. 급여행 전문인데다가, 현지에서도 대부분 세부 계획 없이 발걸음 닿는대로 움직이다보니 늘 있는 일이었지만, 평소와 달랐던 점 하나가 있다면 모나코는 데이터로밍이 안된다는 거였다. 스마트폰만 믿고 모나코 역에 덜렁 내렸는데... 이게 무슨 일이죠 왜죠? ㅋㅋ 혹시나 하고 확인해봤는데 이 글을 쓰는 시점에도 모나코는 KT 로밍 대상국에서 빠져 있다. 건지섬, 카나리제도, 파로제도 같은 동네도 다 되면서 지리적으로 프랑스 안에 속해 있는 모나코는 안되는 이유가 대체 뭐임? 와이파이도시락 같은 타 업체에선 로밍이 되는 걸 보면 KT 쪽의 문제인데, 정말로 이유가 뭐지? 어디까지나 추측이지만 담당자 실수로 인한 단순 누락의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울 것 같다. 모나코에 대해 아는 것이라곤 ..
이번 프랑스 니스 노트르담 대성당 테러 사건을 접하고 마음이 참 심란해졌다. 2017년 니스 여행을 갔을 때도, 2016년의 테러 사건이 일어난지 1년이 훌쩍 넘었지만 여전히 도시 곳곳에 군 병력이 깔려 있어 분위기가 뒤숭숭했는데 또 이런 끔찍한 일이...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IS 테러 위협이 고조된 이후 유럽 여행을 가면 대성당 등지에 군인과 경찰이 배치되어 있는 건 흔한 풍경이었지만, 니스는 워낙 큰 테러가 있어서 그랬는지 작은 골목 안쪽까지도 군인들이 순찰을 돌고 있었다. 특히 벼룩시장에도 중무장한 군인분들이 많아서 살벌한 느낌이 들었다. 평소에 죄 짓고 살진 않는데도 이런 분들 보면 괜히 좀 긴장됨;; 살레야 마켓에서 바다는 아주 가깝다. 건물 두개 정도만 통과하면 바로 바닷가. 니스 바닷가..
리스본에서 난생 처음 만난, 보라색 꽃이 피는 자카란다. 보라색 꽃이 어딨냐구요? ㅎㅎ 광장을 둘러싸고 있는 게 자카란다 나무인데, 한창때는 지났는지 꽃이 많이 졌어요. 6월초에 이 정도였으니까, 아마도 리스본의 자카란다는 5월 중순~ 말까지가 피크일 듯. (날씨가 관건이겠지만^^) 곳곳에 자카란다 꽃이 핀 알파마 지구의 벼룩시장. 리스본에 다시 가면 적어도 이틀 정도는 이 곳에 할애하고 싶어요. 물건도 많고 가격도 저렴하고. 예전에도 올린 적 있는 사진인데 돈에 구애받지 않는다면, 벼룩시장에서 한갓지게 옛날 물건들 팔면서 책 읽고 있음 참 행복할 것 같아요. 저 멀리 푸른 바다가 보이고 자카란다 꽃이 피어있고, 그간 갔던 벼룩시장 중 주변 풍경은 여기가 최고인 듯 합니다^^ 그래도 리스본 보다는 벨렘 ..
말라카 호텔의 창문 너머로 보이던 저녁 풍경. 저 멀리 하늘이 꼭 바다처럼 보여서 설레인다. 먼 바다로, 미지의 세계로 항해를 떠나고 싶어지는 기분. 말라카는 거리 곳곳에 앤틱샵이 즐비해서 참 좋았다. 특히 그 중에서도 숙소 근처였던 앤틱샵이 참 근사해서 여러번 들렸는데 결국은 아무것도 사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망설였던 것은 사진 속의 목각 소. 원래 목각 제품이나 소를 좋아하진 않는데 저 소는 유독 눈에 들어와서 고민하다 호텔 체크아웃 시간이 촉박해서 결국 관뒀는데, 한마리 쯤 사와도 좋았을 걸. 그리고 그땐 눈에 안들어왔는데 사진을 보다보니 정면을 바라보고 있는 무처럼 생긴 큰 돼지(돼지 맞겠지?)의 표정도 심상치 않은 게, 상당히 귀엽다+_+ 이누야마성 근처 식당에서 먹은 "테마리즈시" 공 모양의 ..
