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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derlust
(암스테르담, 2016.9월) 드디어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영원할 것 같았던 5일간의 추석 연휴가 끝나간다. 블라디미르 호로비츠가 연주하는 라흐마니노프 프렐류드 op.3내 지금 마음이 이 곡만큼이나 비통하다연휴 끝 한두번 겪는 게 아닌데 나 지금, 너무 오바하는 건가?.... 그래도 뭐한 건 별로 없지만암스테르담 여행 전부터 부족했던 잠을 계속 몰아 자서수면 부족 상태를 해결한 것은 다행!정말 자고 자고 또 잤다ㅎ회사를 안나가니 지친 마음이 자동으로 치유된 것은 덤.(그래봤자 내일 출근하면 몇시간만에 원상복구되겠지ㅋ) 그리고...작년 차이코프스키 국제 콩쿨에서 우승한 루마니아 출신의 젊은 첼리스트 Andrei Ionuț Ioniță가 연주하는 Julius Klengel의 Scherzo in D mino..
1. 고산자 대동여지도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내가 자발적으로 선택할 가능성이 매우 낮은 종류의 영화이지만 부모님이 보고 싶어하셔서 같이 봤다. 추석 맞이 착한 딸 코스프레!ㅋ 다행히, 전혀 기대없이 봐서 그런지 영화 자체는 재밌게 봤다.영화 중간 중간에 등장하는 우리나라의 멋진 풍경만으로도 표 값은 아깝지 않다고 생각했고차승원, 김인권, 유준상 등 주요 배우들의 연기도 마음에 들었다. 다만,역사에서 모티브만을 빌려왔을 뿐 시나리오의 대부분이 작가의 순수창작물인 이 영화가영화 상영 전후에 그 어떤 안내 메세지도 넣지 않은 것은 좀 에러였다.차라리 그런 장치를 제대로 갖췄다면 역사 왜곡 논쟁은 일어나지 않았을텐데... 역사 교육에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해서인지 아이들을 데리고 온 부모들이 많았고심지어 초등학생 ..
이번 네덜란드 여행에서는 총 3편의 공연을 보았다. 한 도시에서 8박을 한 것 치고는 적은 숫자라 약간의 아쉬움이 남지만, 더 많은 공연을 보기 위해선 일정이 너무 빡빡해져 어쩔 수 없었다. 내가 여행을 간 기간에 Bimhuis는 9월 새 시즌 시작 전의 휴지기라 공연이 없었고, 암스테르담의 재즈클럽들도 내가 묵은 숙소와는 너무 멀어 공연 끝난 후 밤 12시에 혼자 이동하는 것은 매우 부담스러웠기에 재즈 공연은 아예 포기했다. 클래식 공연 3편 보는 것으로 마음을 다독임. 그래도 암스테르담 신교회와 델프트 신교회에서 사온 파이프오르간 연주 음반들이 굉장히 만족스러워 마음에 위안이 되고 있다 : ) 1. ALEXANDER GAVRYLYUK PLAYS CHOPIN'S PIANO CONCERTO NO. 2 최..
7.27-8.6 예정이었던 비엔나 여행을 취소한 것 자체는 많이 아쉽지 않았고, 위약금 30여만원도 감당할 수 있었으며, 부다페스트 어부의 요새를 못본 것도 괜찮았으나, 내가 비엔나 여행을 취소해서 제일 아쉬웠던 건 스타트렉 리부트 3편인 스타트렉 비욘드를 빨리 보지 못한다는 거였다. 북미나 유럽에서는 대부분 7.21~22에 개봉을 했는데 우리나라 개봉일은 한달이나 늦은 8.18...ㅜㅜ 그래서 비엔나에서 스타트렉 비욘드를 볼 생각에 나는 굉장히 기대가 컸다. 비행기표를 발권하고 취소하기까지의 고작 며칠 사이, 원어 전용 상영관까지 알아뒀으나 - 북미나 유럽은 더빙 상영이 우리나라보다 흔하므로 생각없이 갔다간 독어 더빙으로 볼 가능성이 높다 - 결국 모두 수포로 돌아갔던 것이다. 내가 ..
