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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derlust
* 대부분의 암스테르담 박물관은 사진 촬영이 가능하지만, 반 고흐 미술관만큼은 사진 촬영이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다. 그래서 나는 "그럼 기념품 가게라도!!라는 마음으로 위의 기념품 가게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안찍는 것이 작품을 제대로 감상하는데 더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종종 "정말 마음에 들었던 그림과 그 그림의 제목"을 기록해놓고 싶은 마음이 들곤 하는데, 그래서 사진 촬영이 금지된 반 고흐 미술관에서는 인상 깊은 작품의 제목명을 아이폰 메모장에 일일이 적어왔다. 메모를 할때는 조금 힘들었는데, 지금 메모를 꺼내보니 몇몇 그림 제목 옆에 물결의 표현이 좋다거나, 붉은색과 푸른색의 색감이 아름답다거나, 하늘과 강의 표현이 특히 더 좋다거나, 작품의 모델이 된 보라색 도자기가 정말 예쁘다거나-실제 ..
네덜란드의 마르컨Marken은 대략 이런 동네다. 멋진 바다와 푸른 초원이 있고 아기자기한 건물들이 가득한 한적한 동네. 넘 예쁨!주민들도 친절하고, 귀여운 고양이들도 많아서 정말 마음에 쏙 드는 곳 : ) 사진 속 오른편의 집 앞에 집과 똑같이 생긴 미니어쳐가 있어 구경하기 위해 다가갔더니 이렇게 귀여운 고양이가 있었다. 모든 고양이가 다 그렇지만 요 녀석은 정말 보드랍게 생겼다.비록 집 모양 미니어쳐와 본인, 아니 본묘를 구경하는 나를 보고 몹시 심기 불편해하었지만... 아 쫌 빨리 가라 가다신 오지 마라라는 포스로 나를 배웅(?)하는 고양이님 그 다음 고양이는 주인을 따라 오고 있던 고양이였는데 이 고양이도 이 집 미니어쳐를 구경하고 있을때 만났다.심지어 이 모형집은 모형집의 모형집도 있음! 꺄....
이번 네덜란드 여행을 떠나기 전 한가지 결심한 것이 있었다. 그건 너무 쇼핑을 많이 하는 바람에 무거워진 짐으로 곤란해하지 말자는 것과, 또 구입한 물건이 있다면 한국에 돌아와 바로 쇼핑 목록을 정리해서 올릴 수 있도록 그때그때 현지에서 사진을 찍어두자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엔 정말 쇼핑을 별로 하지 않았는데, 그 사유는 1. 물건을 사면 그날 하루종일 들고 다니느라 힘든 게 싫어서 관두고 2. 다음에 한번 더 올 것 같아 관두고 - 레이크스 뮤지엄과 반 고흐 뮤지엄은 마지막 날 한번 더 들릴 요량에, 마지막 날 몰아서 쇼핑하려고 했지만 다시 못가게 되는 바람에 망함ㅋ 3. 몸이 피곤해서 별로 쇼핑의욕이 없고 4. 촉박하게 폐관시간까지 뮤지엄, 성 등을 구경하다 기념품샵 문 닫아서 못사고 5. 집안에 네..
* 여행은 참으로 좋았으나, 며칠째 시차 부적응으로 새벽 1시에 깨서 아침까지 잠을 못자고 있다. 어제 출근해서 완전 죽는 줄 알았는데 오늘도 또 새벽 3시가 넘은 지금까지 잠을 못이루고 있다. 내일은 또 어케 버티나ㅜㅜ * 목표와 희망을 잃은 삶에 대한 미봉책으로 네덜란드 여행을 다녀왔으나 역시나 여행 후 현실은 더욱더 암울하기만 할 뿐. 새벽마다 잠을 못이루는 건, 단지 시차 부적응 문제만은 아닌 것 같다. * 사는 건 왜 이리 고행일까? * 사진은 위트레흐트 xenos에서 살까 고민하다 관둔 향신료 세트. 향신료 종류가 수십가지, 개당 1유로이고 받침대는 2~4유로 정도였다. 과학실험도구를 좋아하는 나로써는 가격도 싸고 해서 -뼛속까지 문과 인간의 이과 로망인가- 이 시험관같은 유리병 향신료와 ..