여행 중 공연에서 인상적으로 들었던 음악이나, 여행 내내 자주 듣고 다녔던 음악들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아, 그 음악을 잠시 듣는 것 만으로도 아주 쉽게 여행의 추억을 소환하곤 한다. 예를 들어, 지금도 시벨리우스의 Lovisa Trio를 들으면 내 눈앞엔 헬싱키의 공원 너머로 햇살에 반짝이는 바다와 청명한 공기가 생생히 떠오른다. 예전부터 여행지 별로 설정된 나만의 주제곡 같은 걸 정리해보고 싶었는데 이제서야 써본다 ^^ ▷ 런던 2013 Alexander Borodin - Prince Igor - Polovtsian Dances 나에게 2013년 여름의 런던을 추억하게 하는 가장 대표적인 음악은 바로 알렉산더 보로딘의 "프린스 이고르"다. 당시 이 곡에 푹 빠져 있어, 영국 여행 내내 듣고 다녔다. 그..
벨기에 왕립미술관 벨기에 왕립미술관에서 그림 구경을 하다가 미술관 카페에 점심을 먹으러 갔다. 여행 중 미술관이나 박물관 카페에서 밥 먹는 걸 좋아한다. 커피나 음식도 괜찮은 편이고, 무엇보다 멋진 건물에 앉아 식사하는 것이 즐겁기 때문에 :) 점심시간이라 샌드위치 뭐 그런 걸 먹으러 갔는데 케익(인지 파이인지 타르트인지;;; 여즉 구분을 잘 못합니다ㅋㅋ)이 자꾸 눈에 들어왔다. 파이 위에 몽글몽글한 저 크림이 너무 맛있어보임!!!! 하... 뭘 먹지...라고 고민하며 카페를 방황하다가 결국 둘다 먹기로 했다ㅋㅋ 르네 마그리뜨 자화상에서 따온 가격표가 꽤 멋지다^^ 파이, 샌드위치와 함께 커피도 구입해서 야외 테라스 착석! 흐흐흐... 아낌없이 파우더를 뿌려준 카푸치노. 벨기에는 어딜 가든 커피에 작은 ..
블로그 이웃 노말원님이 타코벨 글의 리플로 되너케밥을 언급하셨는데 그걸 보니 갑자기 8년전 이스탄불에서 먹은 치킨케밥이 생각났다. 물론 되너케밥과는 많이 다르지만ㅋ 그때나 지금이나 별 계획없이 여행 떠나는 건 비슷해서, 발길 닿는대로 이스탄불 시내를 쏘다니다가 우연히 마주친 가게에서 점심을 먹었다. 직원분이 아주 친절한 가게였다. 워낙 아무 생각없이 돌아다니다 간 가게라, 다시 못찾아갈 줄 알았는데, 상호로 검색해보니 의외로 쉽게 찾았다. 음식이 나오길 기다리며, 야외 테이블에 앉아 주변 사진을 찍음... 직접 짠 오렌지 주스를 먼저 가져다주셨다. 그리고 치킨 케밥!(근데 지금 보니깐 테이블 위에 재떨이가 왜 이리 거슬리냥;;; 좀 멀리 치워놓을 걸;;;) 치킨도 야채도 밥도 맛있었다. 탄단지+야채가 조..
3년전 오랜만에 홍콩에 갔는데 하루종일 비가 오고 날씨가 궂어서 돌아다니기가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평소라면 하지 않았을 선택을 했다 : 맛집에서 줄 서서 기다림! 진짜 여간해선 줄서서 밥 먹는 일이 없는데 이땐 계속되는 비에 지쳐서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마침 IFC몰에 있었던지라 유명 딤섬맛집 팀호완에 가서 줄을 섰다. 애매한 시간이었기 때문에 (오후 2~3시쯤?) 그래도 사람이 좀 적지 않을까 싶었는데 택도 없는 생각이었다. 하긴 딤섬이니까 꼭 식사때만 붐비라는 법은 없다. 정말정말정말 사람이 많았다. 가격은 저렴한데 미슐랭 1스타 맛집이니 그럴만도 하지만. (*우리나라에도 작년 12월에 삼성동 지점이 생겼다) 기다리는 동안 친구랑 메뉴를 골랐다. 1시간 이상 서있었던 것 같다...ㅠ.ㅠ 워낙 손님이..
스위스 루가노 역 앞 풍경.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펼쳐지는 이 풍경에 나는 마음이 녹아내렸다. 아직 루가노 여행은 시작도 안했는데 그냥 이 풍경만으로도 대 만족ㅎㅎ 진심 mind blowing 이었음 사실은 스위스 루가노/로카르노 여행기를 써야 하는데 사진 편집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 못쓰고 있다. (물론 다른 나라 여행기도 마찬가지.) 아파서 여행 못가니 밀린 여행기 써야지 짐 정리 때문에 여행 못가니 밀린 여행기 써야지 코로나 때문에 여행 못가니 밀린 여행기 써야지 맨날 기회만 생기면 이렇게 여행기 쓸 생각은 많이 하는데 실천이 안됨 ㅠ.ㅠ 여행기는 항상 마음의 짐처럼 남아 있어서, 이번 기회에 다 쓰고 한번 탁탁 털고 가면 참 좋을텐데. 그러다 방금 전 예전에 편집해놓은 사진을 몇장 발견해서 아쉬운대로..
