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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derlust
파란 하늘과 구름이 아름답고 공기가 맑고 깨끗했던 날, 국립중앙박물관의 "영월 창령사 터 오백나한 : 당신의 마음을 닮은 얼굴" 전시회를 보러 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참으로 멋진 전시였다. 전시회장 입구에 들어서면, 바깥 세계와 전시장을 다른 세상으로 나누듯 잠시 어두운 복도를 지나도록 되어 있는데, 그 복도에서 오롯이 혼자, 작지만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던 연등이 인상적이었다. 어두운 복도를 지나 만난 영월 창령사 터의 나한들... 전시회장은 어둡고 새소리와 풀벌레 소리가 들려 마치 밤의 숲속을 거니는 느낌이었다. 시공간이 뒤섞이며, 과거의 나한과 현재의 사람들이 수줍게, 그러나 다정하게 인사를 나누는 밤의 야외 파티장. 오백나한전엔 바깥 세상과는 전혀 다른 공간에 온듯한, 색다른 공기가 흘렀다. ..
마포아트센터 3층 플레이맥에서공상집단 뚱딴지의 "거리의 사자"를 보고 왔다.*원작은 캐나다 작가인 쥬디스 톰슨Judith Thompson의 희곡 Lion in the Streets. 내가 알고 간 것은 대략의 시놉시스 뿐. 17년전 살해당한 소녀 이조벨이본인이 죽은 줄 모르고 집을 찾아 헤매이다 다양한 인간 군상을 만나게 되고,그 과정에서 사람들의 여러가지 아픔과 고통을 보게 된다는 것... 지극히 한정적인 무대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갈지,또 어떤 메세지를 줄지 기대되는 마음으로 연극이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원작자 쥬디스 톰슨은"사회가 부정하고 있는 음울한 것들, 보이지 않는 것들, 덮여 있는 모든 것들을 들춰내고 싶었다"라고 말했다는데,실제로 이 연극에서는 계속해서 삶의 어둡고 아픈..
지난달, 친한 선배 덕분에 보게 된 발레갈라 더 마스터피스. 2019년 5월 24일 저녁 8시 발레갈라 미세먼지는 최악을 찍었지만 그래도 간만에 발레를 보러 가서 기분이 좋았다^^ 발레갈라 더 마스터피스의 첫 시작은 와이즈발레단의 베니스카니발 그랑 파드되. 무대가 시작되자 흘러나온 우아한 음악, 황홀하게 반짝이는 의상, 이 세상의 것이 아닌듯한 완벽한 표정. 현실과는 완전히 다른 세계, 현실에는 없는 세계... 잠시나마 마음에 큰 위안을 얻었다. 근데 아쉬운 점이라면 베니스카니발 파드되를 출 때 마포아트센터의 뒷 하얀 배경이 좀 때가 탄 부분이 있어서 분위기가 살짝 깼다;;; (이건 이원국 발레단 때도 마찬가지.) 마포아트센터에도 나름의 사정과 고충은 있겠으나, 이 부분은 신경을 좀 써주었으면. 두번째 ..
세종문화회관 천원의 행복 프로그램은 나날이 경쟁이 매우 치열해져서, 이번엔 간신히 한 좌석만 예매할 수 있었다. 또 원래는 3일의 공연 일정 중 피아니스트 백혜선의 공연을 보고 싶었으나, 남은 자리가 딱 하나뿐이라 선택의 여지없이 아르끼뮤직소사이어티&첸 웨이치의 공연을 보게 되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매우 만족 ^-^ 첸 웨이치Chen Weichih는 이번 공연에서 처음 접한 피아니스트인데, 맑고 서정적인 피아노 소리가 인상적이었다. 다른 연주도 들어보고 싶어서 구글링해봤는데, 아직은 활동자료를 거의 찾을 수 없어 아쉬웠다. 아르끼 뮤직소사이어티 단원들의 연주도 훌륭했다. 특히 2부의 브람스, 드보르작 피아노 퀸텟 연주가 매우 마음에 들었다. 앵콜곡은 규현의 "광화문에서" 다만... 절반 정도의..