마포문화센터 천원의 문화공감 프로그램을 통해 라틴밴드 큐바니즘과 탱고콰르텟 코아모러스의 공연을 보고왔다. 결과는 대만족!^^ 큐바니즘은 여성 7명으로 구성된(보컬, 피아노, 키보드, 기타, 베이스, 드럼, 퍼커션) 아프로큐반재즈밴드인데 특히 보컬과 건반 라인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보컬 김민정은 무대에 나와 처음 말을 시작했을때 여리여리 예쁜 외모에서 예상하기 힘든 허스키한 목소리에 한번 놀랐는데 나중엔 카랑카랑하면서 풍부한 성량에 다시 한번 놀랐던... 기본기가 탄탄하면서 다채로운 매력이 가득한 보컬이라 앞으로의 활동이 무척 기대된다^^ 코아모러스는 러시아(아코디언), 일본(피아노), 한국(바이올린, 콘트라베이스)의 다국적 연주자들로 구성된 탱고콰르텟으로, 역시 매우 훌륭한 연주를 들려주..
▷네츄라클래시카, 6월의 마츠야마 공항 이런 저런 생각이 많아지는 일요일 밤. 지난주 금요일에, 다가오는 월요일날 연차를 낼까 조금 고민했었는데 - 새벽에 유로 2016 결승전 본 뒤 늦잠을 자고, 오후엔 쉐라톤 디큐브에 가서 애프터눈티를 먹을까 싶었다 - 그래도 여행갈 때 휴가를 하루라도 더 써야지 싶어 포기. 라지만, 좀처럼 여행계획을 잡지 못하고 있는 요즈음이다. 그래서일까 여러모로 기분이 우울하기도 하고... 분명히 작년보단 훨씬 편해졌는데도 스멀스멀 올라오는 이 우울감은 무엇일까. L. Boccherini: Complete Cello Sonatas Cellist: Luigi Puxeddu, Basso Continuo: Federico Bracalente 언젠가 보케리니의 첼로 소나타를 들으며..
세종문화회관 온쉼표 공연 (구. 천원의 행복) 이번달의 공연은 "피아노포르테 나의 사랑"이라는 음악극이었다. 공연 시작 전, 무대 모습. 음악극 피아노포르테 나의 사랑은, 배우 윤여성의 모노드라마 연극 + 바이올리니스트 김혜정과 피아니스트 김용진의 연주 + 무용가 황지인의 무용이 곁들여진 종합예술무대였는데, 연극 자체는, 도입부와 중간 전개까지는 좋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더 진부하고 상투적인 이야기가 되어버려 조금 아쉬웠다. 연주된 곡 역시 몇 곡들은 너무 뻔하다 싶은 선곡이긴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 윤여성의 멋진 연기가 빛을 발하는 무대였고, 피아노와 바이얼린 연주 역시 매우 좋았다. 또한, 연주자와 연주자, 또 연주자들과 배우간의 합이 아주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훈훈한 분위기..
프랑스의 사진작가 Bruno Réquillart의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기에 반가운 마음으로 미술관이 어디 있는지 확인하였더니 무려, 부산 해운대에 위치하고 있는 미술관이다. 그곳의 이름은 고은사진미술관. 어쩐지 처음 들어본 미술관이다 싶더라니. 다른 한편으로는 당연히 전시회 장소가 서울이라 생각했던 것에 대해 내 안의 무의식적인 "서울중심주의"를 깨닫고 반성하기도 했다. 전시는 8월 10일까지라고 한다. 전시회를 보기 위해 부산까지 다녀와야하는 것일까, 며칠째 살짝 고민 중이다ㅎㅎ
어제 보고 온, 정말로 근사했던 파이프오르간 공연. 올해로 9번째를 맞는 세종문화회관 파이프오르간 시리즈. 공연 시작 전부터 가슴이 두근두근. 근데 사정이 있어 촉박하게 도착했더니 프로그램북 매진... 심지어 무료 리플렛 조차도 안남아 있음. 직원분이 미안해하시며 프로그램 사진이라도 찍어가라 하셔서 다들 사진을 찍었다. 공연이야 뭐, 정말 말이 필요없을 정도로 근사했고 5인의 오르가니스트 모두 정말 마음에 쏙 들었으며, 피날레를 장식한 5인의 파이프오르간 합동연주는 정말 상상을 초월했다. 공연에 대해 자세히 후기를 쓰고 싶은데 일단 지금은 시간이 없어 여기까지만 쓰고 시간날때 상세히 적을 계획. 아무튼 5/28 공연의 부제였던 "눈부신 오르간의 밤(Pipe Organ Spectacular ..