9월 2일 금요일 - 네덜란드 여행 9일째 & 마지막날 오늘 나는 좀 무리한 여행 계획을 세웠다. 밤 9시 20분 비행기를 타야하기 때문에 당초엔 시내에서 느긋하게 여행을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그저께 시내에서 게으름을 부리느라 가지 못한 델프트가 갑자기 가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헌데, 나에겐 짐을 싸는 미션과 또 레이크스뮤지엄, 반고흐뮤지엄에서 사지 못한 - 무겁게 들고 다니기가 싫어서, 어차피 한번은 더 갈테니 그때 사자는 생각이었지만 결국... - 기념품을 사야한다는 미션이 있는 상태였다. 이 상태에서 암스테르담 중앙역에서만 왕복 2시간이 걸리는 델프트에 간다는 것은 무리 그 자체. 그렇지만 결국 나는 "늘 그렇듯이" 델프트에 가고야 말았다. 델프트는 네덜란드 여행을 하게 된다면 막연하게 ..
9월 1일 목요일 - 여덟번째 날 오늘 다녀온 엥크하위젠 자위더제뮤제움 - 우리나라의 민속촌 같은 곳 - 에 동양인은 나 혼자 뿐이었다. 그래서 어딜가나 계속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어느 나라에서 왔냐 혼자 온거냐는 질문에 답한 게 좀 과장 보태 수십번. 심지어 영국 노팅엄(또는 버밍엄. 두개를 번갈아가며 말해 잘 모르겠음;; 두 도시가 가깝나?!)에서 왔다는 한 청년은 자기도 혼자 왔으면서 나한테 혼자 여행하기엔 너무 먼 나라에서 온 거 아니냐고, 자기는 비행기로 1시간 10분 걸린다며...(좋겠다ㅜㅜ) 그리고 자기 엄마가 더치라서 Hoorn에 있는 친척을 방문 중인거란다. 하긴 꼭 이 민속촌 뿐만이 아니라 이번 네덜란드 여행은 어딜 가든 혼자 다니는 사람을 거의 보지 못했다. 혼자 여행하는..
8월 31일 (수) - 일곱번째날 원래는 다른 도시에 갈 예정이었지만, 어쩐지 만사가 귀찮아진 나는 암스테르담에서 하루를 보냈다. 정확히는 꼭 가고 싶었던 도시들을 다녀온 이후, 다른 도시들의 우선 순위를 좀처럼 정할 수 없었다. 아른헴 근교의 크뢸러 뮐러 미술관, 히트호른, 델프트, 엥크하위젠, 마스트리히트... 고민에 고민이 거듭되다가 "아 몰랑" 상태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근교 도시 여행을 포기하고 10년전에 가고 싶다고 생각했던 열대박물관에서 늦은 하루를 시작했는데, 10년전의 나는 이 곳이 "열대자연사박물관"인줄 알았다. 그러나 실상 이 곳은 "열대문화박물관"이고 더 정확히는 네덜란드가 식민지배했던 아시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의 문화를 모아 전시해놓은 곳이라, 식민지배를 당한 적이 ..
8.30 (화) - 네덜란드 여행 여섯번째 날 위트레흐트에 가게 된다면 순전히 미피Miffy 때문일 것으로 생각했으나, 고음악 축제 공연을 본뒤, 바로 위트레흐트 근교의 카스틸 데 하르에 가느라 미피 뮤지엄은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그리고 저녁엔 잔담에 가서 독특한 건물들을 잠시 구경하고 암스테르담 도서관에 들렸다 호텔로 돌아왔다. 어두워지기 전 잔담에 간다며 서두른 탓에 정작 위트레흐트 시내는 하나도 보지 못하고 심지어 쇼핑마져 포기했는데, 어제는 대중교통 운이 안따라주는 날이었는지 버스 지연 운행, 기차 연착, 트램 연착 쓰리 콤보를 먹어 시간낭비가 이만저만이 아니였다. (+내가 기차 한대를 잘못 타기도 했고) 그런데다 하를렘의 파이프오르간 공연 대신 찾아간 잔담의 풍경(세번..