☆ 몇달 전 우쿨렐레를 시작하면서야 알게 된 사실은, 우쿨렐레가 원래 하와이 악기가 아니라 포르투갈 악기였다는 점이다! 우쿨렐레는 원래 Machete, Cavaquinho, Braguinha, Minhoto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던 포르투갈 전통 악기였는데, 포르투갈 마데이라 지역의 사람들이 하와이로 이민을 가면서 우쿨렐레로 변형 발전된 것이라고. Braguinha da Madeira 마데이라의 브라기냐에 대한 짧은 영상. 포르투갈에서 작곡된 고전 브라기냐 연주를 듣고 싶었는데 유튜브에 그리 자료가 많지는 않더라. 그래서 브라질 까바끼뉴 연주를 찾았더니 이쪽은 자료가 그래도 꽤 많다. 까바끼뉴 마스터이자, 브라질 쇼루Choro의 대표적인 뮤지션 중 한명인 Waldir Azevedo의 연주 - Peda..
소시적에 피카츄 인형 두어개가 집과 차에 굴러다녔고 포켓몬고 게임도 몇달 하긴 했지만그래도 포켓몬이나 피카츄 팬은 아닌데...아닌데...아닌데...아니지만...아님에도 불구하고.... 우연히 보게 된 피카츄 에어로빅 댄스 영상에 혼이 나가 버려서명탐정 피카츄를 극장에서 보고 왔다. 흐흐흐.... 정말 너무 귀엽지 않습니까.요즘 저의 신경안정제는 피카츄 영상이에욧. 명탐정 피카츄 감상평 - 피카츄가 귀엽고 귀엽고 귀여워요!!!!!!!정말 막 깨물어주고 싶은 치명적인 귀여움. 흑흑... 영화 자체는 그냥 평잼? 스토리 라인은 평이한 편이었는데 이건 아무래도 애들도 보는 영화다보니까 어쩔 수 없는 듯.(하지만 극장엔 죄다 어른뿐이었던 것이 함정ㅎㅎㅎㅎ)여튼 피카츄가 너무 귀엽기 때문에, 실사판 피카츄를..
어벤져스 : 엔드게임을 이제서야 봤다.인피니티 워를 같이 본 친구랑 시간 맞춰 보느라 늦어졌다. 그 사이 이미 스포도 당할만큼 당했고호평 악평 두루두루 들어서 큰 기대 없이 봤는데결론적으로 나는 꿀잼 + 감동. 근데 사실 내가 어벤져스 연대기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논할 수 있는 사람은 아니다.나의 애정과 관심은 "토르"와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 정도에 걸쳐져 있기 때문에..... 그래서인지 어벤져스 : 엔드게임 중에서 가장 좋았던 장면을 꼽으라면토르의 아스가르드 씬이 끝나갈 무렵 Redbone의 Come and get your love가 겹쳐지며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 오프닝 시퀀스로 넘어갈 때라 할 수 있겠다.뭐라 그래야하지? 기껏 5년전에 개봉한 영화인데 마치 오래전 고향에 돌아간 듯한 그리움..
요즘 제일 마음에 와닿는 문구는이탈리아 사람들의 "Il dolce far niente"직역하자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달콤함" 이탈리아 사람들은 정말 인생을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다. Il dolce far niente의 개념(이랄 것도 없지만...)은 아래 글들을 참조하시라(1) Dolce far niente – the meaning of the Italian concept explained by Italians (2) 7 Ways to Experience the Sweetness of Doing Nothing 나의 "Il dolce far niente"의 시간에 꼭 필요한 건음악들! Respighi: 6 Pieces for Piano레스피기의 피아노 곡들.Konstantin Scherbakov의 연..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춥던 목요일 저녁, Yes24 중고서점 홍대점에 책을 팔러갔다. 알라딘에 이은 Yes24 중고서적 팔기. 각각 앱으로 찍어보면 두 곳이 매입하는 책도 다르고 매입가도 다르다. 내가 가진 책 기준으로는 대략 받아주는 책의 범위는 알라딘이 더 넓고, 가격은 Yes24가 좀 더 높은 느낌이었는데, 이것은 말 그대로 책 바이 책이니... 오늘 가져온 건 이 두권이다. - 가장 쉬운 베트남어 첫걸음 팔까말까 조금 망설였는데, 어차피 원래 배웠던 언어들(영어 프랑스어 라틴어 포르투갈어 독일어)도 안들여다보고 있는데(...) 베트남어까지 들여다볼 여력은 없을 것 같아서 팔아치우기로 결심 - Ielts 종합서 몇년전에 너무 회사 다니기 싫어서 회사에서 보내주는 유학 프로그램이나 지원해..
