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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이탈리아 남프랑스 여행(2) 둘째날 - 호텔 아다, 밀라노 중앙역, 밀라노 대성당, 스포르체스코성, 스폰티니, 파이프오르간 연주회 본문

외국 돌아다니기/2017.10 Italy, Swiss & France

북이탈리아 남프랑스 여행(2) 둘째날 - 호텔 아다, 밀라노 중앙역, 밀라노 대성당, 스포르체스코성, 스폰티니, 파이프오르간 연주회

mooncake 2018. 7. 20. 00:30



전날, 밤늦게 밀라노에 도착해 공항 호텔 목시에서 하룻밤을 잤다.

워낙 피곤하고 상태가 안좋았던지라 푹 자고 싶었지만 비행기 이륙 소음 때문에 새벽부터 잠을 설쳤다.

그래도 창밖으로 비행기가 보이는 점은 좋았다며 애써 합리화ㅎㅎ


느지막히 호텔 1층 카페에 아침식사를 먹을까 해서 내려왔는데,

입맛이 없어서 카푸치노 한잔만 마셨다.



그래도 뭔가 요기는 해야겠기에 방에 돌아와 전날 러시아항공에서 준 빵을 먹고... (파란색 포장)



서두를 필요 없잖아,라는 생각이 들어

딱히 볼 것 없는 말펜사 공항 2터미널 주변을 괜히 한바퀴 훑어본 다음,

공항 리무진 버스 티켓을 사갖고 호텔로 돌아와

체크아웃 후 공항 버스를 타러갔는데



간발의 차이로 리무진 버스를 놓침...;;

리무진 버스 타는데가 호텔 바로 앞인데 그걸 놓치다니

나는 정말 시간 개념이 부족한 것 같다ㅜ

그래서 어쩔 수 없이 30분간 공항을 배회해야했다.


흑...



긴 방황 끝에



공항 리무진 탑승.

버스 천장에 창이 있어 좋았다.



2017년 10월 5일 목요일 12시 10분, 드디어 밀라노 중앙역 건너편 Hotel Ada에 도착.


체크인하면서 호텔 직원분에게 조용한 방을 달라고 했더니

현재 남아 있는 방이 두개인데, 둘 다 보여줄테니 원하는 방을 고르라고 했다.


방 하나는 건물의 안뜰을 향해 있어 조용하지만 1인실이라 좁고

다른 방 하나는 널찍한데 대로변을 향해 있어 외부 소음이 있다고 했다.

조용하면서 넓은 방도 있는데, 하필이면 풀 부킹이라 아쉽다는 말과 함께.


원래 조금만 시끄러워도 잠을 못자는 내 예민함을 생각하면

작아도 조용한 방을 골랐어야 했는데,

작은 방을 본 다음 넓은 방을 보니 넓은 방이 좋아보여서(...)

후회할거야,라고 생각하면서도 넓은 방을 쓰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직원분도 환하게 웃으면서, 잘 선택했다고, 4박이나 묵는데 넓은 방이 나을 거라고 했다.


그렇게 해서 묵게 된 이 방,

100년 넘은 건물에 위치한 2성급 호텔이라 시설이 좋지는 않지만,

천장이 높고 방도 넓어서 4박 5일 내내 답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역시나 창문을 꼭꼭 닫아도 밤새 대로변에서 들리는 차량소음은 어마무시했다.

그나마 여행 내내 1세대 항히스타민제를 먹고 있어 평소보다 잠이 일찍 들어서 다행이었지

아니었다면 정말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을 듯...



호텔에서 잠시 쉬다가 밀라노 중앙역을 한바퀴 돌아보고,



배가 고파서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밀라노 공항에서부터 낭비한 시간이 많아 점심은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패스트푸드로 때우기로 결정.



그리하여 밀라노 중앙역의 맥도날드에 갔는데...

내가 주문한 커피 음료가 기계 고장인지 직원 아저씨의 기계 조작 미숙인지 계속 만들어지지 않아...

(아저씨는 전자라고 했지만 내가 지켜보고 있었는데 왠지 후자같다ㅋㅋ)



결국 아저씨가 제발 이거라도 드시면 안되겠음?

이라고 해서

빅맥과 영 안어울리는 이상한 조합의 아이스크림 음료를 먹게 되었다.

아효... 그냥 콜라나 주문할걸

괜히 시간만 잡아먹고, 목이 멕혀서 햄버거 먹기도 힘들었음ㅠ 그래서 먹는 둥 마는 둥...

예전에 로마에서 간 맥도널드도 완전 실패였는데...

이젠 절대, 네버, 이탈리아에선 맥도날드에 가지 않는 걸로.

ㅠㅠㅠㅠ



밀라노에서의 첫 식사를 망해버리고ㅋㅋ 살짝 짜증이 난 상태로

지하철을 타고 밀라노 대성당으로 향했다.



지하철 출구에서 바로 밀라노 대성당이 보인다.