8월 29일 월요일 - 네덜란드 다섯번째날 헤이그는 마우리츠하위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미술관이 월요일 휴무이지만, 이준열사 기념관을 빨리 가보고 싶은 마음에 오늘, 헤이그로 향했다. 경술국치일에 항일운동 장소를 방문하는 것이 나름 의미도 있다고 생각했고. 낮 12시쯤 - 피곤해서 출발이 늦었다 - 헤이그 중앙역에 도착하여 주변을 둘러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109년전 중대한 사명을 가지고 2달여간의 여정을 거쳐 헤이그에 도착한 헤이그 특사들의 심정이 어떠했을지. 오래전부터 방문하고 싶었던 이준열사 기념관은 여러모로 감동적인 장소였고, 약 1시간 동안 찬찬히 전시물을 둘러 보며 많은 생각을 했다. 우연히 마주친 프라이막에서 여행 중 필요한 물건을 긴급 조달하고 - Forever 21에 비견할만한, ..
네덜란드에 온 내내 나는 평년 기온보다 날이 너무 덥다며 투덜거렸다. 낮 최고기온 28-29도 정도로 여행하기 좋은 날씨였지만 여름옷이 몇개 없어 옷 걱정이 되었던 탓이다. 그런데 어제, 위트레흐트에 가기 위해 준비하는데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비가 멈춘 후 길을 나섰지만 찬 바람이 불고 날씨가 너무 안좋아 갑자기 모든 의욕이 사라졌다. 날씨가 안좋으니 어제까지만 해도 예쁘던 호텔 주변 동네가 우중충 그 자체. 날씨의 영향이 얼마나 큰지 새삼 깨닫고, 날씨가 좋다며 투덜거린 나의 입방정을 반성했다. 우울한 기분으로 위트레흐트행 기차를 타기 위해 중앙역으로 가는 트램을 탔는데, 시간을 계산해보니 11시 위트레흐트 공연에 아무래도 늦을 것 같았다. 비 그리고 카메라 배터리를 두고 와 호텔에 ..
8월 27일 토요일 - 세번째 날 (1) 정말로 아름다운 날이었다. 때마침 토요일인지라 암스테르담 시내는 근사한 오후 날씨를 즐기는 현지인과 관광객으로 가득. 세상에 혼자 있는 사람은 나뿐인 것 같았다ㅋ (2) 반 고흐 뮤지엄과 안네의 집 방문 완료. 성수기엔 입장 대기시간이 매우 길거나, 예약을 해야만 볼 수 있는 곳이기에 마치 숙제를 마친 느낌이다. 59.9유로 주고 발급받은 뮤지엄 카드도 이틀 사이에 99.5유로 어치를 관람했기에 뽕은 뽑은 상태. 이제 걍 뭐든 내키는대로 하면 된다 ^^ (3) Concert Gebouw 공연도 관람 완료. 넘 좋았다. 이 쪽 리뷰는 별도로... (4) 네덜란드판 과메기라고 할 수 있는 염장청어 "하링"을 먹어봤다. 기대보다 훨씬 맛있었다. 그 고소한 맛..