벚꽃이 화려하게 핀 토요일 신촌 밤거리 "차 없는 거리"에서 각종 공연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던 아름다운 봄밤에 신촌에 간 이유는.... 알라딘 중고서점에 책 팔러 갔어요. 뭔가 사고 쟁일 줄만 알았지 팔고 버릴 줄은 몰랐던 나. 요즘 물건 정리 중이라 알라딘을 통해 중고물품 거래에 첫 발을 디디게 되었습니다 두둥!!!! 친절한 직원분을 통해 순식간에 거래가 이루어짐. 가져간 네 권 모두 "최상" 등급이라 총 9,700원을 받고 매장을 나왔습니다. 근데 알라딘에서 돈 받고 나올 때 기분이 좀 많이 이상해요. 뭔가... 마음의 양식을 헐값에 팔아치운 죄책감, 그리고 몇천원 손에 쥐고 나오다보면 이것은 마치 돈이 없어서 집안 가재도구를 내다 파는 서러운 느낌이 든달까 오 헨리 "크리스마스 선물" 주인공들이 ..
보헤미안부두(bohemianvoodoo)의 신곡, 石の教会 며칠전, 고민되고 심란한 기분에 밤잠을 통 이루지 못했다.그리하여 새벽 2시가 넘은 시간에 유튜브에 들어갔다가보헤미안부두의 신곡이 나왔길래 재생버튼을 누르곤, 약 1분 후, 그래도 역시 세상엔 아름다운 것도 참 많아ㅜ.ㅜ그러니 일단 자고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자!라며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는 진부하고 빤한 이야기. (+물론다음날은 수면부족으로 폭풍같은 졸음에 시달리고심란한 일은 그대로지만 - 어른으로 사는 건 정말 **같은 일이에욧! -그래도 마음에 큰 위안을 준, 정말 아름다운 곡이니 한번 들어보시기를 권합니다ㅎㅎ) 4월 28일에 도쿄 와테라스에서 보헤미안부두가 나오는 공연이 있어서도쿄 여행을 가고 싶은데...올해 아파서 써버린 연차가 많은 관..
어젯밤에 들은 음반 두 장 2016년 네덜란드 여행 때 델프트 신교회의 기념품점에서 사온오르가니스트 Bas de Vroome의 델프트 신교회 파이프오르간 연주 음반. 예전에도 어디엔가 이 음반 좋다고 쓴 것 같은데,정말,정말,정말 좋다.취향에 아주 딱 맞는 오르간 음반임. 음반 자체로써도 흠잡을 데 없지만,완벽한 여행기념품의 표본이기도 하다. "그 여행지에서의 추억, 그 곳에서의 시간"을 담고 있으며작고 가볍고또 두고두고 마음에 드니까보면 볼수록 뿌듯하다ㅎㅎ어딜 여행하든,늘 이런 기념품을 데려올 수 있다면 참 좋겠지... 그 뿌듯한 마음을 담아 올려보는위 음반의 첫번째 수록곡Lübeck's Praeludium in E내가 원래 좋아하는 파이프오르간 곡이기도 하다.Bas de Vroome이 연주한 건 못 ..
요즘 바쁘고 피곤해서 블로그에 소홀했는데 그래도 짬을 내어 글을 쓰게 된 이유는,사람들이 하도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가 재미없다고 해서 억울한 마음에 ㅎㅎㅎㅎ 평이 안좋아서 기대를 버리고 간 탓도 있었겠지만정말이지 상영 시간 내내 1의 지루함도 없이 즐겁게 보고 나왔는데주변 사람들의 평이 너무 안좋은 것...심지어 신동사 2 망했대매?라는 말까지 들어서 폭발!흑흐흐흐흐흑흑 아니 여러분 판타지 영화에 뭘 더 바랍니까멋진 배경에멋진 롱코트 자락 휘날리는 마법사들이멋진 마법을 잔뜩 부리는데이거면 됐지! 게다가 매력적인 배우들이 한가득!사실 1편에선 조니 뎁이 그린델왈드 역을 맡아서 조금 ???? 했었는데2편을 보고 나니조니 뎁의 그린델왈드도, 주드 로의 덤블도어도 개찰떡!그외에도 에즈라 밀러, ..