프랑스 남쪽 끝에 위치한, 이탈리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아름다운 도시 Menton (망통, 망똥, 멍똥)* *프랑스어는 한글로 표기하기가 정말, 어렵다. (다른 언어는 안그렇냐고 하실 수 있는데, 내가 배워본 언어 - 영어, 프랑스어, 라틴어, 포르투갈어, 독일어 - 중에서는 프랑스어가 제일 난감함) 망똥은 원래 이탈리아에 속한 지역이었던지라 프랑스보다는 이탈리아 느낌이 강하게 풍기는 동네다. 난 이 동네의 오렌지색 레몬색 핑크자몽색 건물들이 너무 좋아서 정신을 혼미해질 정도였다. 거대한 과일 안을 걸어다니고 있는 느낌이랄까. 여기저기서 과즙이 팡팡 터지는 기분ㅎㅎ 아름다운 바다와 상큼한 색상의 건물들과 장 콕토 뮤지엄이 있는 한적하고 예쁜 동네. 니스와 에즈빌리지, 칸느 같은 도시들은 과도한 상업화로..
프랑스 니스 여행을 갔을 때 내가 4박 5일 동안 묵은 숙소는 best western hotel so'co by happyculture 였는데, 객실에 프렌치 발코니가 있는 점이 마음에 들어 예약을 했지만 나에게 주어진 발코니 뷰는 바로 이거였음ㅎㅎ 길가로 발코니 달린 방도 많은데 왜 나를 이런 구석탱이에 몰아 넣나 싶어, 몹시 서운. 그래도 결론부터 말하자면, 밤에는 이 주택 뒷편 뷰가 꼭 나쁘지 않았다는 것. 호텔 홈페이지에서 퍼온 사진. 다른 사람들 눈엔 어떨지 모르겠는데, 밤에 이 테이블에 앉아 밥을 먹고 있노라니 의자나 테이블이나 책상 조명의 모양이 왠지 호텔이 아닌, 간소한 학생용 자취방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낮에는 심란하기만 했던 주변 주택가 뷰는, 발코니 창을 열고 있으니 희미하게 ..
포르투갈 중부에 위치한 코스타 노바는 알록달록 예쁜 건물들과 멋진 해안가가 있는 곳이지만, 오늘은 특별히 훈훈한 기억이 있는 코스타 노바의 그릇 가게 이야기를 하려고 함. *코스타 노바 주변 지역이 원래 세라믹 산업으로 유명하고우리나라에서 인기가 많은, 동명의 그릇 브랜드 "코스타 노바"도 이 동네 출신임 포르투갈어를 배웠던 나는 포르투갈 여행을 가기 전부터, 드디어 직접 포르투갈어를 써볼 기회가 왔다며 설레였었다. 그리고 내가 배운 포르투갈어는 브라질 포르투갈어였기 때문에, 일부러 포르투갈 포르투갈어 책까지 구입해서 포르투갈 포르투갈어를 익히기까지 했다. 근데 정작 포르투갈에 도착하니까 포르투갈어를 쓸 일이 없는 거다!! 내가 접한 현지인들이 다 영어를 잘하는 바람에 포르투갈에 도착한지 4일째였던 이날..
사람들이 여행지 중 제일 좋았던 곳이 어디냐고 자주 묻지만, 딱히 어느 한 곳을 찝기가 어렵다. 하지만내가 갔던 가장 괴랄한 성은 콕 찝어 말할 수 있다.바로 이 곳,포르투갈 리스본 근교 신트라의 페나성이다! 참 오묘하고 독특한 구조와 색깔의 페나성 얼핏 보면 유치한 유원지 같은 느낌도;;; 간단한 점심을 사먹었던 테라스. 다양한 건축양식이 혼재된참 재밌는 성이다.대략적인 것만 짚어봐도Neo-Gothic, Neo-Manueline, Neo-Islamic, Neo-Renaissance 등등등. 신트라 페나성은,내가 가본 성 중 제일 이상한 성이면서또 제일 좋아하는 성이다. 포르투갈 여행 중에 포르투갈 사람하고 신트라 얘기를 하다가페나성 참 놀라웠다... 19세기 포르투갈의 미감은 참 독특했던 것 같다.....