이번에 묵는 호텔은 침대를 창문이 둘러싸고 있고, 그 창문으로 해뜨는 풍경과 바다, 그리고 Ijburg의 풍경을 볼 수 있어서 참 마음에 든다. 이 호텔은 장점과 단점이 분명한 곳이지만, 풍경 덕분에 단점을 참아낼 수 있다. 어제는 피곤해서 숙소로 일찍 돌아와, 트램 정류장 앞 타이음식점에서 포장해온 볶음밥과 스프링롤 그리고 호텔 미니바의 콜라(물론 무료)를 먹고 침대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며 뒹굴거렸다. 남들은 시간낭비라 할지 몰라도 나는 여유를 만끽하는 시간이 정말 좋았다. 지금 이 곳은 새벽 6시가 되어가는 시간. 자다 잠깐 깼는데, 이 글을 마저 쓰고 잠시 눈을 붙였다 다시 새로운 하루를 시작해야겠다. 대략, 아침엔 어제 야간개장에 못간 반고흐 미술관을 갔다가 12:45에 미리 예약해놓은 안..
첫날 비행기 연착과 그로 인한 꼬임이 액땜이었는지, 둘째날인 오늘은 알차고 즐겁게 보냈다. 어쩌다보니 뮤지엄 다섯 곳을 갔는데 - Rijksmuseum, Van Loon, FOAM, Willet-Holthuysen, Rembranthuis - 정말 근사한 걸 잔뜩 본 멋진 하루였다. 오후 5시 40분쯤에 체력이 방전되어 반고흐 미술관 금요일 야간 개장은 포기하고 호텔에 일찍 돌아온 것이 유일한 아쉬움. 참, 암스테르담 사람들은 어찌나 영어를 잘하는지, 약간 과장하면 런던이나 뉴욕을 여행하는 것과 큰 차이 없을 정도로 영어 의사소통이 자연스럽다. 또 사람들은 어찌나 친절한지!! (일개미 한국인 기준으로) 일찍 닫는데가 많아 불편한 것만 빼면 정말 여행하기 좋은 동네^^
공항 혼잡으로 인천공항에서 이륙이 지연되어, 결국 암스테르담에도 예정된 시간보다 1시간 늦게 도착했다. 한시간 쯤이야... 싶지만 시간대에 따라 이 한시간은 치명적일 수도 있어서, 공항에서 기차를 타고 암스테르담 센트럴에 도착해보니 밤 9시가 넘은 시간, 트램 티켓을 판매하는 직원은 퇴근한 뒤였다. 편히 이동 가능한 공항-호텔 간 셔틀이 17유로인데, 8.1유로를 들여야하는-크게 차이 나지 않지만 훨씬 불편한-대중교통편으로 직접 호텔에 찾아가기로 마음 먹은 건 중앙역에 들려 다음날부터 사용할 교통 7일권을 구입할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그치만 대한항공 연착으로 망했어요. 공항 활주로가 붐벼서 그런 거니 대한항공 잘못은 아니지만. 덥디 더운 중앙역에서 교통권을 사기 위헤 헤매다가 포기하고 일단 호텔..
EVA JAGUN - Spiegelsaal Berlin Live 작년 10월, 탈린 여행의 마지막 밤. 올데 한사에서 기분 좋은 식사를 마친 뒤, 이미 시간이 많이 늦었지만 숙소로 돌아가지 않고 탈린의 올드 타운을 정처없이 쏘다녔다. 살짝 쌀쌀하고 어둡고 인적이 드문 탈린의 올드타운은 꼭 마법의 장소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내일 오전이면 이 멋진 장소를 떠나 다시 현실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 너무 아쉬워 탈린 올드타운에서 뭔가 더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이미 너무 너무 졸립고 피곤한데다, 짐도 싸야하는 관계로, 결국 호텔로 돌아가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그때, 탈린의 한 레스토랑에서 흘러나오던 Eva Jagun의 Julie가 어찌나 근사하던지 한참을 가게 앞에 서성거리며 음악을 들었다. 꼭 마법에 걸린..