겨울이 훌쩍 가까이 온 주말 오랜만에 로린도 알메이다의 기타연주를 들었다.(Laurindo Almeida - Music Of Brazilian Masters) Laurindo Almeida - Claire de Lune Samba 평온한 일요일 낮,로린도 알메이다를 들으니 얼마나 좋은지...그리고, 아름다운 기타소리를 들으며 페르난두 페소아의 책도 읽었다. 페르난두 페소아의 시선집 - 시는 내가 홀로 있는 방식 얼마만에 진지하게 읽는 포르투갈어 텍스트인지, 몇년전만 해도 회사 휴직하고 포르투갈어 어학연수 가겠다며 드릉드릉했었는데지금 포르투갈로 어학연수 가면 초급반부터 다녀야할 판;;; 왜, 어찌해서,별다른 이유도 없는데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부터이토록 멀리 떨어져 있게 된 걸까. "내가 떠나보낸 것도 ..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프레디 머큐리의 전기영화가 얼마나 감동적인지퀸의 음악이 얼마나 멋있는지에 대해서는할말이 너무 많아 마구 뒤엉키는 느낌이라다른 분들의 멋진 감상평에 양보하기로 하고,나는 그저 잡담을 적을 예정. 정말 오래전부터, 그러니까 어린이 시절부터 퀸의 음악을 즐겨왔고좋아하는 곡이 매우 매우 많지만,퀸의 멤버들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었다. 동시대 밴드가 아니라는 점도 있지만예민한 감수성을 지닌 어린아이에게 프레디 머큐리의 충격적인 비주얼은그리 받아들이기 쉬운 것이 아니였기 때문일 거다;;; 그리하여, 이번에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보고 나서야퀸이라는 밴드에 대해 처음으로 알게 된 사실이 많았다.생각해보니 그렇게 음악을 좋아하면서도 연주자 자체에 대해서 전혀 관심이 없었던 것은퀸이 유일한 것 같기..
2018년 10월 30일 화요일 저녁 8시, 칙 코리아 솔로 피아노 공연을 보고 왔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에 컨디션이 좋지 않아, 회사를 조퇴하고 공연도 포기하고 싶은 충동을 강렬하게 느꼈지만, 1941년생, 올해 한국 나이로 78세인 칙 코리아의 나이를 생각하면 내가 아픈 것 좀 대수랴, 이런 기회가 언제 또 올지 모르니 꾹 참고 잠실 롯데콘서트홀로 향했다. 칙 코리아는 내가 10대 시절부터 좋아했던 재즈 뮤지션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Chick Corea and Return to Forever의 Light as a feather 음반은 나의 고등학생 시절, 가장 감수성이 예민했던 시기, 음 하나하나가 몸과 마음에 녹아들었다고 느껴질만큼 자주 듣곤 했었다. 역시 10대 시절에 읽었던 무라카미 하..
2018년 10월 26일 저녁, 홍대 웨스트브릿지 라이브홀에서 감상한 제3회 M-PAT 클래식음악축제"클래식 위드 클럽데이" 공연 원래는 시간이 안맞아서 포기하고 있었는데공연 며칠전에 시간이 똭 생기고마침 자리도 2석이 남아 있어서 운좋게 공연을 보게 되었다 : ) 딱 하나 아쉬웠던 것은 비지정석인걸 생각못하고공연 시작 전에 커피를 마시느라 꾸물대다가일행과 떨어져 앉게 되었던 것.그러나 두번째 공연부터는 나란히 앉아 볼 수 있어 다행이었다. 8시 공연은 앙상블 더 케이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의 현악 및 클라리넷 연주자로 이루어진 클라리넷 퀸텟.클라리넷과 앙상블의 매력이 한껏 돋보이는 연주였다.모차르트와 엘가의 곡들그리고 문리버, 엔터테이너, 베사메 무쵸 같은 다양한 곡을 연주했는데홍대 라이브클럽에서 듣는 클..