지금까지 마카오에 세번 정도 갔는데,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음식을 고르라면이 곳, 쉐라톤 호텔 푸드코트의 King's Seafood에서 먹은 조기찜 백반세트와마카오반도의 Dragon Portuguese Cuisine에서 먹었던 포르투갈 요리였다.▷ 마카오 맛집 Dragon Portuguese Cuisine 특히, 쉐라톤 호텔 푸드코트 킹스 시푸드의 경우음식에 대해 거의 기대가 없었기에 (사실 푸드코드 음식이 뭐 대부분 거기서 거기이지 않는가)더 맛있게 느껴졌던 것 같긴 하다ㅎㅎ 체크아웃까지의 시간이 좀 촉박(레이트 체크아웃 4시)해서, 늦은 점심을 쉐라톤 호텔 푸드코트에서 먹기로 결정.여러가지 다양한 해산물 요리가 있었지만왠지 세트 메뉴를 주문해야 빨리 나올 것 같아 조기찜, 수프..
니스 중앙역 바로 앞의 빵집 뽈 Paul 따로 설명이 필요치 않은, 글로벌 프랜차이즈 빵집. (우리나라에도 매장이 있었는데 한참전에 문을 닫았다.) 역 앞이라 아침엔 사람이 많아서 주문을 하기 위해 꽤 기다려야 했다. 아름다운 빵의 자태 : ) 많은 빵이 있었지만, 내 선택은 정해져 있었다. 지금 사진 보니깐 레몬 타르트(따르뜰레뜨 씨트롱)를 안먹은 게 후회가 된다. 그래서 내가 고른 게 뭐냐면, 베녜 오 쇼꼴라(beignet au chocolat) - 프랑스식 초콜렛 도넛이다. 예전에 글을 하나 쓴 적이 있었다. 오래전 파리에 갔을 때 에펠탑 위에서 먹은 초코빵이 엄청 맛있었는데 그게 무슨 빵인지 궁금하다는 것 : 에펠탑 공중피크닉 초코빵의 기억 저 글을 쓰고 난 후 열심히 프랑스 웹검색을 했는데, 초..
2018년 12월의 나고야역 급여행 전문이다보니 준비 안된채로 여행 가는 일은 흔한데 2018년 12월의 여행은 정말 역대급의 급여행이었다 실수로 인해 갑자기 가게 된 나고야, 아무것도 준비 안된채로 후다닥 그것도 출발 당일 회사 출근해서 오후 2시까지인가 근무하고 나고야로 갔음. 여행에서 딱히 재미를 보지 못한데다가 날은 쌀쌀하고 (서울보단 훨씬 따듯하지만 그래도 겨울은 겨울이니) 여행의 목적(덕질 물품 구매)도 달성하지 못해서 좀 시무룩한 밤이었다. 그때, 갑자기 나폴리탄 스파게티가 너무 너무 먹고 싶어졌고, 낯선 동네에서 이것저것 검색해보기도 귀찮아 나고야역 프론토를 무조건 찾아갔는데 그랬는데... 쨔잔~ 딱, 내가 가기 이틀전에 폐점ㅋㅋㅋㅋ 정말 어이없었음 ㅎㅎ 다른 식당을 찾기엔 너무 지쳐서, ..
여행의 걸림돌은 늘 많았다. 회사 업무스케쥴과 윗 사람, 동료들 눈치 건강 문제 여행 비용 부족한 휴가 쥐어짜내기 이런 저런 사항들을 고려하다보면, 여행가기 전부터 심하게 지치곤 했다. 2015년 즈음엔 IS세력에 의한 테러위협이 추가되었지만 뭐 그 쯤이야. 눈 깜짝하지 않았다. (다만, 고작 유럽 소매치기를 걱정하던 예전이 호시절이었구나...라고 생각하긴 했다;;) 근데 이번 코로나19는 다르다. 입국 금지된 나라도 많을 뿐더러, 나 역시 감염의 위험과 따가운 눈초리를 감수하고 여행 다닐 기분은 들지 않아서, 돈이나 연차를 고민하던 때가 그래도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궁시렁궁시렁... 최근 2년간 여행을 거의 못다녀서 올해는 많이 다닐 생각이었는데 이게 뭔 날벼락임. 물론 코로나19 사태로 정말 힘든 ..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프랑스 니스로 가는 가장 편한 방법은 Thello 열차를 타는 것이다. 밀라노에서 니스까지는 약 4시간 50분이 걸린다. 2년전 가을 밀라노에서 니스로 향할때도 응당 Thello 열차를 타야 했으나, 기차를 예약하기 전 나는 심각한 고민에 빠졌으니, 그건 오전 Thello 열차 출발 시간이 7시, 11시 두개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밀라노 호텔에서 여유있게 짐을 싸고 나와 니스로 가기엔 11시가 딱 좋았다. 하지만 내가 니스로 향하는 날은 니스에서 일주일에 한번밖에 안열리는 살레야마켓 앤틱 벼룩시장이 있는 날! 11시 기차를 타고 니스에 도착하면 이미 벼룩시장은 끝난 뒤라, 무조건 7시 기차를 타야했다. 그러나 아무리 내가 묵는 숙소가 밀라노 중앙역 코앞에 있다고는 하나, 여행이 중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