1. 암스테르담이 에딘버러와 브라쇼브를 제친 이유 암스테르담은 오래전부터 가고 싶었던 도시였다. 2007년에 엄마랑 같이 파리에 가기 전, 파리와 암스테르담을 놓고 굉장히 많은 고민을 하기도 했었다. 주위 사람들의 반응은 "아니 두 도시가 비교가 돼? 파리와 런던도 아니고 말이야..." 였지만 말이다. 엄마는 두 곳 모두 예전에 다녀온 지라 어디든 상관없다고 했었고, 결국 나는 좀 더 무난한 파리를 선택했다. 그때 그 파리 여행은 즐거웠지만, 그래도 암스테르담에 가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아쉬웠었다. 그러다 10년이 지난 이제서야 암스테르담에 가기로 전격 결정. 그 사이에 유럽을 6번이나 다녀왔는데도 아직도 가지 못한 건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든 나쁘든 10년동안 가고 싶어했으면 가는 게 맞다고 본..
블로그에 방문해주신 분으로부터, 지난 6월에 다녀온 인천-마쓰야마(마츠야마) 구간의 아시아나 노선이 9월 25일부터 중단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마츠야마와 마츠야마 공항이 적잖이 마음에 들었던 나로서는 상당히 안타까운 소식이다. 마츠야마 공항은 국제선보다 국내선 규모가 훨씬 큰 공항이다. 그도 그럴 것이, 마츠야마 공항에 취항하는 국내선은 일본 도시 곳곳을 촘촘하게 연결하고 있지만, 현재 마츠야마 공항에 취항하는 국제선 노선은 상해와 인천 딱 두 개 뿐이니까. 심지어 마츠야마 공항은 출국 심사를 받을 수 있는 시간도 매우 한정적이다. 인천에서 오후 3시에 출발한 아시아나 비행기가 4시 반에 마츠야마 공항에 사람들을 내려놓았다가, 약 한시간 사이 정비를 마친 뒤 5시 반에 다시 사람들을 실고 인천으로 떠나기..
원래 비엔나로 떠나려고 했었던 지난주 수요일부터 지금까지, 평소보다 시간이 훨씬 더디게 가는 느낌이다. 몇번이고 "(예정대로 갔더라면) 아직도 비엔나/부다페스트 여행 중이네? 시간이 정말 느리다"란 생각을 했다. 거기에 답답하고 우울한 기분은 점점 더 심해지고 있어서 그냥 만사 제쳐두고 떠날 걸 그랬나,라는 후회도 든다. 요 며칠 사이 다시 8월말에 떠나는 비행기표와 호텔을 알아보는 중이다. 암스테르담 대신 에딘버러에 갈까, 혹은 좀 바쁘겠지만 암스테르담, 에딘버러 두 곳 다 갈까 아님 아예 루마니아에 갈까 치열하게 고민하다가 "이번엔 그냥 암스테르담만 가는 것으로 결정"했는데, 결정을 내리고나니 내가 찍어두었던 91만원짜리 비행기표가 마감. 하... 귀신같은 타이밍. 그래서 다시 103만원짜리 카타르 ..
로마의 마지막 밤. 밤의 콜로세움을 본 뒤 숙소가 있는 떼르미니역으로 돌아왔다.저녁을 먹어야 했지만 시간도 늦고 몸도 너무 피곤해서 또다시 떼르미니역 코나드에서 장을 봤다. 작년 로마 여행에서의 식생활이란 우울하기 이를데 없는 것이었다.짧은 일정에 보고 싶은 건 많다보니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여점심은 이동 중 기차에서 또는 티볼리 정원에서 샌드위치로 떼우고저녁은 너무 지쳐 숙소 앞 마트에서 사와 대충 먹기 일수였던 것인데코나드에서 파는 음식 중 맛있는 게 단 한개도 없었다는 게 문제. 전날 구입한 오레끼에테 파스타도 완전 실패작이었는데나에겐 더욱더 큰 실패가 기다리고 있었으니바로, 사진 속의 해물밥(Riso freddo mare)이 바로 그것. 하아... 정말...해물 들어간 음식이 이렇게 맛이 없을 줄은..