10월 14일 일요일,오늘 낮에 다녀온 안동교회 고택음악회윤보선 전 대통령고택 산정채 앞의 정원에서 열린 이 음악회에 참석하게 된 것은매우 우연한 계기였다. 엄마가 삼청동 가게에 쇼핑할 것이 있어 같이 갔다가마침 안동교회 소허당에서 "한국펜담채화가협회전"이 열리고 있어 구경하고 나오는 길에안동교회 교인분께서 말을 거셨다. 그리고 전시회에 대한 이야기는 곧,건너편 윤보선 고택에서 안동교회에서 주최하는 음악회가 있는데시간되면 참석하지 않겠냐는 권유로 이어졌다.안그래도 예전부터 윤보선 고택 내부가 궁금했던 엄마와음악회라면 늘 반가운 나는 당연히 초대에 응했다. 그런데 교회 사무실 쪽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갑작스러운 참석"은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고원래는 사전 신청을 해야한다고 함;;아무튼 우연히 만난 교인분과 ..
2018년 6월 23일 토요일,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열린 서울시향 2018 실내악 시리즈 Ⅲ : 트룰스 뫼르크 트룰스 뫼르크 팬에겐, 올해 6월 21일부터 23일은 축제같은 3일간이었다. 내한공연이 1회만 있어도 감지덕지할텐데, 웅장하고 큰 규모의 공연을 즐긴 후(서울시향과 협연한 엘가의 첼로협주곡), 이튿날은 소규모 공연장에서 거장과 호흡을 같이 하며 생생한 연주를 즐길 수 있었으니까, 굳이 외국 공연장까지 힘들게 가지 않고도, 한국에서 최애 첼리스트의 공연을 다양하게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이었다. 하지만 트룰스 뫼르크의 엘가 협주곡 공연에 대한 리뷰에서 쓴 바와 같이 (http://mooncake.tistory.com/1852) 최애 첼리스트가 한국에서 내한공연을 가짐에도 불구..
새 노트북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깔기 위해 CD가 꽂힌 책장을 뒤적뒤적하다가오랜만에 발견한J. K. Novak & Bridge Band의 음반.6년전 프라하에 갔을 때, 거리 공연을 보고 구입한 CD다. 항상 어마어마한 인파로 붐비는 이 곳, 까를교 위에서. 유튜브 검색을 해봤더니 최근까지도 왕성히 활동 중인 듯. 음악도 아름답지만, 공연 자체가 굉장히 밝고 유쾌해서즐거운 기분으로 씨디를 구입했다. ▷2012년 9월, J.K. Novak & Bridge band의 공연 모습 그런데 한국에 돌아와 씨디를 들어보니까를교 위에서 들었던 그 흥겨운 느낌이 전혀 나지 않는 것이다.라이브 공연에 비해 비교적 안전하고 무난하게 연주하려는 탓도 있을 것이고,내 추측이지만연주를 녹음한 스튜디오가 아주 훌륭한 곳은 아니었을..
올해 6월엔 요즈음의 최애 첼리스트인 트룰스 뫼르크의 공연이 2가지나 예정되어 있었지만(공연횟수는 총 3회), 예매를 하지 못했던 건 이맘때쯤 여행을 떠날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먼 곳은 커녕 가까운 곳도 가지 못했고(.....) 부랴부랴 오늘 아침, 당일 공연 티켓을 예약했다. 롯데콘서트홀. 얼핏 보면 루프탑바 같다;; 높이 있어 전망이 좋지만 공연이 끝나고 내려갈때는 헬... 대혼잡 속에서 엘리베이터를 한참 기다려야함. 오늘 내가 앉은 좌석은 제일 저렴한 c석 - rp 작년 트룰스 뫼르크 내한공연은 티켓이 열리자마자 바로 예매해서 트룰스 뫼르크의 땀방울까지 보이는 제일 앞좌석에 앉았으면서 이번엔 왜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했느냐. 어차피 당일 예약이다보니 원하는 좌석은 전혀 남아 있..