2016.5.27. 금요일 / 오늘 보고온 공연 : 정동야행-대한성공회 성당 파이프오르간 연주회. 6시 땡하자마자 회사를 탈출하여 성공회 성당에 도착했다. 자리가 없을까봐 걱정했는데 평일 7시 공연이 빠듯한 건 다들 비슷한 듯. 성공회 성당의 파이프오르간. 이 오르간 말고도 작은 파이프오르간 두개가 더 있다. 오르간와 오보에 협주. 소리가 어찌나 아름다운지, 마음이 녹아내리는 것만 같았다. 순수한 행복감이 마음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파이프오르간 연주를 들으러 간 김에 8시 공연도 이어 들었는데, 역시 좋은 공연이었다. 그리고 성공회 성당에서 처음으로 지하 예배당을 구경했는데 신부님이 설명을 너무 잘해주셔서 완전히 감동했다. 지하 예배당이 상당히 독특한데 차마 사진은 못찍었고 대신 지하 예배..
* 올 봄은 집에 핀 꽃 사진 찍는 걸 게을리했다. 개나리도 진달래도, 목련도 목단도 모과나무꽃도, 모두 사진을 제대로 찍기 전에 져버렸다. 이번 주말에 장미꽃이 만개했지만, 사진 찍는 걸 미루고 있었더니 그만, 저녁때 폭우가 쏟아져서 후회하는 중. 사진은 3월의 제라늄. * 3월에 당분간 쉰다는 공지 쓸때 올렸던 Jan Lisiecki가 연주의 슈만 피아노 협주곡 영상을 또다시 올린다. 여전히 푹 빠져 있기 때문. 요즘 내 마음 속 슈만 피협 1위 연주자는 얀 리시에츠키다. 리히터와 아르헤리치를 제꼈다!! 3악장(알레그로 비바체, 약 20:09부터)이 특히 좋다. 정말 신기하게도 내가 직접 그 곡을 연주하고 있는 기분이 든다. 내가 연주했던 곡은 다른 사람의 연주를 들을때 내가 연주하는 기분이 들때가 ..
영국 작가 제프 다이어의 여행 산문집, 꼼짝도 하기 싫은 사람들을 위한 요가. 작년부터 읽어야지 생각만하다가 최근에서야 eBook으로 구입해서 읽게 되었는데, 좋다. 너무 좋다. 물론 아직 책의 초반부인 리비아 여행기를 읽고 있으므로 책이 끝난 후 나의 감상은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으나 - 초반부엔 홀릭 모드로 읽다가 후반부엔 실망하는 일이 종종 있었으므로 - 현재까지는 작가가 나의 소울메이트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문장 하나하나가 마음에 들어와 박힌다. 요즘들어 eBook을 종종 구매하고 있다. 이북은 공간을 차지하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읽을 수 있으므로 앞으로 점점 더 이북의 구매 비중이 늘어나지 않을까싶다. 다만 구입처 별로 각각 어플을 깔아야하는 게 좀 귀찮다. 인터파크 포인트가 소멸될거라기에..
작년 가을에 핀란드/에스토니아 여행을 다녀와서 핀란드 화가 알베르트 에델펠트의 그림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었는데(링크 클릭), 그때 바로 이어서 쓰려고 하다 자꾸 까먹는 바람에 이제서야 올리는 스웨덴 화가 칼 라르손Carl Larsson의 그림들. 참고로 그의 이름에 대해 칼 라르손/ 칼 라르슨/ 칼 라르숀 등의 다양한 한글 표기가 존재하는데, 스웨덴어 원어 발음에 가까운 건 아무래도 "숀" 쪽인 것 같다^^ 칼 라르손? 첨 들어봤는데? 하는 분들도 아마 대부분은 그림을 보면 익숙한 그림이 꽤 있을 것이다. 평화롭고 아름다운 풍경이 가득해서, 칼 라르손의 그림들을 볼때마다 기분이 참 즐거워진다. 또, 배경은 스웨덴이지만 핀란드의 뽀르보(Porvo, 포르보)처럼 스웨덴인이 주로 정착해서 살았던 동네와도 ..