에스토니아 국립극장에서 오페레타를 보고 돌아오는 길,저녁을 먹기엔 이미 너무 늦은 시간이라 구시가지에서 호텔로 돌아오는에 마트 Rimi에 들려 간식거리를 사왔다.치즈 믹스(Juustu mix)가 어딘지 술 안주처럼 보인다면, 맞다.핀란드 사람들이 술 사러 배 타고 방문하는 도시답게, 탈린의 마트진열대에는 아름다운 가격의 온갖 술들이 수두룩빽빽하여여행 중 술을 자제하고 있던 내 마음도 흔들렸고 결국 한 병 집어들었으나 너무 아쉽게도 나는 술을 살 수 없었다ㅠ왜냐. 탈린은 밤 10시 이후엔 술 구입이 불가능함. (어디서 러시아 향기가... 킁가킁가...) 몇 종류 안되지만 이날 Rimi에서 산 간식거리는 모두 대 만족이었다.치즈믹스와 체리요거트 둘다 맛있었고링곤베리 워터도 달지 않으면서 향긋한 링곤베리 향이..
▷ 런던 리젠트 파트, 2013년 8월 이미 글을 한번 쓰긴 했지만...며칠전, 홧김에 비엔나 in 부다페스트 out 항공권을 질렀다.극성수기 항공권을 직전에 구하다보니 남아 있는 항공권 자체가 많지 않아서 마음이 급했다. 근데 일단 발권하고 검색해보니깐 (선발권 후검색;;)요즈음(7월말~8월초)의 비엔나와 부다페스트는 한낮 체감 기온이 36도까지 올라가는 무시무시한 불볕 더위.무엇보다도 이번 여행은 지친 몸과 마음을 쉬러 떠나는 건데, 이렇게 더워서야 오히려 고생만 하다오겠다 싶어서 위약금을 감수하고 취소하기로 결정. 그렇다고 여행을 안가자니 너무 아쉬워서,어젯밤 자꾸만 감기는 눈을 억지로 부릅뜨며뮌헨을 경유하는 암스테르담행 루프트한자 항공권과, 암스테르담 호텔 8박을 예약해놓고(암스테르담은 여름에도 ..
▷ 덕수궁 석조전, 5월 여행을 갈까말까 여부는 비행기표를 지르기 전에 결정하는 게 맞지만 내가 이렇게 생겨먹은 걸 어쩌나. Pros - 약 10일간 현실도피 가능(지금 이 순간 회사가 넘 싫어서...) - 그래도 7월말 - 8월초가 휴가 내는 부담이 제일 적을 것 같음. 업무대행들하고도 가벼운 협의는 이뤄진 상태. - 비행기표 취소 수수료 약 30만원이 굳음 - 스타워즈 비욘드를 한국보다 빨리 볼 수 있음 Cons - 발권한 여행지가 내 마음 속 상위권 도시가 아님. 약 20위권 밖 - 생각보다 그 동네의 7월말-8월초가 덥고 햇볕도 무지 셈. 햇볕 알러지가 있는 나로서는 충공깽. (*평년기온은 발권 전 확인했고 이 정도는 괜찮지 했는데 요즘 연일 극고온 경보가 뜬다ㅜㅜ) - 극성수기 항공권을 출발..
도고온천 상점가 초입의 아지쿠라에서 지라시스시를 맛있게 먹고 다시 호텔로 돌아가던 길. 일요일 저녁의 한산한 상점가를 유타카 차림으로 천천히 산책하는 관광객들. 자세히 보면, 다들 손에 목욕바구니를 하나씩 들고 있다ㅋ 나도 온천 갈때 쓸겸 + 기념 삼아 한개 사고 싶었으나, 다른 짐에 눌려 바스라질까 관둠. 일본여행 수십번 해도 상점가는 매번 처음 여행 온 사람마냥 열심히 구경한다. 게다가 난 일본어를 잘 알아듣지도 못하는데, 무슨 제품이든간에 설명해주고 싶어 발동이 걸린 귀여운 직원분 덕에 - 그러나 결코 부담스럽지는 않은, 참으로 대단한 기술 - 그냥 구경만 하려다 이것저것 구입했다. 물론 편의점 구경도 빼먹을 수 없다ㅋ 도고온천 상점가의 짧은 거리엔 로손이 두개나 있어, 마트에 들리지 못한 아쉬움을..