전부터 가고 싶었지만 시간이 맞지 않아 (+주말엔 사람이 너무 많을 것 같아) 미뤄뒀다가 금요일인 오늘, 일찍 퇴근할 기회가 생겨 방문한 디뮤지엄, 그리고 "Weather : 오늘, 당신의 날씨는 어떤가요?" 전시회. 한남동 디뮤지엄 앞. 난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어느새 여름이 와버렸다. 오후 3시의 반의 햇볕은 어마어마하게 뜨거웠다. 평일 오후인데도 티켓 오피스 앞에 줄을 서야하다니!! ㅠㅠ 하필 매표소 앞이 땡볕이라 10분 정도 서있는데도 너무 힘들었다. 여튼 입장권을 건네받고 입장. *티켓에 찍힌 시간과 달리, 실제 티켓을 받은 것은 3시 35분경. 입구에서부터 예상은 했지만... 어... 음... 사람이 많기도 하거니와(평일인데 어째서!!ㅠㅠ) 사진 찍는 사람들 때문에 관람..
9월 27일 수요일 저녁 8시. 흔치않은 마림바 독주회가 열려 반가운 마음으로 공연을 보러갔다. 마림비스트 전경호의 두번째 마림바 연주회 제목은 Sound becomes lights. 마림비스트 전경호가 시각장애인이라 팜플렛이 특별히 점자로 제작되었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연주자가 시각장애인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공연이 시작되고 전경호가 피아노 반주자의 팔을 붙잡고 무대로 나오자 갑자기 가슴이 뭉클해졌다. 이번 전경호 마림바 연주회의 프로그램. 바흐에서부터 현대작곡가까지, 그리고 클래식에서 재즈까지, 또 가급적 친숙한 곡이되 너무 뻔하지는 않도록, 다양한 음악을 공들여 골랐음이 보여지는 선곡이었다. 전반부의 무대는 피아노와 마림바로 심플하게, 후반부의 ..
대한극장에서 관람. 봉준호 감독의 전작들에 비하면 평작이라는 이야기가 많이 들려 기대를 내려놓고 간 덕인지, 굉장히 재미있게 보고 왔다. 1. 옥자 속에 나오는 한국의 산과 계곡이 정말로 아름답다. 한국이 아닌 것 같 2. 옥자가 정말 귀엽다. 반려동물을 키웠거나 키우고 있는 사람이라면 가슴이 몇번이고 뭉클할 듯. 3. 정말로 화려한 출연진. 좋아하는 배우들이 잔뜩 나와 즐거웠다. 4. 익숙한 서울 곳곳을 옥자가 누비고(?) 다니는 장면도 재밌었음. 회현지하상가랄지. 5. 몇년 내내 제작 소식과 간략한 시놉 그리고 몇몇 촬영 장면만 보며 대체 무슨 이야기일지 궁금해하다가 드디어 보고 나니 속이 다 시원하다. 6. 같이 본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재밌다는 반응. 7. 고기를 별로 안좋아하는 1인으..
"새로운 세계에서 빈둥거리며 나태를 부리는 것만큼 신나는 일이 또 있을까" 여행을 떠나지 못한 황금연휴, 작지만 마음의 위로가 되어주는 한가지 수확이 있다면, 취향에 꼭 맞는 여행기를 발견한 것. 니콜라 부비에 - 세상의 용도 Nicolas Bouvier - L'usage du monde 책을 넘기다 우연히 눈에 들어온 문장에 마음이 덜컥. "여행은 동기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여행은 그 자체로서 충분하다는 것을 곧 증명해주리라. 여행자는 자기가 여행을 하고 있다고 믿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부터는 여행이 여행자를 만들고 여행자를 해체한다" 니콜라 부비에가 쓴 1953년의 여행기를 흥미진진하게 읽어내려가는 가운데, 그가 사진작가이기도 했다길래 찾아본 그의 사진들. ..
경동교회를 다니는 지인분께 파이프오르간 연주회 소식을 듣고 다녀온, 장 갈라르 파이프오르간 독주회. (주최 - 희망의 망고나무, 이하 "희망고") 역시 취미생활은 소문내고 볼 일^^ 처음 방문한 경동교회. 김수근 건축가의 작품으로 한국 근대 건축물 중 손에 꼽히는 수작이라는 얘기는 전부터 들었으나, 이번에서야 그 면면을 살펴볼 수 있었다. 본당으로 올라가는 길. 개나리가 전해주는 봄밤의 정취. 그리고 당도한 경동교회의 본당과 파이프오르간. 역시 듣던대로 멋진 건물. 70년대말~80년대초에 이런 디자인이 가능했다니, 역시 시대를 앞서나간 천재는 다르다고 생각했다. 예전에도 경동교회 사진을 보며 했던 생각인데, 어쩐지 핀란드 헬싱키의 템펠리아우키오와 비슷한 느낌이 드는 부분이 있다. 물..