벌써 연휴가 끝나가네요. 그동안 뭘 했나.지치고 아파서 뻗어 있다가 => 설날 아침에 차례 지내고 가족들이랑 떡국 먹고 => 오늘 짧은 외출을 한 것이 끝.연휴 기간에 해야 하는 공부도 있었고, 방도 정리할 요량이었고, 또 블로그에 여행기도 쓰고 싶었으나 자고 또 자는 사이 시간은 정말로 빛의 속도로 흘러 갔습니다;;; 그래도 간만에 원없이 잔 건 다행인 것 같기도 해요ㅜㅜ 연휴의 끝을 잡고 올려보는 노래 몇 곡. 1) Superfly의 Beautiful 시원하게 내지르는 수퍼플라이 오치 시호의 보컬도 좋고, 가사도 좋아요^^물론 듣고 있다보면 아, 내가 이 나이에도 이런 가사를 좋아해도 되는 걸까 싶기도 하지만요ㅋ "세상에 하나뿐인 빛이 되어라나인 그대로가 좋아나를 믿고서 나아가는 거야멀리 돌아가더라도..
아주 쉽고 간편하게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방법 한가지는 좋아하는 작가의 그림과 사진들을 감상하는 일입니다. 너무도 쉽게 멋진 이미지들을 가득 접할 수 있는 세상이다보니 새삼 고맙기도 하고, 이래도 되는 건가 싶기도 하고. 여튼, 프랑스의 사진 작가 윌리 로니(윌리 로니스)의 사진들을 보고 있자니 추운 겨울밤, 행복감이 몽글몽글 피어오릅니다. 흑백사진이라 멋진 게 아니라, 실력있는 작가가 마음을 다해 찍은 사진들이라서 멋진 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진들을 보고 있노라니 저도 흑백필름을 사서 사진을 찍고 싶다는 생각이 슬그머니 드네요^^
쿵푸팬더 3를 보았습니다. 물론 4DX로 보았습니다. 정말 재밌었어요!! 저는 1편보다 2편이, 그리고 2편보단 3편이 더 재밌었을 정도로 흠뻑 빠져서 봤어요. 다만, 이 재미의 30% 정도는 4Dx 관람 덕이 아닐까 싶습니다. 일반 2D 상영으로 봤다면 이 정도까지 재밌진 않았을 것 같기도 해요. 쿵푸팬더를 많이 좋아하긴 하지만,사실 대단한 스토리가 있는 애니메이션은 아니니까요. 하지만 훌륭한 오락영화의 정석과도 같은 영화로써, 쿵푸팬더3를 보는 2시간 가량은 정말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혹시 망설이는 분이 있다면 꼭 4DX로 보세요. 액션 장면들이 아주아주 실감납니다ㅋ 근데 사실 제 주변엔 4DX 포맷을 안좋아하는 분들이 더 많더라구요. 자꾸 등 툭툭 치는 건 꼭 뒷좌석에서 발로 차는 느낌이라 기분..
Mariza, Paulo Flores and Roberta Sá - De Braços Abertos 2011년 포르투갈 항공사 TAP Portugal이 만든 캠페인 송, De Braços Abertos (두 팔을 활짝 벌려).역사와 언어를 공유하는 포르투갈어권(lusophone cultures) 가수들이 모여 불렀는데, 포르투갈 가수 Mariza와 앙골라 가수 Paulo Flores 그리고 브라질 가수 Roberta Sá가 함께 했다. (이 곡 참 좋으니 꼭 들어보세요^^) 키 크고 늘씬한, 커트 머리의 여자분이 포르투갈의 유명한 파두(Fado) 싱어인 마리자이고, 귀엽게 웃는 통통한 남자분이 앙골라의 파울루 플로레스그리고 웃는 모습이 매력적인, 웨이브 헤어의 원피스를 입은 여자분이 브라질의 로베르따 싸..