▷ 핀란드 누크시오 숲 속의 호수, 2015년 9월. 파리에선 느지막히 일어나 미술관에 가는 게 일이었다. 미술관 바닥에 앉아 아무 생각 없이 그림을 감상하고, 각자의 어려움을 이야기하고, 어렸을 때를 추억하며 이야길 들려주고, 배가 고프면 양파 수프를 먹고, 기운을 차린 후엔 길거리를 산보했다. 걷다가 다리가 아프면 공원 벤치에 앉아 내리는 둥 마는 둥 하는 비를 맞았다. 하는 일이라고는 그야말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일상이었다. 이런 여유로움을 만끽하던 채린은 아쉬움이 남았는지 일정보다 하루 더 머물다 서울로 돌아가고 나는 홀로 파리에 남았다. (이기진, 꼴라쥬 파리 중에서) 얼마전 이기진의 꼴라쥬 파리를 읽다가, 위에 발췌한 내용을 보고는 이런 저런 생각에 빠졌다. 유럽여행을 적지 않게 다녀왔고, 여..
호텔 차하루 체크인 후 한시간 이상을 호텔방에서 뒹굴거리다가, 배도 제법 고파진데다가, 빨리 상점가 구경을 마치고 호텔의 온천을 이용해야겠다는 생각에 호텔 밖으로 나왔다. 미리 얘기하자면, 나는 지난달 마츠야마 여행에서 "도고온천"은 결국 이용하지 못했다. 아마 둘째날 오즈와 우치코를 안갔더라면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도고온천을 이용한 후 고색창연한 개인실에서 봇짱당고와 말차를 마시며 푹 쉬었겠지만 - 솔직히 애초부터 욕탕보다는 이 쪽이 훨씬 더 끌렸다 - 짧은 일정에 근교까지 다녀오느라 시간이 부족했다. 그래도 차하루 호텔의 온천을 이용했다는 것에 애써 위안을 삼아본다. 어차피 그 물이 그 물 아니냐며. (아닌가?!) 게다가 원래 온천이나 찜질방을 딱히 좋아하지도 않으니. 다만 도고온천의 개인실에서 보..
며칠 전 엄마랑 같이 있는데, 마침 유로 2016 포르투갈vs폴란드 전 결과가 뉴스에서 흘러나왔다. 승부차기 끝에 포르투갈이 이겨, 4강 진출에 성공했다는 내용이었다. 뉴스를 들은 엄마는 빙그레 웃으며, "포르투갈 애들 엄청 좋아했겠다ㅎㅎ"이라고 하셨다. 엄마와 2년전 포르투갈 여행을 갔을때, 포르투갈 여행의 마지막 밤은 리스본 일대의 연간 가장 큰 축제인 성 안토니우 축제임과 동시에 2014 브라질 월드컵의 개막전으로써, 브라질vs크로아티아 전이 있는 날이기도 했다. 축제와 브라질 월드컵이 겹쳤으니 - 포르투갈 사람들은 브라질 경기를 열광적으로 응원한다 - 당연히 도시 전체가 들썩들썩! 축제 분위기로 여행 내내 조용했던 골목골목이 정어리 굽는 연기와 리스본 사람들의 흥분으로 가득 찼다. 성 안토니우 축..