하지만 딱히 감흥이 크지 않았다는 것이 함정...ㅎㅎ

유럽여행이 한두번이 아니기도 하고

약 때문에 졸립지, 중이염 통증에 시달리고 있지, 피곤하지...

여러모로 컨디션까지 안좋아 더 그랬을 듯



게다가 10월인데 햇볕이 왜 이리 세냔 말이다아아아아...



햇볕을 피해 쫓기듯 들어간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갤러리아...

멋진 카페와 상점이 그득했으나 의욕 제로.


사실 밀라노에서 5박을 했지만

밀라노를 보러갔다기 보다는, 밀라노는 베이스캠프였을 뿐이고

근교 도시들이 목적지 였기 때문에

밀라노에선 꼭 봐야야겠다 싶은 게 많진 않았다.


밀라노 두오모 지붕 위 테라스,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갤러리아의 멋진 카페들 - 구찌카페라던가 -

스포르체스코성

밀라노 두오모의 파이프오르간 연주 정도.


근데 밀라노 두오모는 입장 대기줄이 너무 길어 땡볕 밑에 서있을 엄두가 나지 않고

그때는 이상하게 구찌카페나 유서깊은 카페들에 갈 마음도 들지 않았다.



지금 생각하면

걍 이런 바에서 낮술 한잔 하면 참 좋았을텐데 술을 마실 수 없으니ㅠ



나중에 사진으로 보니 꽤 멋진 장소였는데 그땐 별 감흥이 없었다.



그래도 멍멍이들은 귀여웠음 ㅎㅎ



정처없이 방황하다가



일단 밀라노 두오모 + 두오모 테라스 통합권을 구입.

근데 줄이 너무 길기도 하고고, 해질녙의 두오모 테라스를 보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 

다른 데를 구경하기로 하고 발걸음을 옮겼다.



(밀라노 두오모 광장 한복판의 페루 아저씨와 리마? 알파카? 인형ㅎㅎ 이 혼란스러운 풍경)



(밀라노 대성당 외관. 디테일이 대단하긴 하다.)



(아무 생각없이 찍었는데 마음에 드는 사진!)



일단 해를 피해

밀라노 대성당을 등지고 발길 내키는 대로 정처없이 걸었는데



눈앞에 쨘-하고 나타난 스포르체스코성!

엄청 반가웠다.



이 성에서 딱히 뭔가 한 건 없는데

(주로 그늘 아래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했다ㅎㅎ)

괜히 이 성이 마음에 들었다.



건축양식이 마음에 듬 +_+



스포르체스코성은 현재 다양한 박물관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구경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으나 박물관들을 구경하다보면 체력이 방전되어 

파이프오르간 연주회는 도저히 볼 수 없을 거란 생각이 들었기에

아쉽지만 포기.


다음에 밀라노에 다시 가게 된다면 그때는 꼭.



다시 밀라노 대성당 쪽으로 돌아오던 길,

마음에 들었던 음식 가게.

왜 마음에 드는 가게들은 꼭 식사를 할 수 없는 때에 보이는 걸까.



컨디션이 좋지 앟아 이미 대부분의 시간을 앉아서 쉬기만 했는데

중간에 성당이 보여, 또 들어가 앉아서 잠시 쉬었다

산 쥬세페 (San Giuseppe) 성당.

*내부는 촬영금지라 사진은 없음. 

회색빛 내부와 향로가 인상적이다,

라고 메모장에 쓰여있는데 기억이 날랑말랑...


아무튼 유럽 여행 중 맞닥뜨리는 작은 성당과 교회들,

여행자에겐 정말 고마운 존재다

아픈 다리를 쉴 수 있고

추위 더위 햇볕 비를 막아주는...!



예전에 갔던 이탈리아의 도시들은 골목골목을 걷다보면 

로마같은 대도시든, 오르비에또 같은 소도시든 하나같이 다 예뻤는데

밀라노는 그다지...


하지만 이렇게 한참 지나 사진을 보면

그래도 이런 게 밀라노의 특색일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어찌어찌 걷다보니 이번엔 라 스칼라 극장이 있는 광장이 나타났다.

밀라노에 있는 동안 어떻게든 라 스칼라 극장에서 공연을 보기 위해 노력했는데

결국은 실패..



오후 5시가 되어가는 시간,

다시 밀라노 대성당 앞으로 돌아왔다.



이 뜬금없는 강아지 사진은 밀라노 대성당 바로 앞에서 찍었다.

이 강아지의 주인들이 바로 옆에서 애정행각을 벌이고 있었는데

그 애정행각이 진해지자(...)

강아지가 못볼 걸 봤다는 표정으로 눈을 감고 고개를 반대편으로 홱 돌려서

그게 너무 웃겨서 사진을 찍었다ㅋㅋㅋㅋ


강아지가 고개를 돌린 진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그 타이밍이 절묘했음ㅎㅎ



밀라노 대성당.

그 길고 길던 입장줄이 드디어 소멸되었기에

빡신 검문을 마치고 입장.


밀라노 대성당 내부엔 별 관심이 없었고

나의 목적은 오로지 밀라노 대성당 뚜껑이었는데,

막상 대성당 내부에 들어가니 그 어마어마한 규모에 폭풍 감동.