서울시향 수석객원지휘자 티에리 피셔 취임연주회 - "트룰스 뫼르크와 쇼스타코비치"를 다녀왔다. 연주회가 끝나자마자 아프기 시작해서 4일 꼬박 심한 감기몸살을 앓다가, 이제 좀 정신을 차렸다. 돌이켜보면 금요일 아침부터 몸이 아팠지만, 저녁에 오랫동안 고대한 연주회를 가야했으므로 애써 컨디션이 안좋다는 사실을 무시하고 정신력으로 버틴 것 같다. 그런데 또 하필이면 금요일이 엄청 빡센 날이기도 했고ㅜㅜ 그래서 후기를 길게 쓰고 싶지만 일단 짧게 기록이라도 남겨놓는다. 곡 선정도, 지휘자 티에리 피셔도, 오케스트라 서울시향도, 그리고 무엇보다 협연자 트룰스 뫼르크까지, 아주아주 마음에 쏙 든 공연이었다. 쇼스타코비치 첼로 협주곡 1번의 카덴차 부분에선 정말 숨이 막히는 것만 같았다. 앙코르도..
얀 리시에츠키의 신보, "쇼팽 :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작품"을 구입했다. 원래 3월 10일 발매예정이라 큰 기대없디 퇴근길 교보문고 핫트랙스에 들렸는데, 역시나 매장엔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혹시나하는 마음에 직원분께 여쭤봤더니, 창고 앞 PC 옆에 수북히 쌓여있던 신규 입고 음반들 사이에서 얀 리시에츠키의 새 음반을 찾아주셨다. 어찌나 기쁘던지ㅋㅋ 고작 하루 일찍 구한 거지만, 게다가 평일이라 집에 가서 들을 시간도 별로 없어 하루이틀 일찍 구한 게 큰 의미도 없건만 왜 이렇게 기쁜진 나도 정말 모르겠지만. 그나저나 매장에 진열되기도 전에 구해오다니 이건 마치 아이돌 팬질 느낌ㅋㅋ 어쨌거나 이런 사소한 데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건 참 좋다고 생각한다. (근데 얀 리치에츠키 아니고 얀 리..
몇 년전 누군가가 쓴 글을 읽었다. 회사생활이 싫어서, 회사를 일찍 그만두고 그동안 모아놓은 돈으로 평생 살기 위해 돈 대신 시간을 쓰는 삶을 살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예를 들면 텃밭에 야채를 길러 반찬으로 삼는다던지, 버스나 지하철을 타는 대신 걸어다니고, 문화생활은 동네 도서관이나 무료 음악회를 적극 활용한다던지. 나 역시 미치게 회사가 다니기 싫었던지라, 회사를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기 위해 돈을 열심히 모아서 남들보다 빠른 은퇴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으나 결과는...... 삼일도 되지 않아 포기. 맛있는 식당에 못가고, 예쁜 옷도 못사입고, 좋아하는 연주회에 가지도 못하고, 무엇보다 여행을 떠나지 않는 삶이란 살아도 산 것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내 기준. 사람들마다 삶..
역시 크리스마스엔 호두까기인형 발레를 봐줘야 제맛! 유니버설 아트센터 앞. 변화 없는 익숙한 풍경이지만 호두까기인형을 볼 생각에 두근두근. 역시 올해도 유니버설 아트센터 로비에서는 호두까기인형을 팔고 있다. 그리고, 유니버설 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 공연 30주년을 기념해 전시된 1986년 초연 당시의 Sugarplum fairy 코스튬!! 전단지도 전시되어있고, 사진은 없지만 당시의 프로그램북과 사진도 진열되어 있었다. 초연 당시 사용된 호두까기 인형 LP판. 가만 보자... 전통을 지키기 위해 오늘날까지도 MR을 트는 건가?(는 설마 아니겠지ㅋㅋ) 유니버설 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 공연에서 아쉬운 점은 바로 오케스트라 연주가 아닌 MR연주라는 것. 설레이는 마음으로 공연장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