이번 마츠야마 여행 역시 급여행이었기 때문에 도고 온천 주변엔 남아 있는 숙소가 많지 않아 큰 고민없이 호텔 차하루를 골랐다. 작년까지는 주로 내수고객을 대상으로 하던 곳이라 그런지 예약 당시 부킹닷컴에는 아예 평가도 없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마츠야마 시내 쪽은 호텔이 좀 더 다양하고 가격도 저렴했지만 기왕 가는 거 온천 옆에서 묵을 생각에...) 예약 사이트에 나온 호텔 차하루의 객실 사진은 제법 넓고 좋아보였지만, 사진발에 한두번 속은 것도 아니고 어차피 3성급이라고 되어 있어, 평범한 호텔이려니 했다. 그런데, 호텔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직원이 내 짐을 받아들어 끌고가질 않나, 프론트 직원의 대응도 굉장히 친절+섬세한데다가 급기야는 생글생글 웃는 친절한 여자직원이 내 짐을 가지고 방까지 데..
2016년 6월 5일 마츠야마행 3시 아시아나 비행기를 타기 위해 12시 반쯤 인천 공항 도착. 사람이 많길래 셀프체크인을 시도하였으나 FAIL... 알 수 없는 오류가 발생하였다며 카운터로 방문하라고 T.T 연휴기간이긴 하지만 3일짜리 연휴의 두번째날이라 사람이 아주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 나의 판단은 오산. 게다가 아무래도 간만에 편한 시간대의 국적기를 타고 떠나니, 사람은 더욱더 많을 수 밖에 없었다. 장거리 여행시 주로 타게 되는 밤비행기가 아주 나쁜 건 아니구나, 생각했다. - 겁나 피곤하긴 하지만 공항에 사람이 많지 않아 수속은 대부분 빠르다. 성수기를 피해 다니는 탓도 있고 - 체크인 하고 나니까 이미 많이 지쳐버려서 크로스마일 카드 무료 커피를 마시러 3층 출국장의 투썸플레이스에 들렸다...
古桑庵 일단 고소안이라고 쓰긴 했는데 이 곳의 표기를 어떻게 쓸까 좀 고민했다. 코소앙, 고소앙, 코소안, 고소안...ㅎㅎ 얼마전에 다녀온 마츠야마도 마츠야마, 마쓰야마, 마쯔야마 등 다양한 표기가 가능해서 좀 고민이 됐는데 한국인이 일본어에서 제일 못하는 발음 중 하나가 つ 라고 하니깐 어쩔 수 없는 듯. 처음에 입구를 못찾아 잠시 헤맸다. 얼핏 보니 그냥 가정집 같아서ㅋ 고소안 풍경. 자리에 앉자마자 나이 지긋한 직원분께서 상냥한 미소와 함께 시원한 물을 가져다주셨다. 유럽 여행을 다니다가 사이 사이 일본에 가면, 일본 음식점과 카페에서 자리에 앉자마자 내어주는 물의 정갈함과 시원함이 참 고맙게 느껴진다. 아이스 맛챠 세트를 주문하고 고소안 내부를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평일 오후 방문이라 좌석에 여유..
▷ 포폴로 광장 저녁 풍경 로마 근교도시 오르비에또에 다녀온 것만으로도 이미 많이 지쳐버린 나는, 스페인 광장 주변을 한바퀴 돌고 난 후엔 더욱더 견딜 수 없이 피곤해져 있었다. 이 상황에서 가장 좋은 선택지는 숙소가 있는 떼르미니역 근처로 돌아가 근사한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여유있게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이었을테지만, 로마에서의 마지막 밤이라는 생각에 나는 언제나 그랬듯 과도한 욕심을 부려 발걸음이 닿는 대로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그렇다, 그 당시 나는 가고 싶은 곳이 여러 곳 있었지만, 어느 한 곳을 고르기보다는 그저 마음이 끌리는 방향으로 그냥 걸었다. 내키는 대로 걷지만 마치 내가 가장 원하는 장소가 나와줄 것만 같은 마음을 가진 채로 말이다. 비싼 돈 내고 데이터로밍을 해가도 막상 구글맵을 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