감성 대폭발하는 일요일밤의 보사노바와 텀블러 감성사진들.João Gilberto의 음악은 다 좋지만 특히 이 Chega De Saudade 음반은 정말 들어도 들어도 최고다... 내가 일상 속에서 정말 행복하다고 느끼는 몇 안되는 순간이 바로,여유로운 휴일에 느긋이 앉아 좋아하는 보사노바 곡들을 따라부르는 순간.그 잠깐만큼은 세상에 부러울 게 없다^^더 잘 따라부르려고 포르투갈어도 배웠으니깐 말 다했지ㅋ근데, 생각해보니깐 포르투갈어 배운지도 꽤 됐는데 실력이 거의 안늘었다는 게 충격이다. (정확히는 시간이 이토록 빨리 간 게 충격인 듯. 그동안 난 뭐하고 살았나?) 여튼 1959년에 나온 음반이 아직까지도 이렇게 마음을 울리다니 참으로 놀랍다.내가 계속 살아 있다면 2059년에도 이 음반을 듣고 있을 것..
정말 좋아하는 배우, 해리포터의 스네이프 배역은 물론이거니와 특히 그의 목소리를 좋아해서 알란 릭맨이 녹음한 오디오북이며 어린이용 애니메이션까지 죄다 찾아들었는데... 너무나 갑작스러운 타계 소식에 어안이 벙벙하다. 제목은 거하게 적어놨는데 마음이 황망해서 뭐라 추모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연일 데이빗 보위의 죽음, 터키 테러에 이어 알란 릭맨까지... 어찌나 마음이 숭숭한지 모르겠다. 다만, 그들 몫까지 더 열심히 더 즐겁게 살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늘 그렇듯 또 쉽게 잊어버리겠지만...
어제 퇴근길, 사는 게 왜 이렇게 재미없냐며 투덜거리다가 늦은 저녁을 먹고 난 다음에야 뒤늦게 데이빗 보위의 부고 소식을 접했다.사는 게 재미없다고 우울해하던 나의 경망스러움이 부끄러워졌다. 모든 사람의 죽음이 그렇기는 하지만그 중에서도 데이빗 보위처럼 죽음과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 또 있을까.누군가의 말대로 다시 우주로 돌아갔구나,라고 생각하는 게 훨씬 더 잘 어울릴 것 같다. 누구나 그런 곡들이 있을 것이다.mp3에서 아이폰 4로 다시 아이폰 6로 매체는 변화하고, 계속 새로운 곡이 들락거려도, 기기 한 구석에 늘 살아남는 곡들,나에겐 데이빗 보위의 Life on mars가 그런 곡들 중 하나였다. 견딜 수 없이 피곤한 밤이었지만몇번이고 라이프 온 마스를 반복해듣다 잠이 들었다.라이프 온 마스를 들..
1. 정말 오랜만에 간 만화방, 카페 데 코믹스. 2. 직원분이 굉장히 친절하시고, 매장도 널찍하게 여유있어서 참 좋았다. (혹시라도 사장님이 이 글을 보신다면 12월 30일 저녁시간에 계셨던 여자 직원분 정말 친절하구 좋으시더라구요! 월급 올려주세요ㅎㅎ) 3. 가로수길 카페 데 코믹스에는 고양이가 다섯마리나 있다! 4. 솔직히 고백하자면 삼십분 이상 만화는 안보고 고양이만 따라다녔다(고양이 스토커;;;) 5. 나중엔 첫번째 사진에서 자고 있던 샴고양이가 우리 테이블로 와서 한참 놀아주고 갔는데 정말 행복했다❤(우리가 고양이랑 놀아준 게 아니라 고양이님이 우리랑 놀아주셨음) 네츄라 클래시카 필름 돌아가는 소리를 신기해하며 쳐다보길래 고양이의 관심을 끌기 위해 네츄라 클래시..
크리스마스 이브엔 좋은 사람과 함께 맛있는 걸 먹고 크리스마스엔 스타워즈를 보고, BB-8 콤보세트도 먹고 크리스마스 다음날엔 선물받은 초대권으로 대학로 단막극장의 연극 "행복"을 보았다. 스타워즈 7을 본 것만으로도 너무나 행복했던 올해 크리스마스 ^-^ 개봉하자마자 바로 못봐서 안타까웠는데 (친한 후배는 왜 아직 안봤냐며 나의 얕은 덕심에 실망했다고, 빨리 보라고 닥달함ㅋㅋㅋㅋ) 크리스마스날 봐서 더말할 나위 없이 정말 너어어어어어무 좋았다. 크리스마스에 보는 스타워즈 7 아이맥스 3D라니 넘나 좋은 것... 8편, 9편도 크리스마스에 개봉해주면 참 좋을 것 같다. 스타워즈 BB-8 콤보는 영화 보고 나와서 먹었다;;; 영화 보고 나니깐 BB-8 팝콘통을 안가지고는 배길 수 없길래, 영화 다 ..