사진에선 잘 표현이 안되지만

정말 멋진 곳이었음!!



파이프오르간도 여러개가 있고 +_+



밀라노 대성당 지하의 이 곳도 꼭 구경하시라.









그렇게 밀라노 대성당 내부를 구경하고 나와

이번엔 밀라노 대성당 테라스로 올라 가려 하는데

출입문이 닫혀 있어 심장이 철렁ㅠ.ㅠ

아니 이게 대체 뭔 일이야!!하며 주변에 있던 직원에게

벌써 끝..끝났나요?ㅠ.ㅠ 라고 물었더니

다른 쪽 문은 열려 있다고, 저 쪽으로 가라고 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테라스에 올라갈때도 또 빡신 검문을 받아야함 ㅠ

이눔의 테러세력들... 부글부글



고딕 건축양식의 결정판.



그리고 드디어 고대하던 그 곳, 밀라노 대성당 꼭대기 테라스에 올라왔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내가 기대했던 그 분위기가 아님ㅎㅎㅎㅎ

그리고 원했던대로 노을빛에 물든 풍경이긴 했지만, 역광이라 사진이 잘 안나옴...

역광이면 반대편을 찍으면 될 것 같지만

이 풍경의 맞은 편은 마침 공사 중임.

(...)






같은 시각인데

역광과



안역광인 사진의 엄청난 차이.

그리고...

이 이후에도 니스와 망똥에서도 역광 때문에 찍고 싶은 사진을 제대로 못찍어,

계속 아쉬움이 남았다. 흑흑...




아쉬운 기분으로 밀라노 두오모 테라스에서 내려와,

밀라노 대성당의 파이프오르간 공연을 보기 전, 서둘러 저녁을 먹어야 할 시간이 되었는데

적당한 식당이 영 보이질 않는거다...

마침 저녁식사 시간이다보니 왠만한 레스토랑은 음식이 빨리 나온다는 보장이 없고,

배는 고프고,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상점가를 걷는데 

결국 내 눈에 들어온 건 맥도날드 ㅠ


안돼, 또 맥도날드를 갈 수는 없어, 없다고!!

라고 절규하던 내 눈에 들어온 것은

피자집 스폰티니 Spontini.



그저 맥도날드가 아닌 것에 감사하며

스폰티니에서 마르게리타 피자와 콜라를 주문했다.


근데 여기... 주문 받던 여자직원이 엄청 불친절하고 비아냥거리는 투로 말해서 기분이 별로였음.

쳇!



그래도 일단 뭐 피자맛은 괜춘.

양도 많고 (다 못먹고 남김) 포크로 먹을 수 있어 먹기도 편하고,

음식도 빨리 나오고 저렴한 가격으로 시간 없을 때 한끼 때우긴 좋긴 한데

직원 때문에 영 안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리고 점심 저녁 다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기도 하고.



스폰티니에서 피자를 먹고 나오니

저녁의 밀라노는 황홀한 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오렌지색과 보라색이 섞인 하늘

너무 좋다...



공연을 보기 전,

밀라노 대성당 근처의 리나센테 백화점 화장실에 들렸는데

생각보다 화장실을 찾느라 시간이 많이 걸리는 바람에 공연에 늦을 뻔 했다ㅠㅠ

(화장실을 어쩜 그리 꼭꼭 숨겨놓았는지 ㅋㅋ

내가 길치이기도 하지만;;;)


게다가 이번에도 또! 성당 입구에서 군인들이 검문을 하고 있길래 완전 늦겠구나 했는데

파이프오르간 공연때는 다행히 검문을 하는 둥 마는 둥 해서 늦지 않고 아슬아슬하게 입장.



밀라노 대성당에서의 파이프오르간 연주회.

정말 멋지고 근사한 연주였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중이염 때문에 귀가 아프고 계속 귀에서 소리가 나서

연주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온갖 어려움들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런 맛에 여행을 다니지...



공연이 끝나고 나오니 완전히 깜깜해져있었다.



밀라노 중앙역으로 돌아가기 위해 지하철 표를 사는데,

줄도 길고 기계는 더럽고 구걸꾼들까지 자꾸 달라붙어 극혐.

구걸꾼을 피해 기계를 세번은 옮긴 것 같다 ㅠ

로마 만큼은 아니지만, 밀라노에서도

구걸꾼과 소매치기를 조심하시라.



지친 몸으로 밀라노 중앙역 지하철역에 내려,

밀라노 중앙역 지하의 코나드 수퍼에 잠시 들렸다.

코나드는 코나드인데 Sapori Dintorni Conad 라고,

보통의 코나드와는 조금 다른 라인인데

나는 왠지 예전의 다른 이탈리아 도시들에서 갔던 보통 코나드가

뭔가 살게 더 많았던 것 같다ㅎㅎ

저렴한 취향인가?



생수와 레오네캔디와 틱택을 사들고 숙소로 돌아옴.

이렇게 둘째날 일정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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