블로그에서 자주 징징거린 것과 다르게, 실제의 나는 밝고 즐겁게 꺄르륵 웃으며 지내고 있었다. 종종 마음의 위기가 오기는 했지만 우울해하고 속상해하면 꼭 지는 것만 같아서 일부러 즐겁게 지냈다. 그런데 정말 소중한 동료를 한명 또 떠나보낸 오늘은 그런 마음가짐에도 한계가 온다. 요즘 유행하는 말처럼 "광광" 울고 싶은 날이다. 그렇게 광광 울고 싶은 날에 듣는 음악들. 1. Daniem Barenboim - Mi Buenos Aires Querido 피아니스트/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이 연주한 까를로스 가르델의 탱고 "미 부에노스 아이레스 꾸에리도(Mi Buenos Aires Quderido)" 오늘 아침에 출근길에 이 곡이 갑자기 미친듯이 생각나서 유튜브로 음악을 들었는데, 참 신기한 사실은, 고3 시절..
Pedro Aznar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뮤지션 중 한명으로, 아르헨티나에 가서 Pedro Aznar의 공연을 듣는 것이 나의 아주 오랜 꿈이었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곧 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시간은 속절없이 흐르고 또 흘러서 Pedro Aznar 아저씨의 나이를 걱정해야 하는 때가 와버렸다. 1959년생이니 올해 한국나이로 57세. 아직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긴 하지만 언제까지고 미룰 수는 없을 것 같다. 내년, 혹은 내후년엔 아르헨티나에 꼭 가야할 것 같다. 유럽에 거주하는 뮤지션이었다면 이미 세네번은 공연을 보러 갔을 것 같은데 아르헨티나는 훌쩍 갔다오는 게 도저히 불가능하다. 정말 멀어도 너무 멀다... 새삼 아르헨티나 여행의 의지를 다지며 소개해보는 Pedro Aznar의 음악 ..
극장에서 못보는 줄 알았는데 아슬아슬하게 막차를 탔습니다. 11.25에 개봉했는데 참 너무하는 거 아닙니까ㅠㅠ 엉엉... 근데 뭐 전세계적으로 흥행이 안좋아서 어쩔 수 없는 것도 같고. 크림슨 피크는 워낙 제가 좋아하는 장르의 영화이기도 하고 (귀신 영화 무서워서 잘 못보면서도 어이없게시리 미스테리 스릴러, 판타지 스릴러 같은 거 되게 좋아해요. 그래서 "아담스패밀리"같은 영화가 제가 정말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입니다. 좋아하는 소재와 분위기가 담뿍 들어있는데 무섭진 않아서 딱이에요. 입맛만 초딩이 아니라 영화보는 취향도 초딩.) 또 주연배우들을 다 좋아해서 꼭 극장에서 보고 싶었어요. 물론 미아 바시코프스카와 제시카 차스테인과 톰 히들스턴 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배우는 톰 히들스턴이죠. 후후. 얼마나 훈..
오늘 또 아주 근사한 공연을 봤다. 세종문화회관 엠씨어터에서 열린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연주회. 세종문화회관 사회공헌프로그램인 천원의 행복 시리즈로, 11월 공연 제목은 "온"이었다. 아리랑환상곡 - 신판소리 "귀" - 뱃놀이(25현가야금 협주곡) - 수궁가 "가자 가자" - Under the sea & Over the rainbow - 축제 -얼씨구야 (앵콜곡) 으로 이어졌는데, 국악이랑 전혀 안친한 내가 집중해서 즐겁게 음악을 들을 수 있었던 건 생생하고 열정 가득한 연주회 현장에 있었던 덕인 것 같다. 정말 훌륭한 공연이었다. 신판소리 귀를 열창한 성시영은 첫 등장부터 포스가 남달랐는데(온몸에서 끼를 발산하는 느낌ㅎ) 심지어 본업은 국악관현악단의 피리꾼이고, 노래를 잘해서 소리꾼으로도 전격 발탁되었..
지난 토요일에 본 공연. 야마하의 2015년 뵈젠도르퍼 콘서트 시리즈 마지막편 : 스페인을 노래하다(피아니스트 이미연) 올해 계속 뵈젠도르퍼 콘서트를 가고 싶었는데, 시간이 안맞거나 아님 몸이 아프거나 해서 계속 못가다가 드디어 마지막 공연을 다녀왔습니다. 감격ㅋ 장소는 예술의 전당 맞은편 야마하 콘서트 살롱이었습니다. 바로 이것이 뵈젠도르퍼의 자태!!!! 물론 뵈젠도르퍼를 연주하는 콘서트에 간 게 처음은 아닙니다만 아무래도 이 연주회가 "뵈젠도르퍼 시리즈"이다보니 평소보다 훨씬 더 피아노 음색 자체에 집중하게 되었고 완전 반해버렸어요. 특히 울림이 아주 좋고, 소리의 여운이 환상적입니다. 이 콘서트에 같이 간 분은 평소에 클래식 음악을 그닥 즐기지 않고, 레퍼토리 역시 그닥 대중적인 곡들이..
"검은 사제들"을 보고 왔습니다. 무서웠습니다. 근데 강동원이 잘생겼습니다. 정말 무서웠습니다. 근데 강동원이 잘생겼어요ㅋㅋ 사람들이 별로 안무섭다고 해서 걱정 안하고 보러갔는데(물론 강동원이 나오니 무섭다고 해도 결국 갔을 것 같음ㅋ) 저한텐 진짜 무서웠어요. 물론 저는 평소에 공포영화는 거의 안보는 사람입니다. 또 부득이하게 공포영화를 보게 되는 경우, 무서운 장면에선 거의 눈을 감고 있는데 이 영화는 그럴 수가 없었어요. 강동원이 나오는 장면을 놓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죠ㅋㅋ 참 힘들었습니다. 아무튼 강동원은 잘생겼습니다. ^-^ 검은 사제들은, 강동원의 미모를 제외하더라도 상당히 괜찮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지극히 서양스러운 퇴마 소재를 한국적 무속신앙과 섞으려는 시도도 신선했구요. 그리고 ..
나는 대학교때도 계속 첼로 레슨을 받았다. 그리고 참 얼척없게도 그 당시 다니고 있던 학교를 졸업한 다음 음대로 편입하는 꿈도 품고 있었다. 애초에 음대로 진학할 생각을 안하고 왜 일반 대학교를 졸업한 후에서야 음대에 갈 생각을 했냐면, 어릴때부터 막연히 음악으로만 먹고 살 자신은 없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재능에 대한 확신이 없기도 했거니와, 좋아하는 일이 생업이 되면 행복하지만은 않을 것 같았다. (지금 와선... 뭔가 다 후회되지만, 이건 사실 결과론일 뿐이다. 현재가 만족스럽지 않으니까.) 첼로 레슨비는 부모님이 내주셨지만, 그 외에 들어가는 부수적인 경비는 내 용돈으로 충당했는데 - 활 수선비, 첼로줄 구입비, 악보 구입비 등등 - 따로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는 대학생 용돈으로는 첼로줄 하나 사는 ..
비록 비비안 마이어 사진전도 못갔고 비비안 마이어 영화도 보러가지 못했지만 (영화야 그렇다치는데 몇달 내내 집에서 멀지도 않은 성곡미술관 사진전에 못간 건... 게으름 탓. 반성해야지ㅠㅠ) 비비안 마이어의 사진을 참 좋아한다. 그리고 보면 볼수록 비비안 마이어의 사진과 삶이 경이롭다는 생각을 한다. 여기서 잠깐 비비안 마이어에 대한 대략적인 설명을 하자면, 비비안 마이어는 1926년에 태어나 2009년에 사망한 미국의 사진가로, 보모/간병인 등으로 일하며 평생 15만장 이상의 사진을 찍었다. 생전 자신의 작품을 타인에게 공개하지 않은 그녀가 그 당시 필름카메라로 15만장 이상의 사진을 찍었다는 것은 정말로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렇지만 수입을 전부 사진에 투자한 탓일까, 노년이 되어 더이상 일자리를 찾을 ..